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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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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방송' 앵커가 ‘언론탄압 피해자’ 자처
[한국 언론을 망친 사람들] ① 배현진 전 MBC 앵커
2018년 06월 04일 (월) 21:44:58 김태형 기자, 박경난 PD akdlf7369@naver.com

정권이 바뀌면 정부 영향권에 있는 매체들이 논조를 180도 바꾸는 사례를 수없이 보면서 시민들은 ‘언제 우리도 BBC 같은 공정한 언론을 갖게 되나’ 하는 염원을 품어왔다. 사실 언론 독립은 제도의 문제인 동시에 언론인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언론에는 저널리즘의 표준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채 언론인 행세를 하면서 언론을 망치거나 출세의 도구로 악용하는 이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기성언론은 비판의식과 윤리의식 부재 또는 동업자의식 때문에 미디어 자체비평과 상호비평을 피하려 한다. 성역 없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한국 언론을 망친 이들의 행적과 보도태도를 추적하고 고발하는 장기기획을 시작하는 이유다. (편집자)

이명박 정권 후반부터 박근혜 탄핵 이후까지 장장 6년여 동안 MBC뉴스데스크 앵커로 메인뉴스를 진행한 배현진 씨는 지난 3월 7일 MBC를 퇴사하고 이틀 만에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배 씨는 공직선거법상 ‘언론인이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직해야 한다’는 조항에 맞추기라도 하듯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98일 전인 이날 사표를 내고, 4월 30일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했다.

MBC 퇴사 이틀 만에 자유한국당 입당, 재보선 출마

배 씨는 지난 3월 9일 자유한국당 입당회견에서 “(MBC 최승호 사장 취임 후인) 약 석 달 전에 정식 인사통보도 받지 못한 채로 8년 가까이 해온 뉴스 진행에서 쫓겨나듯이 하차해야 했다”며 자신이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피해자인 양 말했다. 그는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며 “제가 몸담았던 MBC를 포함해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10년간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MBC를 떠나’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는 것이다.

   
▲ 배현진 씨가 MBC퇴사 이틀 만인 3월 9일 앵커 시절 집권당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회견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TV>

“전 정권 언론탄압 없었다 자부” “정권과 코드 안 맞아 방송 마이크 내려놔”

배 씨는 4월 30일 출마회견에서는 “이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에 방송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정권 시절 언론탄압이 없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언론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뉴스 최종편집자로서 강제적 요청을 들은 게 없고 자율적 환경에서 뉴스를 했다”며 “편집부터 최종 뉴스 전달까지 탄압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 씨는 이후 몇몇 매체 인터뷰에서 ‘앵커를 하는 동안 대통령과 정부에 유리한 기사를 키워 달라거나 불리한 기사를 빼달라는 사내외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결단코 없다”고 했다. 배 씨는 오히려 “앵커는 최종 편집자”라며 “제가 뉴스를 하는 동안 충분히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배 씨는 언론인이 정치인으로 변신하려면 사직 후 대개 6개월 이상 경과 기간을 두는 최소한의 윤리도 무시하고 사직 이틀 만에 ‘지금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아 앵커에서 하차했다’며 앵커 시절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폭압적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치켜세우는 말에 맞장구치며 자신이 언론탄압을 받은 피해자인 양 처신했다.

배현진 씨는 정말 정권의 언론탄압을 받은 피해자일까? 그가 말한 대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는 언론탄압이 없었으며, MBC 뉴스는 외압이나 권력의 간섭 없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방송을 한 걸까? 그런데도 왜 MBC뉴스데스크는 역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MBC 기자들이 뉴스데스크 폐지 요구까지 하고 나섰을까?

이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아 앵커에서 하차했다는데, 그렇다면 자신이 앵커를 하던 시절의 정권과는 코드가 잘 맞았고, 그래서 사직 이틀 만에 당시 집권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의 당원으로 변신한 것인가?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려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는데, 입당 회견 현장에서 당대표가 자신이 몸담았던 공영방송 MBC 기자의 질문을 봉쇄한 그런 정당에서 공영방송을 바로 세운다는 것이 말이 되는 걸까?

권력남용 의혹 제기에 눈감고 청와대 입으로 전락했던 MBC

“세월호 참사 때는 피해자인 유족의 목소리는 배제한 채 깡패인 것처럼 몰아갔고, 공권력에 농민이 쓰러진 장면은 감춘 채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시켰습니다.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나도 침묵,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퍼져도 침묵, 뉴스 자체를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최순실이란 이름, 국정농단이란 표현도 상당 기간 금기어처럼 쓰지 않았습니다. 세월호를 구하지 않고 정권을 구하고, 권력에 충성했기 때문이고, 공영방송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입니다.”

