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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르네상스'를 꿈꾼다
[상상사전] ‘인공지능’
2020년 03월 09일 (월) 14:28:34 신수용 기자 sinsy77@naver.com
   
▲ 신수용 기자

2011년 IBM 인공지능 '왓슨'이 낱말 맞추기 게임에서 인간 챔피언을 이겼다. 왓슨에게 진 챔피언 제닝스는 "퀴즈 쇼 출전자는 왓슨에 의해 백수가 된 첫 번째 직업이지만, 마지막 직업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언이 실현됐다. 인공지능은 체스 챔피언뿐 아니라 그보다 더 높은 두뇌활동을 요하는 바둑 챔피언도 이겼다.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한 뒤 은퇴를 결심했다. 인공지능은 챔피언뿐 아니라 보통 사람의 자리도 대체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노동 종말' 시대를 열고 있다. 2016년 한국고용연구원은 2026년 뒤에는 전체 취업자의 70% 이상이 인공지능으로 일자리를 잃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동화와 무인화로 고용 없는 성장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5년간 삼성 등 30대 대기업 매출은 100조가 늘었지만, 고용은 감소했다. IT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IT기업 네이버는 지난해 4월부터 인공지능에 뉴스 편집을 100% 맡겼다.

인공지능이 노동에 미치는 위협을 최소화하면서도 그 지능을 활용할 장기 정책이 필요하다. 선결 조건은 과학기술 발전으로 창출되는 수익이 노동자와 사회에 공평히 분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세, 로봇세 등 IT기업에게 조세를 부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대량실업 발생 시 사회 안정을 위해 기본소득처럼 시민들에게 적정한 생계지원 자금을 지원하는 안이 마련돼야 한다.

   
▲ 인공지능은 인간이 가진 개성과 재능을 발현할 기회다. ⓒ Pixabay

페이스북이 프로그래머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이들이 창출하는 가치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 뉴스 등 다른 이들의 창조적 콘텐츠를 유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IT기업의 수익 중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5~15%다. 190만명이 일하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매장당 수익의 10% 안팎이 인건비다. 인공지능 등 IT기술로 발생하는 막대한 수익이 소수에게 쏠려 있다. 페이스북 전체 노동자 수는 약 4만명이다. 글로벌 IT기업은 세금이 적은 국가에 법인은 세우는 등 해당 국가에서 번 수익에 걸맞은 세금을 납부한 적이 없다. 노르웨이, 덴마크는 기업하기 좋은 국가 1, 2위를 다툰다. 이들 국가의 GDP 대비 총조세부담률은 50% 이상이다. 한국은 이들의 절반 수준이다. 기업과세가 국가의 경제를 침체시키지 않았다.

인공지능은 노동을 인간 고유의 개성을 발현하는 '활동'으로 탈바꿈시킬 기제다. 인공지능은 위험하거나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노동이 사라지는 대신, 개인의 재능과 독창성을 발견하고 이를 자율적이고 자유롭게 연마할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변화된 과학기술에 맞는 공교육과 평생교육 강화 등 제도의 변화도 뒷받침돼야 한다. 영국은 초등학교부터 코딩 교육을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객관식과 암기 위주다. 암기와 계산은 컴퓨터에 맡기면 더 잘하는데도.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의 천재 예술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았다. 인류의 사랑을 받는 작품 뒤에는 이들이 자신의 재능에 오붓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왕실과 교회, 귀족 등 후원자들이 있었다. 모차르트도 궁중 음악가였다. 셰익스피어도 왕실 극작가였다. 인공지능도 21세기 르네상스를 가져올 노동자의 후원자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맡기려는 것은 노동이지, 모든 활동이 아니다. "게을러지자, 노동은 절대 숭고하지 않다. 게으름은 길들임에 대한 반발이다" 사회주의는 노동을 신성시하고, 중요히 여긴다. 사회주의를 창시한 칼 마르크스의 사위 폴 라파르그가 <게으를 수 있는 권리>에서 주장했다. 그가 말한 게으름은 적게 일하는 대신, 다른 창조적 활동을 통해 인간 본연의 재능을 발굴하는 데 있다.

장시간 노동이 줄어들면,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보낼 시간도 늘어난다. 참여의 확대는 공동체 복원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로 하여금 생계 때문에 간과한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할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이 휴머니즘의 부활을 가져올 수 있다면, 기술 유토피아에 희망을 가져도 좋으리라. 베이컨의 미완성 소설 <뉴 아틀란티스>가 현실에 도래하는 건가?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 이정헌 기자

[신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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