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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원주민의 감수성 융합이 열쇠
[TV를 보니] ‘명견만리’가 젊은 시청자 사로잡으려면
2018년 10월 20일 (토) 08:59:07 반수현 PD suhyunban53@gmail.com

10월 둘째 주 코코파이 TV 지수에서 ‘명견만리’는 76위를 차지했다. 온라인상의 화제성을 측정하는 nonTV 지수에서는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외면하고 있다. 공영방송이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명견만리’를 어떻게 보완해야 교양프로의 유행을 따라잡으면서도 공영성을 살릴 수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접한 젊은 시청자들은 디지털 환경이 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콘텐츠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낸다. 스마트폰이라는 콘텐츠 제작도구가 대중화하고 유튜브 같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젊은 시청자들은 이제 콘텐츠 ‘소비’와 ‘제작’을 구분하지 않는다.

젊은 시청자가 원하는 건 참여와 공유

어떤 이용자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로 변모한다. 크리에이터 양띵은 게임을 주제로 1인방송을 하고 그 방송을 유튜브 채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에 올린다. 게임방송을 비롯해 요리, 뷰티, 패션 분야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라이브, 트위터 페리스코프, 네이버TV캐스트 등이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방송 포맷도 늘어났다.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생방송을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젊은 이용자들은 크리에이터와 1:1로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

구독자와 나누는 친밀감과 상호작용을 스토리텔링에 활용하는 1인방송의 특성을 지상파로 변주하면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녀들의 여유만만’은 진행자가 오픈 채팅방을 열어 시청자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바일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한다. 홈페이지와 SNS로 들어온 시청자 의견을 바로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지상파 방송과 함께 유튜브, 페이스북, my K를 통해 동시 송출하는 ‘오늘밤 김제동’은 실시간 모바일 영상전화로 김제동이 직접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모바일 플랫폼에 올라오는 시청 소감과 댓글을 즉각 방송에 반영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해 모바일 친화적 구성을 시도한다.

‘명견만리’의 팬덤 문화가 시작되는 지점

이런 시도를 ‘명견만리’에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방송의 특징인 소통과 참여를 부각해 ‘명견만리’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것이다. 대화형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용자의 피드백이 콘텐츠에 즉각 반영되는 메커니즘은 이용자가 콘텐츠에 빠져들게 한다. 이 점을 살린다면 젊은 이용자들이 ‘명견만리’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할 수 있다.

   
▲ 댓글이 콘텐츠에 즉각 반영되는 메커니즘은 젊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명견만리'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만든다. ⓒ pixabay

이는 ‘명견만리’의 팬덤 문화가 시작되는 지점이 될 수 있다. 렉처멘터리 ‘명견만리’는 강연자가 자기 관점에서 현장 VCR을 취재해온다. 강연자가 1인 크리에이터가 돼 자기 채널을 통해 실시간 취재 상황을 중계하고 젊은 이용자가 댓글을 달면, 강연자가 댓글에 바로 반응하는 것이다. 개인방송 서비스는 많은 시청자에게 시사교양 콘텐츠를 동시간대에 함께 시청하게 하므로 시청행위를 사회적 행위로 만들어준다. KBS가 ‘명견만리’를 통해 능동적인 시청층을 견인하고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때 지상파 공영방송이 개인방송 형식을 차용한다는 점에서 KBS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민간 개인방송 사업자들과는 차별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방탄소년단’을 세계적 음악그룹으로 만든 방시혁을 캐스팅할 수 있는 능력, 방시혁에게 적극적인 시청자에게 소통 방송을 주문하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출 능력을 통해 젊은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고 사회적 공공가치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젊은 층 유인 

젊은 이용자를 ‘콘텐츠’로 유인하는 전략은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전략과 함께 가야 한다. N스크린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이용하게 하는 통합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이미 애플리케이션 MyK는 KBS1, 2, 지역방송, KBSN, 웹드라마까지 모두 즐길 수 있게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상파 최초로 스마트폰 잠금화면에서 KBS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애플리케이션 NOON도 ‘모바일 퍼스트’를 고려한 시도다.

‘역덕이슈 오늘’처럼 KBS 역사 프로그램을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하기 좋은 5분짜리 클립으로 재가공해 제공하는 것도 좋은 시도다. PC보다는 모바일을, 공식 홈페이지보다는 SNS로 매일매일 간략하지만 시의성 있는 시사교양 콘텐츠를 제공해 젊은 이용자와 소통할 필요도 있다. 실시간 스트리밍과 함께 채팅과 SNS 공유도 되는 MyK는 젊은 시청자의 방송 참여를 높이는 열린 플랫폼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에 출연한 의사가 MyK, 유튜브, 페북 라이브로 등장해 실시간 질의응답을 하는 것도 열린 플랫폼을 활용한 좋은 사례다.

무료 플랫폼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다가서야

무엇보다 KBS는 무료로 보편적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젊은 시청자들은 디지털 디바이스에 쉽게 접근하는 편이지만 방송서비스에서 여전히 소외된 집단은 있다. 민간 상업방송들은 간과하기 쉬운 여성,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가 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 젊은 시청자 모두가 KBS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를 완성하려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특별한 보완적 서비스’를 해야 한다.

유명 크리에이터 도티는 온라인 콘텐츠 성공전략에 관해 이런 말을 했다. “디지털 원주민의 독특한 감수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제로TV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KBS의 효용과 가치를 설득하는 방안은 공영방송다운 영상문법과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성공적으로 결합하는 데 있다.


편집: 박경민 기자

[반수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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