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현장]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치 선언 기자회견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는 몇 명의 후보들을 데려다가 ‘기후 후보다’ ‘기후정치다’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2024 기후정치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권우현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주요 정당이 기후위기 전문가 영입을 홍보하는 등의 ‘위장 기후정치’를 버리고, ‘정말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을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이 정혜림 전 에스케이(SK)경영경제연구소 리서치펠로우를, 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혜 기후위기 전문 변호사를 영입했으나 기후 공약엔 소홀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한국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 협상의 진전을 막은 나라 중 3위’로 ‘오늘의 화석상’을 받은 것을 상기시켰다.

유권자 1.5%를 기후정치의 ‘씨앗’으로 

권우현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이 4.10 국회의원 선거를 ‘기후총선’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 행동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권우현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이 4.10 국회의원 선거를 ‘기후총선’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 행동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조은숙 원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기후정치는 기후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며 “유권자의 1.5%(총 66만 명)를 기후정치 시민으로 조직해 능동적인 정치 주체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정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은 ‘1.5%’가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인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1.5도(°C) 상승 억제’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민들이 ‘기후정치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석 기후정치특위 위원(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총선 정책단’을 만들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 공약을 평가하고, 지역별 기후위기 관련 의제를 모아 핵심 쟁점을 가다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각 정당 및 후보들과의 정치 협상, 연대 등을 통해 공약 이행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이헌석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치특위 위원이 총선대응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이헌석 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정치특위 위원이 총선대응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노후 원전 수명 연장하고, 신공항 건설하는 정부

유에스더 한국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활동가는 정치권의 원전 관련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원전을 설계한 사람들도 노후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한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잦아지는 산불, 폭우, 폭염은 원전 옆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불안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 원전의 안전한 폐로, 기후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치권에 촉구했다.

‘김용균, 김용균들’을 저술한 희음 활동가는 신공항 건설 계획을 비판했다. 그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은 해외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국토부조차 위험성과 환경적 부적합성 판단을 내린 사업인데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신공항 건설도 다르지 않다”며 “사업이 개시된 뒤로 갯벌에 기대어 살던 이들의 삶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부산 강서구 대항동에 건설되는 가덕도신공항사업은 올해 본격화할 예정이다.

희음 활동가가 정부와 정치권의 신공항 건설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희음 활동가가 정부와 정치권의 신공항 건설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맹주형 가톨릭기후행동 운영위원은 ‘기후정치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기후위기 문제를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치부하는 무능한 정부를 견제해야 할 대의기구로서 국회는, 그리고 국회를 구성할 책임이 있는 정당과 정치집단들은 자기들만의 연대와 연합에 골몰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바라는 기후정치는 정치인의 역량 수준에 맞추는 정치가 아니라, 이미 기후 위기 최전선에 있는 기후 시민들의 수준에 맞추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활동가들이 ‘2024 기후정치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을 기후총선으로’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정은 기자
기후위기비상행동 활동가들이 ‘2024 기후정치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을 기후총선으로’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정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