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취재팀이 찾은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는 사람만 한 바위 수백 개가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벌방리는 지난 7월 15일 새벽에 발생한 산사태로 두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곳이다.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 뒤 부용산 꼭대기에서 토사와 바위가 밀려 내려왔다.산사태가 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벌방리 주민들은 충격에 빠져있었다. 벌방리에서 57년 살았다는 주민 황성조(80) 씨는 "평생을 살았지만 산사태가 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우락(62) 이장은 "마을이 생긴 지 대략 500년 가까이 되었는데, 이런 산사
과연 이번에 산사태를 피한 경북 지역의 다른 마을들은 산사태로부터 안전할까? 지난 9월 9일, 취재팀은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과 함께 올해 인명피해를 낸 산사태가 발생한 곳과 지형이 비슷한 마을을 찾았다. 취재팀이 찾은 예천군의 A마을은 지난 7월 산사태가 발생했던 예천군 벌방리와 지형이 비슷하다. A마을은 17가구만 사는 작은 마을이다.두 곳 모두 마을 입구에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수로가 있다. 콘크리트 수로는 자연 상태의 하천보다 배수 용량이 적다. 마을 전체에서 사면을 깎아 농경지로 활용하는 인위적인 개발의 흔적도 찾아볼 수
흔히 산사태는 험준한 산악 지역이나 산골 마을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지역만 산사태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원주택 붐을 타고 산지를 깎아 주택을 짓는 곳이 많아졌다. 특히 이런 산지 개발이 성행하는 수도권이 새로운 산사태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전원주택 건설 위해 늘어나는 산지 개발들꽃마을은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문산 아래에 있는 전원주택 마을이다. 마을 입구 표지판을 지나 낮은 언덕을 오르면 저마다 넓은 잔디마당과 울타리가 있는 주택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취재팀과 만난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사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