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ㆍ시민단체도 ‘PD수첩 지키기’ 공동대책위 구성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더기 전보인사와 ‘대통령 무릎기도 논란’편 취재 중단 지시에 항의해 집단 연차휴가에 들어갔던 MBC 시사교양 피디(PD)들이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시사교양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시작했다.

MBC 시사교양국 PD 50여 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과 11일 집단연차 기간 중 경기도 양주 MBC 문화동산에서 총회를 열고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퇴진과 <PD수첩> 인사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을 결의했다.

 

▲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경기도 양주 MBC 문화동산에서 비상총회를 열었다. 사진 가운데  최승호 PD. ⓒ MBC노조

마라톤 총회 거듭... 국장 불신임 투표 개시

총회에 참석했던 서정문 PD는 14일 단비뉴스와의 통화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 4시까지 이어진 총회에서 제작거부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했으며 최종 결정은 비대위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14일 오후 다시 총회를 열고 ‘무릎 기도’편 대체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전성관 PD에 대한 결정이 나오는 오는 23일 제작 거부의 구체적인 시기와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이들의 제작거부가 현실화할 경우 10여개 시사교양프로그램 중 자체 제작하는 <PD수첩>,  <불만제로>,  <MBC스페셜> 등 6개 프로그램의 제작 및 방영 차질이 예상된다.

 

▲  제작거부 돌입시 방송 차질이 예상되는 MBC 프로그램. ⓒ MBC 홈페이지

비대위는 또 14일 총회에서 시사교양국 PD들을 대상으로 윤길용 국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하기로 결정, 이날 저녁부터 MBC 노조사무실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3일 최승호 PD를 포함한 <PD수첩> 제작진 11명 중 6명이 전보됐을 때까지만 해도 제작거부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었으나 전성관 PD가 징계절차에 회부되는 등 사측이 공세적으로 나오자 강경 대응 분위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과 11일 열린 비상총회에는 전체 시사교양국 PD 57명 중 41명이 참석했다.

 

▲ 지난 9일 여의도 MBC 1층 로비에서 최승호 PD가 항의시위 중이다.ⓒ MBC노조

한편 시민사회단체들도 ‘PD수첩 지키기’에 나섰다. 전국언론노조에 따르면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 등 200여개 관련 단체들이 오는 16일 ‘PD수첩 사수와 언론자유 수호 공동대책위원회(PD수첩 공대위)’를 발족하고 <PD수첩>을 지키기 위한 국민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 운동은 언론노조와 PD연합회,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운동 5개 단체가 제안했다. 언론노조는 14일 보도 자료를 통해 “PD수첩 공대위는 17일 예정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방송장악의 진실을 밝혀내 그의 연임을 저지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공영방송 MBC', 'PD수첩’의 가치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