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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통상압력에 공동전선 펴야"
[제정임의 문답쇼, 힘]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2018년 06월 16일 (토) 01:09:26 김소영 기자 kim314sy@gmail.com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의 폐해에 대해서 우리 단독으로 대응하기보다 다른 나라들하고 힘을 합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럽, 중국 등과) 공동전선을 펼쳐서 미국 정책에 대응하는 거죠. 세계경제가 나빠지면 결국 미국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상공자원부 장관을 지낸 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차장을 역임한 김철수(77) 무역투자연구원 이사장이 14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무역분쟁 시대의 통상정책을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우리 정부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위협을 재협상으로 막아낸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의 통상공세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 자동차와 반도체, ‘무역확장법’ 공격 받을 수도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미국에 수출하는 85만대 규모의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같은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장관은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은 14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서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에 맞서, 입장이 같은 나라들과 공동전선을 펴야한다”고 제언했다. ⓒ SBSCNBC

그는 또 통상협상에서 국익을 지키려면 통상 주무부처를 함부로 바꾸지 말고, 공무원의 잦은 보직전환을 자제해 한 자리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상 주무부처가 산업부에서 외교부로, 다시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바뀌고 담당 공무원의 보직 전환도 잦아 전문성이 사장되고 외국어 능력도 퇴보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배경엔 ‘경제패권’ 다툼이 

1995년부터 4년간 WTO에서 사무차장으로 일하며 중국의 WTO 가입 업무를 담당했던 김 전 장관은 2001년 WTO 가입 후 중국이 고속성장을 거듭, 미국의 경제패권을 넘보게 된 것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0년 무렵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현재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돼 있다.  

김 전 장관은 “2017년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가 약 3750억 달러로 미국 전체 무역적자액 8천억 달러의 절반가량”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도록 요구하는 것과 함께 중국의 첨단산업 개발을 견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항공 등 첨단산업 10개 분야를 2025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지적재산권침해를 이유로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추진 중이며, 중국은 미국을 WTO 분쟁해결절차에 제소했다. 김 전 장관은 “이런 맥락에서 미중 양국의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며 “무역전쟁으로 가는 것은 자제하려 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변수”라고 전망했다.

   
▲ 김철수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성이 앞으로 미중 무역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SBSCNBC

국제기구 근무에는 외국어 작문 실력 중요

김 전 장관은 국제기구 진출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외국어 능력과 전문성이 필수인데, 특히 외국어는 회화 외에 작문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기구 업무의 상당부분이 회원국간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라, 글을 잘 쓸 뿐만 아니라 빨리 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십 년 간 국제협상을 해 온 김 전 장관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생에 적용 가능한 협상의 원칙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마주 앉을 상대에 대해 철저히 파악할 것, 둘째 상대를 정직하게, 꾸준히 성심껏 대해 신뢰 기반을 만들 것, 셋째 모든 쟁점에 대해 디테일(세부사항)을 철저히 파악할 것 등이다.

   
▲ 김철수 전 장관이 신사복 수출쿼터협상을 하다 대표단장끼리 포커 게임을 벌였던 일을 회고하고 있다. ⓒ SBSCNBC

김 전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1970년대 말 미국과의 무역협상 도중 포커게임으로 수출쿼터를 결정한 일화를 회고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신사복 수출로 섬유분야 일자리에 위협을 받고 있던 미국은 수출 쿼터(할당량)를 줄이려고 했다. 반면 쿼터를 늘리려고 노력했던 한국 대표단은 협상이 벽에 부닥치자 “포커게임을 해서 승부를 보자”고 제안, 대표단장 간에 카드 게임이 벌어졌다. 결과는 한국대표의 패배. 한국은 수출쿼터를 동결해야만 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카터 미 대통령의 고향인 조지아주가 신사복 생산지여서 미국 대표단의 태도가 워낙 완강했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그때 밖으로 알려졌다면 우리 대표단은 전원 잘렸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경제방송 SBSCNBC는 2월 22일부터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진행하는 명사 토크 프로그램 ‘제정임의 문답쇼, 힘’ 2018년 시즌 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의 비중 있는 인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등의 현안과 삶의 지혜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비뉴스>는 매주 금요일자에 방송 영상과 주요 내용을 싣는다. (편집자)

편집 : 박재익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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