MBC는 2017년 12월 26일 그동안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온 앵커를 교체했는데도 자아비판으로 뉴스데스크를 시작했다. MBC가 이날 자아비판 한 ‘세월호 참사’ ‘국정원 댓글사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교과서 국정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의 보도는 모두 배현진 씨가 앵커로 진행한 뉴스들이다. 배 씨가 ‘결단코 없었다’고 주장한 ‘대통령과 정부에 유리한 기사’들로, 그가 ‘최종 편집자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진행했다’는 뉴스데스크의 실상이다.

   
▲ 배현진 씨가 2016년 9월 21일 뉴스데스크에서 ‘미르 K재단 모금 의혹’ 뉴스를 전하고 있다. 뉴스 진행중 영상자막이 ‘8백억원 모금 의혹 사실 아니다’처럼 보이게 해서 의혹을 부인하는 청와대 발표가 맞는 것처럼 호도했다. ⓒ MBC

MBC는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의 책무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 같은 보도태도를 보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발단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TV조선>이 2016년 7월 26일 최초 보도한 뒤 <한겨레>가 장기 추적취재를 해서 그해 9월 20일 단독으로 후속 보도를 할 때까지 MBC는 단 한 줄의 보도도 없이 침묵했다. <한겨레> 후속 보도 이후 국회에서 최순실의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대부분 신문과 종편방송들이 이 문제를 집중보도할 때 MBC는 뉴스데스크의 8번째 기사로 단신 처리했다.

그것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청와대의 부인 발표와 야당의 의혹 제기 기사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을 뿐, 의혹 자체를 파헤쳐서 진상을 규명하려는 추적 취재나 보도는 없었다. 그러면서 영상자막은 “8백억원 모금 의혹” “사실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교묘하게 처리해 마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호도했다. “야당 ‘8백억원 모금 의혹’제기” “청와대 ‘사실 아니다’ 부인”으로 해야 할 것을 교묘하게 편집해 시청자를 오도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침묵하거나 청와대 대변

MBC는 그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태블릿PC를 입수해 최순실 국정개입 사실을 보도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에도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을 파헤치려는 보도 없이 청와대를 대변하는 방송을 했다. MBC는 JTBC 보도 당일에는 한 줄의 기사도 다루지 않고 있다가 다음 날인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자 그제야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 사과 사실을 첫 번째 기사로 보도한 뒤 두 번째로 ‘하루 만에 책임 인정, 시간 끌기보다 사과로 정면 돌파’라는 해설기사를 내보내면서 청와대를 대변했다. 모두 9문장으로 이루어진 기사 중 6문장이 청와대 관계자의 말과 그것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배현진 씨와 같이 뉴스를 진행한 이상현 앵커는 “개헌 준비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하에 모든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해 사실과 책임을 인정해서가 아니라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인정한 것처럼 호도했다.

MBC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사과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실을 파헤친 보도가 잇따라 나오는 동안에도 한동안 청와대와 여야당 입장과 검찰 수사 진행 상황만 보도하다 29일에 가서야 ‘태블릿 PC 최순실이 쓰다 버린 것 맞다’는 취재기사를 내보냈다.

MBC 기자들 “역대 최악 시청률 2.8%, 뉴스데스크 폐지” 요구도

   
▲ MBC 보도국 기자들이 2016년 12월 19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침묵·축소보도에 항의하며 뉴스데스크 폐지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문화방송본부

MBC뉴스데스크의 파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MBC 기자들은 2016년 12월 초순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침묵 축소 보도와 촛불시위 보도 소극 대응으로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2.8%대로 떨어졌다’며 보도 책임자 사퇴를 요구하는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기자들은 “박대통령 탄핵소추 후 처음 열린 촛불집회에 100만명 이상이 모인 내용보다 청계천에서 열린 ‘박사모’의 맞불집회를 더 띄워주는 보도행태를 보여 주고 있다”며 차라리 뉴스데스크를 폐지하라는 주장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배현진 씨가 앵커를 하면서 진행한 가장 비중 있고 중대한 뉴스였다고 할 수 있다. 국가 지도자가 탄핵을 받고 파면당해 정권이 교체된 엄청난 사건을 이렇게 다룬 것 하나만 보더라도, 배현진 씨는 언론탄압의 피해자가 아니라 언론과 공영방송을 망친 장본인으로 보는 시각이 합당할 것이다.

