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것 같아요. 금방 미칠 것 같아요. 아이 서울로 가고 싶어 죽겠어요.”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읽던 중 음악선생의 말에 시선이 멈췄다. 온 마음으로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서 온 주인공인 ‘나’에게 무진에서 사는 것이 싫증 난다며 ‘모든 욕망의 집결지’인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말한다.<무진기행>의 음악선생과 마찬가지로 나도 서울에서 살고 싶어한 적이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 사는 내게 매스컴 속 서울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실제 서울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의 권력이 집중돼 있다. 국어교육을 전공한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