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짱깨 참교육 한 썰.’유튜브 추천 동영상을 내리던 손가락이 멈췄다. 당황해서 얼굴을 가리는 중국인의 모습을 썸네일 소재로 한 영상이었다. 안 그래도 언어 미숙을 핑계로 팀플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중국 유학생 팀원에게 화가 나 '중국어 욕'을 검색하던 참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중국에 적대적인 콘텐츠를 우르르 연결해주었다. 'ㄹㅇ 착짱죽짱; 개싫음.'영상에 댓글을 달았다. 댓글에 ‘좋아요’가 60개나 달렸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현실에서 말하지 못했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서울 종로구의 간판에는 알파벳보다 한글이 많다. 'Starbucks' 대신 '스타벅스', 'Innisfree' 대신 '이니스프리'라고 적혀 있다. 그대로 옮겨 적은 것뿐인데도 괜히 예뻐 보인다. 사실 윤동주와 종로는 인연이 길지 않다. 연희전문 4학년 시절, 종로구 누상동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넉 달 가량 산 것이 전부다. 하지만 식민지 본국 일본에서 모국어로 시를 쓰다 요절한 청년 시인 윤동주의 문학관이 한글이 넘치는 이곳, 종로에 있는 것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언덕을 오르면 기다리는 담백한 문학관
20**년 봄의 가상현실 ‘3박4일 제주도 수학여행 참가비 41만3천원. 다음주 수요일까지 납부할 것.’ 수학여행 참가 통지문이었다. 일주일하고도 하루 남았다. 이번에도 ‘불참’에 표시하려 했는데 ‘담임샘’이 나를 포함해 지영, 민수, 슬기를 교무실로 부른다. 왜 부르는지는 딱 보면 알겠다. 반에서 제일 꼬질꼬질한, 수학여행 갈 돈이 없을 것 같은 우리 반 '불참 어벤져스'다. 어딜 가든 불참에 표시하는 게 익숙한 우리 넷은 터덜터덜 교무실로 향했다.교무실에서 들은 말은 뜻밖에도 내가 ‘수학여행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청년들은 수많은 기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봤을 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대개 단편적이라서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고려하는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인천공항을 방문하셨던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청년들의 반대라는 현상에······(말을 멈추고 울먹임)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청년들이 과소대표 되어서 발생하는·····(울먹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대통령 앞에서 울어야 잠깐 조명받는 청년의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