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커진 남북관계, 충돌 부른 근본원인에서 대안 찾아야
[두런두런경제] 박경철 제정임 조용래의 생생토크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진행자): 이번 주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때문에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금융시장에는 큰 충격이 없었지만 네 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제계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됐고,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아일랜드 재정위기가 스페인, 포르투갈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11월 넷째 주 생생토크 함께 해 주실 두 분, 국민일보 조용래 논설위원,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제정임 교수입니다. 조 위원님, 연평도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금방 안정되는 분위기였죠?

조용래(국민일보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학습효과’다 하는 얘기가 있는데, 하루 정도 출렁였다가 곧 회복됐죠. 어떻게 보면 심각한 사태가 너무 가볍게 취급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금융시장은 금방 진정됐지만, 연평도 상황 자체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평도 주민들은 지금 거의 다 섬을 떠났습니다. ‘다시는 연평도에 못 살겠다’ ‘영구 이주하고 싶다’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분들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생업의 터전이 거기라, 지척에 북한의 대포가 겨누고 있는데도 그 대포 소리 들으면서 사신 분들 아닙니까. 그런데 어느 날 집 안마당에, 혹은 지붕에 폭탄이 쏟아졌으니 얼마나 끔찍했겠습니까. 그 분들이 다시 돌아가든, 뭍으로 나와서 살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지원을 해야겠습니다. 지금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위해서 미항공모함이 서해로 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을 빌미로 북한이 또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 그래서 금융시장도 긴장 속에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하는 분위기라고 하겠습니다. 

: 이번 사건 관련해서 중국 쪽 태도가 신경이 쓰이죠? 양제츠 외교부장이 방한 일정을 미뤘는데요,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한 것일까요?

제: 공식 방문 일정을 이틀정도 앞두고 연기 통보를 했는데, 사실 전례가 없는 일이죠. 그만큼 중국의 입장이 곤란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 방한할 경우, 남북한 관계에서 중간에 껴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자칫 한국에 대한 지지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 부담이 됐을 것입니다. 한편으론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가 서해로 발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피력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중국은 남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통일이 되어서 한반도 전체가 미국의 영향권 내로 들어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지만, 동시에 남북한의 무력 충돌로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되는 상황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런 갈등 국면이 조성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경제적으로나 정치 외교적으로나 상당히 중국에 의존을 하면서도 가끔씩 이런 도발을 통해 중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짜증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 조위원님, 남북관계에서 중국이라는 변수가 상당히 중요하죠?

조: 그렇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혈맹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첫 번째로는 중국이 정권을 수립하기 직전에 북한으로부터 군수물자 등을 도움 받았다는 부분이 있고, 두 번째로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코앞에 있는 북한을 동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위해 품안에 넣어두고 싶어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중국이 사실상 북한에 납치된 것 아니냐’ 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북한이 당돌하게 터무니없는 짓을 한단 말이죠. 여기서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번 연평도 폭격이후 중국의 보도를 보면  처음에는 ‘어떻든 민간 폭격은 안 된다’고 했다가 다음에는 ‘쌍방이 폭격을 했다’, 그 다음에는 ‘남쪽에서 먼저 폭격을 했기 때문에 쐈다’ 는 식으로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사실상 북한에 납치돼서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런 폭거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분명하게 요구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군사적 대응이 아닌 외교적 차원에서 단호한 응징 모색해야

: 이게 참 아무리 이해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강경대응’ 이야기가 나오지만 문제는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는 것 아닙니까?

제: 북한 문제를 여기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거냐에 대해 딱히 손에 잡히는 대안이 없다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가 공격을 받았다’ ‘우리 국민이 희생되었다’하는 지점부터 시작하면 ‘참을 수 없다’ ‘갚아줘야 한다’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치권 일부에서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처럼 ‘몇 배로 강력한 군사적 응징을 하자’ 하는 얘기도 나올 수 있겠죠. 하지만 그랬을 때 결과가 뭐냐는 것입니다. 그러면 전쟁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전쟁이 무슨 전자게임도 아니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한다는 건 ‘너도 죽지만 나도 죽겠다’ 이런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고요, 단호한 응징은 군사적 대응이 아닌 외교적 차원에서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남북관계가 이렇게 악화된 것이 어디서부터인가, 무엇부터 잘못됐을까 하는, 지금보다 좀 더 앞부분부터 짚어보고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자, 이번 주 경제뉴스 짚어봐야겠네요. 조 위원님은 어떤 뉴스 주목하셨습니까?

