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현장] 10월 30일부터 열리는 인문학 축제

바야흐로 정보화 시대다. 하지만 정보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보는 납작하지만, 이야기에선 질감이 느껴진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이 없다면 세상을 감각하기 어렵다.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김기태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는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이야기로 가득한 인문학의 재미와 의미를 만끽할 행사가 충북 제천에서 열린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인문주간 행사’가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일주일 동안 제천에서 열린다. 2023년 인문주간 행사의 주제는 ‘인문학,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다’이다.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은 ‘제천시 미래, 인문학에서 찾다’라는 주제로 강연, 포럼, 공연, 체험, 전시 등을 준비했다. 시민들이 인문학에 한 발짝 다가설 기회다.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3년 제 18회 인문주간’ 포스터.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누리집 갈무리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2023년 제 18회 인문주간’ 포스터.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누리집 갈무리

인문주간 행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인문도시지원사업의 하나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개최된다. 올해는 49개의 사업단이 참여했다. 세명대는 충북에서 유일하게 인문도시지원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어 2024년까지 행사를 이끈다. 21년에는 ‘창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제천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22년에는 ‘공생’이라는 키워드로 다문화가정, 외국인, 장애인 등과 시민이 함께하는 만남의 장을 만들었다. 올해의 키워드는 ‘발신’이다.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첫 행사는 10월 30일 오후 3시 세명대학교 제2 컨퍼런스 홀에서 열리는 김기태 세명대 교수의 기조 강연이다. ‘글로컬 시대 지역 콘텐츠와 인문학’을 주제로 삼았다. 김 교수는 “우리 지역에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제대로 서사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 지역의 유산을 콘텐츠로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10분부터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가 진행된다. 김승옥 문학상, 김유정 문학상 등을 받은 권여선 작가를 초청했다. 유명 작가와 지역 시민들이 친밀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열리게 됐다. 행사를 기획한 구재진 세명대 미디어문화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작가가 성장해 온 과정을 듣고 관객 또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상상해 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31일 오후 2시에는 세명대학교 제2 컨퍼런스 홀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오후 2시 30분에는 ‘SF는 공상하지 않는다’, ‘묵시록의 네 기사’ 등을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가 ‘기후위기, 인공지능, SF’를 주제로 강연한다. SF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만나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옛 소설에서 등장했던 자율주행이 이제는 현실화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상상하는 인문학을 통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후 4시에는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라는 주제로 힐링 토크 콘서트가 개최된다.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의 4대 종교가 뭉친 ‘만남 중창단’이 무대에 선다. 노래와 함께 대화를 준비했다. 만남 중창단은 종교 간의 화합은 물론,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겠다는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이연종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단장은 “인문학은 딱딱한 것이 아니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자신에 관해 깨달아 가는 것인데, 음악과 대화가 있는 힐링 토크 콘서트를 통해 관객들도 스스로 긍정적 변화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인문주간 행사 중 만남중창단 행사 포스터.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제공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이 주관하는 인문주간 행사 중 만남중창단 행사 포스터.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 제공

11월 1일 오후 4시 제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지역문화와 트렌스 로컬리티’라는 주제로 지역 인문학 포럼이 열린다. 제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면서, 지역 간의 발전을 도모하는 포럼이다.

11월 2일에는 원주에 있는 미술관인 뮤지엄 산에서는 ‘지역 인문 탐방’을 실시한다. 제천에 거주하는 시민이 타지역에 있는 문화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나아가 타지역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제천에서 인문학 콘텐츠를 어떻게 새롭게 발굴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11월 2일 오후 2시부터는 제천 더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인문 콘서트’가 진행된다. 국악, 뮤지컬, 포크댄스, 사물놀이, 패션쇼, 탬버린댄스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포크댄스 공연에선 30대부터 60대로 구성된 장애인 10명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비장애인 10명이 지난 두 달간 함께 연습한 춤을 선보인다. 또 제천시에서 활동하는 지역예술인의 작품이 일주일 내내 세명대 민송도서관 2층에 전시된다.

이연종 세명대 인문도시사업단장은 “이번 인문주간에 펼쳐지는 인문 체험, 인문 포럼, 인문 강좌를 통해 삶의 가치를 생각하고, 지역과 더불어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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