오보와 왜곡으로 점철된 세월호 참사 보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보도에 앞서 MBC 보도의 왜곡과 편파성이 절정에 이른 것은 세월호 참사 보도다. 배현진 씨는 자유한국당 입당 회견에서 ‘(지난 정권 시절) 언론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했지만, 이 시기에 청와대는 공영방송에 기사와 관련한 압력을 행사하고 공영방송 보도국장을 교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 MBC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 구조’ 오보를 내,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 MBC

MBC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보내 파문을 일으켰다. 현장취재도 제대로 하지 않고 “학생들은 전부 구조됐고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라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 이 기사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 유족들에게 잊지 못할 상처로 남아있다.

MBC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 이후 세월호와 관련된 왜곡 편파 보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2014년 9월 11일 뉴스데스크는 ‘광화문광장 불법 농성' 기사를 통해 “세월호 유족들의 광화문광장 천막농성은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농성”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보도와 관련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 14개 중 유가족 측이 세운 건 처음 1개뿐이었으나, 시에서 인도적 지원을 위해 나머지 천막을 세운 것”이라고 밝혀 MBC 보도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데스크는 다음날인 9월 12일 잇따라 ‘광화문광장 이념 충돌로 싸움판… 인신공격·무단점유 난무’란 기사를 내보내 “다양한 문화행사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고 때로는 1인 시위로 개인의 목소리도 마음껏 낼 수 있었던 광화문 광장”과 “두 달 가까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각종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대비하면서 노골적으로 유가족 천막농성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기사 말미에 “시민들에게 광화문광장을 돌려주기 위한 엄정한 원칙이 필요한 때”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불법행위자로 몰았다.

MBC뉴스데스크는 천막 설치가 불법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유족들의 농성 이유를 취재해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인데도 오히려 유족들을 불법행위자로 몰아 정부 책임을 희석하고 농성을 해산하려 한 것이다.

   
▲ 배현진씨가 2014년 9월 1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세월호 유족들의 광화문광장 농성이 불법이라는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 MBC

MBC는 앞서 8월 21일 뉴스데스크에서 “유가족 ‘적하고 동침하나?’…합의안 거부에 국회 파행”이란 기사를 통해 유가족들의 반발 때문에 정국이 혼란에 빠졌다며 유가족에게 책임을 돌리는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여당과 합의한 야당에게 '적과의 동침을 하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유가족과 야당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보도행태를 보였다.

박근혜 정권 시절 최대∙최악의 참사이면서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더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을 이렇게 해놓고도 배현진 씨는 ‘지난 정권에서 언론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 무렵 공영방송을 향한 청와대의 압박은 절정에 이르렀다. 배 씨와 같은 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길환영 전 KBS사장이 당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으로부터 세월호 늑장 대응과 관련해 해경책임론을 제기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아 시행했다는 것 은 언론계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다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김시곤 KBS보도국장은 재판에 출석해서 “이정현 홍보수석이 해경비판 보도에 대해 호통을 치며 보도중단을 요구했고, 이를 수용하지 않자 청와대가 보도국장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밝혀 청와대의 언론통제를 확인했다.

청와대 공영방송 보도국장 교체했는데도 ‘언론통제 없었다’ 주장

같은 시기에 MBC 기자들도 세월호 보도와 관련한 외압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세월호 사건 보도 백서>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해경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아이템, 기사 일부 문장 등을 발제하거나 쓰면 데스킹 과정에서 묵살되거나 삭제됐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안전행정부 국장의 참사 현장 기념촬영 제안 논란 기사 누락’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일이라는 해경간부 막말 파문 기사 누락’ ‘해경구조 혼선 아이템 묵살’ ’해경 구조 인력 뻥튀기 아이템 묵살’ 등이다. 또 경영진이 제작진에게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이니 피해자나 유가족의 인권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라’ ‘지나친 통곡이나 극단적 분노 표출, 총리나 대통령 모욕 등의 장면은 국민 행동양식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니 유의 바란다’ 는 등의 지시사항을 내려 보내기도 했다.

