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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PD는 자기 이름 걸고 하는 직업”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제19기 예비언론인 캠프’
2019년 06월 29일 (토) 21:31:07 박서정 기자 정소희 PD outsidebox94@gmail.com

장마가 일찍 온다더니 제천을 방문한 빈객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걸까? 구름은 뜨거운 태양만 가려줄 뿐 비를 뿌리지는 않았다. 27일 언론인 지망생 56명이 전국에서 충북 제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으로 몰려왔다. ‘제19기 예비언론인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1박 2일간 11개 강좌와 튜토리얼을 몰아 듣는 강행군에도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 캠프 참가자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 정소희

일찌감치 스쿨에 도착한 국지훈(24・충북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씨는 “언론지망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아랑 카페에서 공고를 보고 참여했다”며 “아직 취업전선에 제대로 뛰어들지 않았는데, (캠프를 계기로) 스스로 발전하고 특히 작문 실력을 늘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언론인 되는 방법과 태도를 배우는 캠프

“캠프 기간 동안 명찰은 꼭 달아주세요. 짧은 시간에 자신을 알리고 친구와 선생을 사귀는 것도 이런 캠프의 목적입니다. 기자와 PD는 자기 이름 걸고 공적인 글쓰기와 제작을 하는 사람입니다. 근데 자기 이름을 오히려 더럽히는 ‘기레기’가 많은 게 요즘 언론계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쉽게 굴절하죠.”

   
▲ 이봉수 대학원장은 외국에서 수집한 세계 일류 신문과 방송 클립 등을 보여주며 캠프 참가자들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 정소희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은 환영 인사말을 끝낸 뒤 바로 이어진 첫번째 강의 ‘무엇이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드나’를 통해 미신이 되어버린 미국식 ‘객관주의 저널리즘’의 한계를 지적하고 유럽 일류 신문들은 ‘의견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언어 활용 능력은 현대를 살아가는 힘”

KBS PD 출신인 이상요 교수는 “영상제작 key-finding” 강의에서 지금 사회를 ‘스크린 민주주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영상의 파급력과 영상언어의 힘을 강조했다.

   
▲ 이상요 교수는 강의에서 현대사회에 정보통신기술 활용이 자유로운 ‘테크놀로주아지’ 계급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 정소희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스크린 숫자가 몇 개쯤 될까요? 스크린의 정보 표현 방법은 영상입니다.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 정보를 유통시키고 사회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지는 정보를 대부분 스크린을 통해 받아들입니다. 스크린의 가장 중요한 표현 수단은 영상입니다. 문자도 영상이라는 플랫폼에 들어오면 하나의 영상이 됩니다.”

이 교수는 이어서 여론에 영향을 끼친 보도사진을 소개하며 영상언어가 감정에 소구하는 특징들을 설명했다. 강의 끝 무렵 그는 언론학자 마셜 매클루언의 ‘매체는 메시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매체의 표현 방식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질 수 있어 적절한 영상언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EBS 사장을 지내고 올 2학기부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로 복귀하는 장해랑 교수는 바뀐 컨텐츠 유통 지형에 맞춰 언론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생산자와 사용자가 나뉘던 예전과 달리, “사용자가 컨텐츠를 생산하고 (다른) 사용자가 그 컨텐츠를 소비한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를 어떻게 연결하는가”가 콘텐츠 생산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되려면 어떻게 말하고 써야 하나

방송기자 경력 16년인 김문환 교수는 ‘레벨업! 방송리포팅’ 강의에서 ‘홍카레오’를 언급하며 영상이 텍스트를 압도하는 최근 동향을 상기시켰다. 그는 “멀티미디어화 경향에 맞춰 기자도 영상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기자가 영상을 다룰 줄 모르면 폭이 좁아진다”고 말했다.

이봉수 원장은 ‘자기소개서 클리닉’ 강의에서 “뽑는 사람의 흥미를 끄는 자소서를 쓰면 면접도 자기 주도로 할 수 있어 긴장할 필요가 없다”며 ‘떨어지는 자소서’와 ‘붙는 자소서’의 유형을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자소서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한 갈래”라며 “자신을 소개할 때도 약점을 드러내 신뢰를 산 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밤 10시 반에 시작한 ‘사귐의 시간’에는 참가자와 교수, 재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새벽 1시까지 게임을 즐기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박서정

문명사 저술가이기도 한 김문환 교수는 ‘서양문명과 미디어 리터러시’ 제목으로 캠프 둘째 날 강의를 열었다. 그는 “역사적으로 민주주의가 발달해온 과정을 정리해두면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선거제 논의 등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글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봉수 원장은 ‘개인DB 만들기’와 ‘칼럼쓰기’를 연이어 강의했다. 그는 “여러분이 각급 학교에서 잘못 받은 글쓰기 교육의 희생자”라며 한국 글쓰기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6가지 개인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고 ‘행복한 책읽기’와 ‘맥락적 글쓰기’의 ‘비법’도 전해주었다.

<조선일보>에서 채용 담당 편집부국장을 역임한 이종원 교수는 ‘메이저 신문 기자 되기 어렵지 않다’는 주제 강의에서 “메이저 신문 기자 되기는 사실 어렵다”며 그나마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들려주었다. 그는 “메이저 언론사들이 공채 인원을 줄이고 경력기자와 인턴을 통한 채용을 늘리는 추세를 이용해야 한다”며 “목표한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일단 들어간 뒤 경력기자로 건너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제정임 교수는 ‘시사현안 100분 토론’ 시간에 기후변화를 주제로 참가자들과 토론수업을 진행했다. 제 교수는 주변인과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지 참가자들에 물었다. 그는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을 소개하며, 한국사회는 아직 기후변화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 제정임 교수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캠프 참가자들에게 토론 수업의 맛을 보여주었다. © 정소희

<뉴스타파> 대표이기도 한 김용진 교수는 ‘세상을 바꾸는 힘, 탐사보도’ 강의에서 탐사보도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논의의 방향을 바꾼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탐사보도는 기자의 질문하는 태도로부터 출발한다’며 저널리즘의 역할은 보도를 통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임을 강조했다.

캠프의 마지막 일정인 튜토리얼은 교수 연구실이나 단비서재 등 학생들이 사용하는 곳에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교수들에게 저널리즘스쿨 생활과 언론사 입사에 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캠프를 마무리했다.

 
학생들이 다섯 반으로 나뉘어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만의 독특한 수업방식인 튜토리얼을 40분간 맛보았다. ©️ 박서정

수료식에서 이봉수 원장은 이틀간 일정을 함께한 참가자들에게 "캠프를 통해 우리 교수진과는 사제지간이 됐다”고 인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넘기 어려운 장벽이 있을 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연락을 하라”고 당부했다.

   
▲ 제19기 ‘언론인을 꿈꾸는 예비언론인 캠프’ 참가자들과 교수들이 일정을 끝내고 저널리즘스쿨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 정소희

편집 : 강도림 기자

[박서정 기자]
단비뉴스 청년부, 전략기획팀 박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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