조: 우선 주초에 아일랜드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겠다는 얘길 한 것 하고요, 그 이후에 아일랜드 정부가 긴축 계획을 발표한 것이 이슈가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 이후에 경제적인 여파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그 이면을 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하나는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단숨에 업계 3위로 뛰어 오르게 됐는데 이 사안도 짚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 저도 연평도 사태로 인한 재계와 금융계의 파장 부분을 주목했습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확정됐다는 소식도 있었죠. 추가적으로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에게 넘어가게 됐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우리가 다뤘는데, 이와 관해서 현대그룹의 인수자금이 수상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도 눈에 띄었습니다.

: 저도 유럽위기 확산, 북한 리스크, 현대건설 논란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우리가 도입부에서도 잠시 얘기 나눴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시장의 반응을 ‘안보불감증’이라 해야 되느냐, ‘학습효과’라고 얘길 해야 하느냐, 금융 시장을 보면서 복잡 미묘한 생각이 들더군요.

제: 일단은 ‘학습효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깜짝깜짝 놀랄만한 사건들이 있었는데 확전이 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도 금융시장이 일단 고꾸라졌다가 다시 복원할 것이다 하는 학습효과가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외국인투자자 등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그렇다면 이렇게 폭락했을 때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냐’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또 시장이 일시적으로 출렁였다가 빨리 복원을 한 데에는 국내 연기금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요소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정부의 의지가 개입했을 수도 있고, 연기금의 자체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연기금이 대거 들어가서 시장을 떠받쳐준 것이 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금융시장, '학습효과'로 일시적으로 출렁였다가 빨리 복원 돼

: 금융시장에 충격이 없었다는 것은 안도할 일입니다만 한편으로 이런 상황에서 자산시장의 호재, 악재를 계산하고 접근하는 모습들에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조: 그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대형 투자가들이 주식을 사거나 짧은 외환거래를 통해서 이익을 냈다고 하더군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당연한 현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만 찜찜한 느낌이 많이 들죠. 외국인들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놀라게 할 때가 기회다’ ‘한국을 사야 한다’ 는 식의 분석보고서도 나왔는데, 한 쪽에선 사람이 죽고 집이 무너져 내렸는데 한 쪽에서는 그것을 이익의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피도 눈물도 없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번에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얘기를 해보죠. 김승유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과 만나 최종 계약을 맺었습니다. 인수가격이 4조 6888억원입니다. 조 위원님, 일단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금융지주의 덩치가 아주 커졌죠?

조: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자산 규모가 지난 9월 말 현재로 볼 때 316조원, 국내은행 3위가 됩니다. 우리금융이 332조 3천억 원으로 1위고요, 2위가 KB금융으로 329조 7천억, 그간에 3위였던 신한금융이 310조로 4위로 밀립니다. 이로서 우리나라에 ‘빅4은행 시대’가 열렸다는 것, 특히 300조원 대 자산 규모의 빅4가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외환위기 이후 13년 만에 민영화를 포함한 새로운 단계의 금융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하나와 외환은행이 합쳐졌을 때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조: 일단 하나은행 자체는 단자회사에서 출발해 소매 금융이 중심입니다. 프라이빗 뱅킹이강점이죠. 반면 외환은행은 잘 아시는 것처럼 외환거래 부분이 강점이잖습니까. 국내 시장 수요도 45%,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서 외환과 무역금융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대기업 금융에 대해 나름대로 성과를 내왔던 은행입니다. 이 둘을 합치면서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하나은행이 갖고 있는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부문이 합쳐지면 국내 신용카드 업계 2위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금융 , ‘인수한다 해도 1지주 2은행 체제로 가겠다'는 입장

: 문제는 자금조달 아니겠습니까. 물론 금융당국이나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고, 론스타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니 자금 조달의 적정성을 평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문제는 외부에서 3조 정도를 추가 조달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걸 세 달 안에 마련해야 하는데 하나금융지주 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 뚜렷한 계획이 없어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도 있고, 혹은 전략적 투자자,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 ‘재무 구조를 악화시키지 않고 기존 주주들의 주권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하는데요. 앞뒤가 안 맞지 않습니까?

제: 그렇죠. 결론적으로 ‘잘 하겠다’는 얘기만 하는 것이죠. 뚜렷하게 나온 것은 없고.

: 은행채를 발행해서 조달한다면 재무구조에 영향이 있는 것이고,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해치지 않으려면 3자 배정 증자를 하면 안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결국은 제3의 펀드를 끌어들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제: 그런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외부에서 조달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 많은 돈을 그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가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지요. 박 원장님이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셨습니다만 가장 유력해 보이는 것은 외부에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 결국 펀드를 끌어들인다는 거지요?

제: 네, 그래서 칼라일이라든지 KKR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 이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지분을 칼라일이나 KKR같은 데다 넘긴다면 ‘국제투기 자본이 손만 바꾸는 것 아니냐’ ‘론스타가 나간 대신 다른 사모펀드, 다른 투기자본이 들어오는 것이다’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나금융이 처음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발표할 때는 자금조달 계획이 다 서 있는 줄 알았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까 불투명하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신용평가회사들이 앞으로 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외환은행 쪽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고, 이에 대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일단 인수한다 해도 합병이 아니라 1지주 2은행 체제로 가겠다’는 말을 하고 있죠?

