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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농단 하고 정치인 된 ‘변신의 귀재’
[한국 언론을 망친 사람들] ②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2018년 07월 11일 (수) 22:31:15 이창우 기자·김승운 PD irondumy@icloud.com

지난 5월 난데없이 언론을 공격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박근혜 정부시절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강 의원은 지난 5월 31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방상훈 사장에게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 청와대에 굴복해 백기투항을 했다”며 양 주필 파면을 요구하고 “부디 대한민국과 조선일보를 사랑하는 전직 사원의 충언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보다 이틀 전인 5월 29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TV조선>과 <조선일보>가 사실보도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며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강 의원은 이를 ‘청와대의 공개적 협박’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핵 폐기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한국인은 전략적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양 주필의 5월 31일자 칼럼을 청와대에 백기투항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파면 요구와 관련해 "논조를 바꾸라고 요구한다기보다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원래 논조를 유지해 달라고 읍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KBS1 ‘저널리즘토크쇼J

강 의원은 공개편지에서 두어 가지 주목할 만한 언급을 더 했다. 그는 “지금의 조선일보가 왜 이렇게 됐느냐”며 “양상훈이 정권과 결탁하여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강 의원은 “박근혜∙홍준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제 인신공격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의 난데없는 언론인 공격을 보면 ‘강효상이란 사람은 어떤 언론인이었느냐’는 점이 궁금해진다. 그 사람의 언론관이 무엇이었는지, 언론인으로서 표준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었는지 의문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논조 불만 있다고 사주에게 언론인 파면 요구

강 의원은 <조선>의 보도 태도를 지적한 김의겸 대변인의 발언을 ‘조선일보에 대한 공개협박’이라고 주장해 놓고 그 자신도 똑같이 ‘조선일보 주필을 파면하라’며 언론을 협박했다. 언론과 권력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갈등과 긴장의 관계’이고, 언론의 책무와 역할은 여야를 막론하고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견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강 의원이 자신이 몸 담은 정당에 불리하다고 주저없이 언론사 주필을 파면하라는 주장을 편 것은, 언론인으로서 기본을 망각했거나 표준이 잘못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강효상 의원이 쓴 공개편지의 한 대목. 방상훈 사장과 양상훈 주필을 대하는 상반된 처신을 읽을 수 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강 의원이 공개편지를 쓴 형식을 보면 그의 언론관이 어떤지, 언론인으로서 어떻게 처신했는지에 의구심이 든다. 그는 <조선> 사장에게는 최대한 경의를 표하고 예의를 갖추어 읍소하듯 하면서, 자신의 직전 편집국장이었던 양 주필에게는 존칭도 생략한 채 인신공격을 퍼붓고 파면을 요구했다.

양 주필의 논조가 정말 문제가 있고 일반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 양 주필 본인에게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언론인이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언론사 사주에게 언론인을 파면하라고 요구하는 강 의원의 인식을 보면, 그가 현직 기자와 편집국장 시절 어떤 자세로 언론활동을 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기자는 스스로 기사가 된다고 판단하면 자기 책임 아래 자율적으로 기사를 쓰고, 편집국장은 특히 언론사 사주로부터 독립해서 뉴스를 판단하고 지면을 제작하는 것이 원칙이고 언론의 정도다. 그럼에도 언론인의 글이 자신의 정파적 이해와 상충한다고 언론사 사주에게 파면을 요구한 것은, 언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 스스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언론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강 의원은 특히 양 주필을 비난하면서 ‘TK(대구∙경북)정권 때는 TK출신이라고 하다가 세상이 바뀌면 보수와 TK를 욕하고 다니질 않나, ‘삼성공화국’이란 괴담을 퍼뜨려 놓고도 삼성언론상을 받아 상금을 챙겼다’면서 스스로 정파성과 재벌기업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강 의원은 그 자신 대구 대구중학교와 대건고를 졸업한, TK출신이다. 자신이TK 기반의 보수정권에 편향된 정파성 짙은 언론인이었다는 점과, ‘삼성공화국’이란 말을 ‘괴담’으로 규정함으로써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내면을 드러냈다. 