전두환 정권시절 보도지침을 연상케 하는 보도통제가 이뤄진 것이 MBC뉴스데스크의 실상인데, 배 씨는 정권의 언론통제 당사자인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연덕스럽게 ‘지난 정권에서는 언론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사례 말고도 배현진 씨가 앵커로서 뉴스를 진행한 시기에 MBC는 수없이 많은 편파 왜곡 보도를 했다. 2015년 11월 24일 뉴스데스크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항의 시위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 ‘불법 폭력 시위, 엄중한 법 집행’”이란 기사를 통해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엄단하라는 박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했다. 그러면서 뉴스데스크는 경제활성화법 처리 지연이 국회 책임이라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면서 국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11월에 걸친 역사교과서 국정화 보도에서 배 씨는 “우리 미래세대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역사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하는 등 청와대 주장을 실어 나르기만 했다. 2016년 성과연봉제 노동자 파업 보도에서도 단신 위주 정부 발표만 전하는 보도가 대다수였다. 정책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 또는 대안제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 추이.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1년 배현진씨가 앵커를 맡은 이후 8% 밑으로 내려가 배씨가 앵커에서 물러난 2018년에는 절반 수준인 4.1%까지 하락했다. ⓒ 박경난

MBC의 권력 영합형 보도와 편파 왜곡 보도 행태는 시청률 하락과 경영상태 악화로 귀결됐다. 배 씨는 <신동아> 인터뷰에서 “저희가 동시간대 뉴스를 하는 SBS와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엎치락뒤치락했고 능가할 때도 있었다”며 “경쟁력 있는 뉴스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 씨가 앵커로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2011년 이후 8% 후반대를 기록하던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8%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해 그가 앵커에서 물러나는 2017년에는 절반인 4.1%대로 급락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보도 이전 KBS 9시뉴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뉴스데스크는 국정농단 보도가 한창이던 2016~2017년에 시청률이 3~5%로 곤두박질치더니 종편인 JTBC에도 뒤처졌다. 탄핵소추 후에는 역대 최악인 2.8%까지 떨어졌다. 시청자의 외면으로 MBC경영상태도 최악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만 바라보며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한 결과이며, 이 기간의 뉴스데스크 앵커로서 6년 이상 방송해온 배현진 씨로서는 ‘언론탄압의 피해자’가 아니라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배 씨의 두어 번에 걸친 변신과 개인적 처신도 그가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MBC 추락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지적도 있다. 배 씨는 2012년 MBC노조가 ‘뉴스데스크가 정권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며 공정방송 구현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자 동참했다가 100일 만에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입당회견에서 “당시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저는 노조가 주장하는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뒤 파업 참여 100일만에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신문과 방송사 등 언론사 노조는 다른 기업들 노조와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언론사 노조도 기본적으로는 조합원의 임금과 복지 등 근로조건 개선이 중요한 존재이유이자 활동목표다. 하지만 언론사 노조는 신문과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에 굴종하고 추종하는 보도를 하거나 기업 또는 사주의 이익을 위한 보도를 하는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존립 이유이고 목적이다.

   
▲ MBC 노조가 2012년 1월 31일 뉴스데스크의 편파·왜곡보도 등에 항의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배현진 씨는 파업에 동참했다가 100여 일만에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문화방송본부

따라서 언론사 노조가 공정보도를 위해 파업을 하면, 당연히 권력이나 기업 사주의 이익으로부터 공정 보도를 지키기 위한 것이기에 파업탈퇴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배 씨는 구체적 설명없이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탈퇴했다고 하는데, 공정보도를 위한 파업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한 행위는 그가 당시 MBC보도를 정상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배 씨는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했지만, 노조 가입 때나 파업참여의 이유나 명분도 분명치 않다. 배 씨는 <신동아> 인터뷰에서 “노조 가입은 사전에 설명 같은 것도 좀 해줘야 하는데, ‘가서 가입하면 과자랑 초코파이 선물로 준다’고 해서”라고 말했다. 다른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파업에 완전 동의하지 못하면서도 조직문화에 대한 공포, 동료들과의 정서적 유대감 등 때문에 뛰어 들었다”면서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서’ ‘공정보도를 위해서’라고 아무리 고상하게 이야기를 해도 뉴스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반쪽짜리 뉴스를 만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 가입이나 파업참여 때 자신의 신념이나 명분이 분명하게 서 있어서 가입하고 참여한 것이 아니라면, 파업탈퇴 이유도 그 말대로는 믿기 어렵다. 아무리 자신이 탈퇴 이유를 강조하고 설명해도 ‘생각없이 노조에 가입하고 주변의 눈이 무서워 파업에 참여했다 자신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탈퇴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배 씨는 또 정치인으로 변신과 자유한국당 입당 이유로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를 내세웠으나,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나 언론자유는 언론계에 있으면서 바로 세우고 지키는 것이지 특정 정당에 가입한 뒤 언론자유나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정 정당에서 활동하면 그 당의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를 따라 언론을 통제하거나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를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 변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편파보도 해놓고 ‘공정한 선거 기여’ 대통령 표창

