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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이 기록한 세상의 진실
[현장] 로이터 사진전을 보는 3가지 키워드
2016년 07월 03일 (일) 17:07:03 황두현 기자 whoami3@nate.com

“보도사진은 관심을 촉발하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 길게 보면 세상이 한때 얼마나 위대하고, 잔인하고, 행복하고 참담했는지, 그리고 불공정했는지를 시각적으로 상기시킨다.” -다미르 사골- 

한순간을 기록한 사진이 있다. 사진가는 현장에서 입체적으로 상황을 보았지만, 우리는 찰나의 기록을 평면으로 접한다. 사진가가 보고 말하고자 했던 실재(리얼리티)를 우리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사진가는 현장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 위해 끈기 있게 기다리며 구도를 잡고, 치열한 정신으로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준다. ‘빛의 마에스트로’라 불린 안셀 아담스는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리얼리즘 자체가 되고 미디어가 된 사진은 한 시대를 대변한다.

   
▲ 2008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던 중 정부군의 총격을 받고 쓰러진 AFP통신 나가이 겐지 기자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있다. 나가이는 죽는 순간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Adrees Latif /2007.8.27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로이터사진전-세상의 드라마를 기록하다>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로이터가 보유한 1,300만 장 이상의 자료 가운데 엄선한 450여 점의 보도사진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 전시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기록한 보도사진은 세상의 오늘을 리얼하게 증언하고 있다.

로이터가 기록한 드라마틱한 세상은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평화’다. 보도사진 기자들은 세계 곳곳의 분쟁현장을 누빈다. 전투와 피난의 와중에 평화가 찾아오는 찰나의 순간은 극적이다. 하지만 잠깐의 평화가 지속되는 건 아니다. 지구촌 내 분쟁은 가진 자와 없는 자, 힘 있는 자와 소외된 그룹의 격차에서 온다. 격차는 ‘강화’되고, 한 장의 사진은 빈부나 체제 간 격차가 벌어지는 갈등의 현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은 절망적이지만 인간은 역사를 전진시켜왔다. 그 힘은 ‘변화’에 대한 욕망이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지속가능한 미래와 삶을 위해 인류는 투쟁하고 고뇌한다. 3가지 키워드로 그 순간의 역사가 기록된 로이터 사진전을 감상해 보자.

평화 : 멀지만 가야 할 이상향

역사에서 전 지구적 평화가 완전히 실현된 적은 없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평화를 갈구한다. 20세기 지구 곳곳의 독재 국가 체제는 시민들의 피를 흘린 싸움의 결과 무너지고 시민은 평화의 희망을 찾는다. 미얀마는 1962년 쿠데타 이후 50년 넘게 독재 체제 하에 있었다. 아웅산 수지의 노벨상으로 대표되는 1988년 민주항쟁에도 군부 정권은 물러나지 않았다. 위의 사진은 ‘샤프론 혁명’으로 불리는 미얀마 2007년 반정부 시위를 담았다. 미얀마 군정은 총과 수류탄을 쏘며 제압에 나섰고 시민 200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 결국, 2015년 미얀마는 선거를 통해 민주 정부를 수립했다.

“순간 포착을 불멸로 만드는 것이 사진과 예술의 과학이다” -아드리스 라티프-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문제다. 영국인들은 난민에게 주는 지원금과 그들에게 빼앗기는 일자리에 분노했다. 그들은 연대 대신 고립을 택했다. 유럽이 민족주의로 복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프리카 중동 난민들은 작은 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넌다. 내전과 반란에 지친 난민들에게 유럽대륙은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지중해는 건넜지만 이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터키에서 에게 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 해안에 도착한 직후 시리아 난민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작은 선박 위에서 셀카를 찍으며 평화를 만끽하고 있다. Yannis Behrakis /2015.8.19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강화 : 고착되고 심화되는 부와 권력

부의 격차는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한 국가 내 빈부차뿐 아니라 선진국과 개도국, 인종 간 격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고 있다. 가뭄과 같은 환경재난에 선진국은 해당하지 않지만, 개발도상국 손실은 20%에 달한다. 기후변화는 농작물 수확 감소, 자연재해 증가, 질병 등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2005년 서아프리카 가뭄으로 니제르 국민 360만 명이 사망했다. 심각한 비만을 걱정하는 지구촌 한 편에는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5초당 한 명씩 기아로 숨지는 현실이 공존한다.