사람이 부당하거나 부정한 일을 하면서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이른바 ‘내로남불’형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스스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본인이 그렇게 해보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을 공격하면서 ‘<조선일보>가 왜 이렇게 된 것이냐, 양상훈이 정권과 결탁하여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것이냐’고 말했다. 결탁을 해본 사람은 남도 결탁하려는 것으로 지레짐작을 하기 쉬운 법이다. 강효상 의원은 1986년 <조선>에 입사해 2011~2013년에 <TV조선> 보도본부장, 2013~2015년에 <조선일보>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강 의원이 <TV 조선> 보도본부장과 <조선>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만든 방송과 신문을 살펴보면서 당시 정권이나 권력과 결탁한 일은 없었는지 검증해 보자.

‘박비어천가’ 부른 <TV조선> 첫 보도책임자

   
개국 방송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을 인터뷰하면서 띄운 자막. ⓒ  <TV조선> ‘시사토크 판’

강의원이 <TV조선> 첫 보도본부장을 맡아 내놓은 첫 작품 중 하나는 ‘박비어천가’다. <TV조선>은 개국 첫날인 2011년 12월 1일 시사프로그램 <시사토크 판>에서 당시 한나라당 차기 대통령후보로 유력했던 박근혜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진행자는 “빛이 난다, 형광등 100개쯤 키신 것 같다”는 첫 마디를 건넸다. 화면에는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이 커다랗게 나갔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 주자였고, 야당이 진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그런 미래권력을 개국 첫날 인터뷰하고, 전례 없는 찬사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뒤에 강 의원은 “방송이 나갈 때까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그의 행보를 보면 <TV조선>의 낯뜨거운 자막에 그의 의지가 정말 실리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정권 이해 맞아 떨어진 ‘채동욱 혼외자’ 보도

<TV조선>보도를 이끌던 강 의원은 2013년 2월 27일 <조선> 편집국장에 취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였다. 그가 2년 8개월간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내보낸 기사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다.

<조선>은 2013년 9월 6일자 1면 머리기사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기사 자체로는 뉴스 가치가 있고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사법기관의 최고 책임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혼외자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은 언론의 검증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정보의 출처와 기사가 나온 배경 등을 두고 당시 박근혜 정권의 연관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처음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다.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은 이명박 정부 말기에 검찰총장 후보로 내정돼 박근혜 정부 사람들이 ‘이명박이 임명한 총장’이라며 불편해 한 인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수사가 진행되던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의 최고 책임자였다. 이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대통령 선거기간 중 국가정보원이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순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당선 무효 논란이 제기돼 정권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당시 청와대가 채 총장을 바꾸려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조선>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보도를 함으로써 그 출처와 보도의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당시 ‘채동욱 혼외자 특별취재팀’의 최재훈 기자는 ‘강효상 편집국장이 보도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사보에 밝혔다. 취재방향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고비마다 굵직한 정보를 취재팀에 건네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강효상 당시 편집국장에게 ‘청와대발’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선>은 특히 첫 보도에서 본인 외에 열람이 되지 않는 가족관계등록부 내용을 인용해 혼외자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후속보도에서도 혼외자라는 채모 군의 학교생활기록부까지 확인했다는 보도를 해서 정보출처와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채 전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확인한 뒤 관련 정보를 국정원 직원에게 전달한 서울 서초구청 간부가 검찰에 구속되는 등 정보 출처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 2013년 9월 6일 <조선일보> 1면 ‘채동욱 혼외자 보도’. ⓒ <조선일보> 누리집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물타기로 일관

