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실험실] 스스로 아픈 곳 들춰내는 여성 작가들

3년간 국내에서 출간된 정신질환 고백기는 모두 20권. 그중에서 여성이 펴낸 정신질환 고백기가 20권. 

의사와 심리학자 시점이 아닌, ‘아파 봤고, 지금도 아픈 사람’의 시점으로 쓴 정신질환 에세이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출간된 정신질환 고백기의 저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은 특이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정신적 아픔을 고백하는 글을 왜 모두 여성이 펴냈는지, 그 궁금증에서 이 영상은 시작한다.

<삼키기 연습>을 쓴 박지니 작가는 거식증 환자다. 청소년기에 찾아온 거식증이 마흔을 넘어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삼키기 연습>은 16년 만에 식사 치료를 재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루에 여섯 번씩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동안 일상이 무너졌다. 약물 남용으로 극단적 시도를 한 것도 몇 번씩이나 된다.

박지니 작가는 오랜 시간 겪었던 거식증을 글로써 게워냈다. 글을 쓰기 위해 고통을 되살리는 고역을 결심한 이유는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엉망진창인 줄 알았던 삶도 글로 써놓고 보니 문학이 되었다. 고통을 다시 쓰는 일은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기도 했다. 박지니 작가의 고백을 통해 그가 겪은 변화를 직접 들어본다. 


편집: 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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