“사진은 눈으로 보고 찍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마음에 담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무함마드 살림- 

북한에서 전기는 물보다 귀하다. 2013년 북한의 전기생산량은 221억kWh로, 같은 해 5171억kWh를 기록한 남한의 4%에 불과하다. 북한 주민들은 늘 부족한 전기에 불편을 겪는다. 전기가 부족해도 김일성 동상이나 우상화 건물, 당 기관, 인민위원회 같은 지방정부 기관, 군수 공장에는 전기를 공급한다. 기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감독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친분을 내세워 '도둑전기'를 쓰고 있다. 세상의 권력과 금력이 겉으로는 사원, 국민을 앞세우나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챙길 뿐이다.

   
▲ 2006년 세계보도사진대회 대상 수상작이다. 니제르 서북부 타우아의 긴급구호센터에서 영상실조 상태인 한 살배기 아이의 손가락이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다. Finbarr O'Reilly /2005.8.1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 전력난으로 전기가 모두 나간 평양의 주거 단지에서 건물 외벽에 걸린 김일성 초상화만 홀로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는 김정일 사망 두 달 전으로 북한 전력사정이 최악이었을 때다. Damir Sagolj /2011.10.5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변화: 미래가 요구하는 또 다른 변화

한 장의 사진은 그 시대를 대표한다. 2011년 이집트는 정전이 잦았고 통신이 끊기기 일쑤였다. 홍수와 산사태로 송신시설이 파손된 탓도 있지만, 무라바크 정부의 의도적인 개입이 있었다. 북아프리카 민주혁명인 ‘아랍의 봄’의 원동력인 SNS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은 굴하지 않고 정권의 SNS를 통해 정권의 악행을 공유했고, 결국 30여 년간 집권한 무바라크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사진은 현장의 환희와 역동성이 생생하게 보여준다.

“혁명의 메시지는 새로운 미디어, 주로 위성채널을 통해 시골 지역을 포함해 모든 곳에 퍼져나 갔다.” -압둘 파타(알 아흐람 정치연구소)-

민주화로 역사발전이란 과거의 소명을 달성했지만 기후변화는 여전히 미래의 고민거리다. 지구 평균 온도는 20세기동안 0.74도 상승했지만, 최근 매 10년간 0.2도의 속도로 급격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온도가 1.6도가 더 오르면 전 생물의 20%가 멸종한다고 경고한다. 북극곰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리얼하게 드러낸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알래스카 지역의 북극곰 개체수가 지난 6년간 절반으로 감소했다. 점점 살 곳을 잃어가며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북극곰. 인간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 2011년 호시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사임 이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반정부 지지 자가 노트북을 높이 들어 무바라크의 사임식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Dylan Martinez /2011.02.11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 캐나다 처칠 북부에서 북극곰 수컷이 잡아먹은 새끼의 머리를 옮기고 있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먹을 것이 부족하자 동족을 잡아먹는 사례가 늘고 있다. Iain D. Williams /2009.11.20 ⓒ 로이터 사진전 홍보팀

로이터의 살아있는 사진들은 현장에 구성된 7개의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기간에는 보도사진에 대해 좀 더 배울 수 있는 전문 사진가들의 ‘포토워크숍’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과 문화행사, 체험 이벤트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통신사 중 보도사진에 가장 강한 로이터의 사진은 한가람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9월 25일까지 전시된다.

   
▲ 섹션3 Unique 공간의 테마는 ‘색의 향연’이다. 보도사진은 심각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일상의 즐거움을 담은 사진이나 이나 이국적 피사체를 좌우대칭으로 구성했다. ⓒ 황두현
   
▲ 전시회장 밖에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좌> 스페인의 임금삭감안 시위 중 군중들을 찍은 사진가. Marcelo del Pozo / 2012.9.29 <우>‘나이트크롤러’로 분장한 미국 만화 애호가 스티븐 퀸토. Mike Blake / 2003.7.19 ⓒ 황두현

이 기사는 서울시의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 '내 손안에 서울'(http://mediahub.seoul.go.kr/)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편집 : 민수아 기자

[황두현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 청년부, 시사현안부 황두현입니다.
기사 몇 줄의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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