강 의원이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조선>의 ‘박근혜 정권 구하기’ 보도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보도에서 절정에 이른다. <조선>은 2013년 6월 4일자 8면 ‘‘從北 비난하며 특정후보 비판’ 내용, 선거개입 댓글로 볼 수 있느냐 논란’이라는 기사에서는 ‘후보를 비판했더라도 종북 비판의 연장선상이었다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다’는 기사를 내보낸다. 그러나 대선이 임박한 때에, 특정 후보를 종북 논란에 연결해 비난하면서 여론조작을 한 것을 선거개입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조선>은 이어 6월 11일에는 ‘국정원 활동 유출한 前직원 “민주당서 국정원 고위직 약속”’이라는 기사를 1면에 실었다. 전직 국정원 직원이 민주당으로부터 ‘보직’을 약속받고 국정원의 활동내역을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내용이다. 다음 날 10면에는 해당 직원이 문재인 캠프와 40여 차례 통화했고 검찰이 이미 확인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박근혜 정권을 흔들려는 국정원 직원의 정보 유출이 민주당이 거래를 통해 유도한 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정보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해 국정원 여론조작사건 등을 희석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책임’ 희석시킨 세월호 보도 

강효상 의원은 세월호 참사보도와 관련한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세월호 때 조선일보 1면 톱 제목은 ‘눈뜨고 아이들 잃는 나라’였다”며 “어떤 신문도 하지 못했다 할 정도로 정부와 공무원, 기득권 사회를 질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질타했다는 ‘정부와 공무원, 기득권 사회’에서 가장 책임이 큰 대통령은 빼놓았다.

   
▲ 2014년 4월 19일자 <조선일보> 3면. “대한민국 정부에 대통령 1인만 있고 책임지고 일하는 관료는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 책임을 희석시켰다. ⓒ <조선일보> 누리집

<조선>은 2014년 4월 19일자 3면에 ‘대한민국 정부에는 대통령 한 사람뿐인가’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부의 장관이나 관료들이 모든 것을 전부 대통령에게 지시를 받고 지침대로만 움직이고 자율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경우는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만 모든 책임을 미루려 한다며 은연중 대통령 책임을 희석하는 보도를 했다.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이었던 세월호 침몰 시작 후 7시간 동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출근도 하지 않고 침실에 들어 앉아 뒤늦게 전화지시만 하고 있었던 것은 2018년에야 드러났다.

참사 책임에서 대통령을 빼놓고 정부만 비판하던 보도행태도 오래 가지 않았다. <조선>은 검찰이 세월호 소속사인 청해진해운 실 소유주인 유병언 씨를 출국금지한 2014년 4월 23일부터 7월 21일까지 세월호 참사보도의 초점을 ‘유병언 일가’에 맞추었다.  4월 28일자 1면에 ‘유(병언)씨 일가 160억 불법 해외반출 혐의’, 30일 1면 ‘청해진해운 대표, 유병언에 매달 1000만원 지급…회사 돈 20억 줘’, 5월 13일 1면에 ‘法 우습게 아는 유병언 네 子女, 직원·신도들 동원 수사방해’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참사의 원인이 다양한데도 유병언 일가 책임으로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을 최고 책임자로 하는 정부의 대응 부실은 상당히 잊혀졌다.

유가족 아픔 외면하고 사실 호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할 때 <조선>은 그들의 움직임을 거의 외면했다. 유가족들은 그해 5월 8일 사고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청와대를 찾았다가 경찰병력에 차단당했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도 관련 사실을 보도했지만 <조선>에서는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이 되는 내용은 보도를 억제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조선>은 오히려 유가족들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비치게 하려는 기사를 내보내는 사례가 많았다.  2014년 8월 9일에는 “세월호 유가족 제대로 단식했다면 실려갔을 것”이라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의 막말을 ‘건강이 염려되어 한 발언’이라는 변명과 함께 실었다. 8월 27일에서는 ‘유민 外家 ‘저 사람 지금 이러는 거 이해 안 돼’’ 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유민 아빠가 사고 희생자인 딸을 외면했다가 이제 와서 챙기는 척 한다’는 외가 사람 말을 전한 것이다. 유민아빠가 양육비를 보낸 통장내역을 공개하고, 둘째 딸이 심경을 밝히면서 오보라는 게 밝혀졌지만, <조선>은 정정하지 않았다.