배 씨는 2014년 5월 ‘선거문화 향상을 통해 국가 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다’는 이유로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2012년 선관위 공명선거 홍보대사로서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선거가 공정하게 실시되는 데 공헌했다는 명목이었다. 당시 배 씨는 KBS 조수빈 아나운서, SBS 박선영 아나운서와 함께 홍보대사를 맡았는데 혼자 표창을 받았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 비판 견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명이고 역할이다. 따라서 권력과 언론의 관계는 견제와 대립의 관계가 기본이어서 언론인이 권력자나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거나 상을 받는 것은 부적절한 일로, 권력에 협조한 데 따른 보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 배 씨가 앵커로 보도한 18대 대통령 선거 보도를 보면 그런 의문이 더 강하게 든다. 18대 대선이 치러지기 일주일 전인 2012년 12월 12일 배 씨는 뉴스데스크에서 ‘물증 없는 폭로? 대선 막바지 흑색선전 공방’이란 기사를 전했다. 야당의 정당한 의혹 제기를 ‘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사실이 아니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박근혜 후보 측 주장을 강조해서 보도했다.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후보가 TV토론 중 아이패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이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의혹을 제기한 배경이나 근거 등은 제대로 전하지 않고 이를 흑색선전으로 몰아가며 문재인 후보의 책임을 주로 추궁했다. 제목과 앵커멘트만 보면 민주당이 증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고 있고 문재인 후보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의 비방댓글 의혹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이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며 흑색선전으로 결론나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국정원 여직원의 집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민주당 관계자들이 여직원의 주차된 차를 고의로 들이받아 사고를 낸 건 성폭행범들의 수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중략)”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선관위에 불법선거 사무실이 적발된 걸 물타기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특히 유력 대선후보가 수사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12월 14일 뉴스데스크에서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보도하면서 여당 박근혜 후보 측 견해를 상세하고 길게 설명한 반면 야당 문재인 후보측은 주장만 실었다. 양적으로도 새누리당 측을 대변하는 부분이 두 배 정도 긴 것을 볼 수 있다.

   
▲ 배현진 씨는 2014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선거가 공정하게 실시되는 데 공헌했다’는 명분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 MBC

배 씨가 받은 대통령 표창장이 이런 선거 보도에 대한 보상 차원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배 씨는 자신이 주장한 대로 언론탄압의 피해자라기 보다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6년여를 메인뉴스 앵커로 일하면서 엄청난 혜택을 받은 수혜자이면서, 공영방송 MBC를 망친 장본인이라는 것이 언론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왜 배현진 씨의 책임이 큰가?

우리나라에서 방송사 뉴스 진행 앵커, 특히 여성 앵커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다. 단순 뉴스 진행 보조자 역할이란 의견부터 스스로 최종 편집자로서 뉴스 흐름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배현진 씨는 스스로 뉴스의 최종 편집자로서 ‘(지난 정권에서) 언론탄압은 없었다고 자부한다’고 했고, 정부나 권력으로부터 기사 청탁 등 언론통제는 결단코 없었다’며 자신이 뉴스를 주도하며 앵커를 했다고 한 만큼 그 기간의 MBC 보도는 상당 부분 그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자신은 앵커로서 보도국이 정한 아이템과 보도 방향에 따라 뉴스를 진행한 것이라면 뉴스데스크가 편파적이고 왜곡 보도 등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앵커를 그만두고 나오는 것으로 언론인으로서 책무를 다했어야 한다. 배 씨는 언론인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6년이 넘도록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MBC와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다는 평가에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단비뉴스>는 배현진 씨가 MBC 앵커로 있을 때 뉴스데스크가 권력추종형 보도와 왜곡·편파보도로 망가진 것과 관련해 전화와 이메일로 질문을 했지만 선거사무소 측은 메일을 받은 것만 확인될 뿐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편집 : 이연주 PD

[김태형 기자]
단비뉴스 청년부 김태형입니다.
연습생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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