   
▲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 제 14장 ⓒ <조선일보> 누리집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 14장(특수보도 관련) 제1조(재난보도) 1항은 ‘재난 및 사고의 피해자, 희생자 및 그 가족에게 적절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7년 <미디어오늘>이 강효상 의원에게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이 없느냐”라고 묻자 강 의원은 “트집 잡으려고 하지 마라”, “편집국장이 모든 발제 같은 것 등을 전적으로 모두 다할 수 없다”, “최선을 다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줄줄이 제기되는 ‘권력 밀월’ 의혹

   
▲ ‘장충기 문자’ 속 강효상 의원의 답장. ⓒ <뉴스타파>

공개편지에서 <조선> 양상훈 주필을 인신공격하면서 “’삼성공화국’이란 괴담을 퍼뜨려 놓았다”고 비난한 강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난 ‘장충기 문자’에도 등장한다. 문자내용에 따르면 그는 삼성 장충기 사장에게 음악회 티켓을 받기도 하고, <조선일보> 기업담당 데스크와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언론사 편집국장이 기업 홍보임원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것도 그렇지만 삼성 기사를 담당하는 데스크를 소개한 것도 결국 삼성에게 잘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조선>에 실린 삼성 관련 기사들이 과연 공정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 중 <조선일보> 지칭 내용과 실제 <조선> 보도 양상 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은 지난 5월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조사보고서에도 등장한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조선일보> 관련 문건을 작성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조선일보 홍보전략’ ‘조선일보 보도요청사항’, 조선일보 기고문’ 등 10건의 문건은 강 의원이 편집국장으로 재직할 때 작성됐다. 사법부와도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문건들이 작성된 이후 <조선> 지면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상고법원 관련 기사·칼럼이 실렸다. 편집국장이었던 강 의원이 몰랐을 리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강효상 편집국장이 지휘한 <조선> 보도는 정부, 재벌에 이은 사법부와 결탁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친정부 보도로 정계 입성, 언론인 비판 자격 있나?

강효상 의원은 <조선> 편집국장에서 물러난 뒤 2015년 10월부터 미래전략실장 겸 논설위원으로 일하다 2016년 3월 13일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신청 마감 날 사표를 냈다. 곧바로 새누리당은 그를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16번에 공천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해 청와대가 주도했다.

강 의원은 “언론인의 전문성을 살려 국회에서 일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고 했지만, <조선> 편집국장 재직시 박근혜 정권에 기여한 공로에 대한 보상이란 해석이 많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조선> 편집국장을 맡아  2년 8개월간 정권에 호의적인 보도를 지휘한 대가로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당시 정치권의 평가다.

<조선>과 ‘박근혜 청와대’의 밀월은 강 의원이 <조선>을 떠난 석 달 뒤인 2016년 중반 <TV조선>의 ‘미르·K스포츠재단 보도’와 <조선>의 ‘우병우 처가 강남부동산 비리보도’로 깨졌다. 강 의원은 정치권으로 옮겨간 뒤에는 내놓고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청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2017년 2월에도 “특검 연장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특검 해체를 주장했다.

그랬던 그는 해도 바뀌기 전인 11월, “갈라파고스 친박들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며 ‘친박’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다 비박 핵심인 홍준표 전 당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자 중앙선대위 미디어본부장으로 발탁된 뒤 홍준표 대표체제가 출범하자 당 대변인을 거쳐 대표 비서실장으로 변신했다. 화려한 그의 변신은 언론인으로서 그의 행적을 함축적으로 대변해준다.


정권이 바뀌면 정부 영향권에 있는 매체들이 논조를 180도 바꾸는 사례를 수없이 보면서 시민들은 ‘언제 우리도 BBC 같은 공정한 언론을 갖게 되나’ 하는 염원을 품어왔다. 사실 언론 독립은 제도의 문제인 동시에 언론인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언론에는 저널리즘의 표준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 언론인 행세를 하면서 언론을 망치거나 출세의 도구로 악용하는 이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기성언론은 비판의식과 윤리의식 부재 또는 동업자의식 때문에 미디어 자체비평과 상호비평을 피하려 한다. 성역 없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한국 언론을 망친 이들의 행적과 보도태도를 추적하고 고발하는 장기기획을 시작하는 이유다. (편집자)

편집 : 박경민 기자

[이창우 기자]
단비뉴스 국제부장, 청년부 이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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