현대그룹의 건설 인수자금에 의심의 눈초리

조: 일단은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두 번째 도전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인수를 성사시켜야겠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요, 그동안 빅3에 뒤쳐졌고 최근에는 기업은행에게도 밀린 상황에서 판을 뒤집어 3위로 뛰어오르지 않으면 안 될 절실함 같은 것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은 계약체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합병 계획은 없다’고 발표를 했어요. 현재 하나은행의 평균 연봉과 외환은행의 평균 연봉을 비교해보면 외환 쪽이 높습니다. 그런 언밸런스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바로 합쳤을 때 화학적 융합이라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죠.

: KB가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국민은행 출신, 주택은행 출신 그러고 있으니까요.

조: 그렇습니다. 지난 번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 합칠 때도 합병 과정이 2년 반 정도 걸렸거든요.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 양쪽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당장은 합병하지 않겠다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외환은행 노조 부분입니다. 외환은행은 팔리는 입장입니다만, 지금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외환 거래 은행으로 자라왔고, 하나은행은 단자회사에서 출발해서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과 합쳐 덩치를 키워 온 은행이죠. 그래서 외환 쪽에서 ‘도대체 어떻게 하나은행이 우리를.......’ 하는 기분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런 불만들을 억누르면서 양자를 통합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3년 이상은 별도의 체제로 가면서 통합을 모색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제 교수님,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에게 우리가 ‘먹튀(먹고 튄다)’ 라고 하는데, 이번엔 세금을 제대로 내고 나갈까요?

제: 일단은 우리 과세당국하고 분쟁을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5일에 런던에서 외환은행 주식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기자들이 세금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니까 존 그레이컨 론스타 회장이 “내야한다면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원론적인 얘길 한건데, 아마 순순히 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 세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 행정소송을 하고 있거든요. 우리 국세청은 증권거래세 뿐 아니라 법인세를 물리겠다는 입장인데, 론스타는 지난 2008년 론스타코리아를 청산하고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로 법인을 옮긴 뒤 ‘한국에 법인세 낼 필요 없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번 매각대금 4조 7천억 원에 대해서 내야 할 세금이 6천억 원에서 1조원까지 추산되고 있는데, 만약 행정소송에서 론스타에게 과세할 수 없다고 나온다면 론스타는 증권거래세에 해당하는 2백몇십억 원 정도만 내고 정말 ‘먹튀’를 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행정소송 결과에 좌우될 것입니다.

: 일단 지켜봐야 되겠네요. 다음 이슈는 현대건설 문제입니다. 과연 현대그룹이 별 탈 없이 인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점점 현실화하는 것 같습니다.

제: 그렇습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때, 제일 큰 관심사가 바로 ‘예정된 기한 안에 대금을 치를 수 있는가’였죠. 어떤 얘기냐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 중의 일부인 1조 2천억 원을 프랑스 현지법인을 통해 프랑스의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것인데, 그게 현지법인 대출금이라면 외환거래법상 국내에 들여올 수 없다는 이의제기가 나왔습니다. 또 과연 대출금이 맞는지 정체를 따져봐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있고요. 그래서 채권단이 ‘그렇다면 확인을 제대로 하겠다’며 양해각서(MOU)체결을 원래 23일에서 29일로 미뤘습니다. 현대그룹은 이런 얘기가 다 경쟁자인 현대차그룹을 통해 언론과 정치권에 유포됐다고 보고, 현대차를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나섰고요. 우선은 채권단이 자금의 출처에 대해 따져보겠다고 했으니 그 결론을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 만약에 단순한 상업거래라면 내가 집을 파는데 상대방의 돈이 땀 흘려 번 돈인지 빌려온 돈인지 따질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여기서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부분이 있고, ‘승자의 저주(기업인수 부담으로 망하게 되는 것)’가 되지 않도록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는 것 같은데, 현대그룹의 소명이 석연찮아서 양해각서 체결이 늦춰질 경우 파장이 심각하지 않겠습니까?

조: 그렇죠. 양해각서 체결이 뒤집어진다면 관계자들의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전체적인 현대건설의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MOU체결이 예정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혹시 나티시스 은행의 대출금이나 다른 종금사에서 빌린 돈에 뭔가 옵션이 달렸다고 한다면 ‘승자의 저주’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어떻게든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짚어져야 할 텐데 어떻게 돌아갈지 거의 예측불갑니다.

: 다만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이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좀 가만히 있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 이 기사는 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와 제휴로 작성됩니다. 일부 내용은 분량 상 생략했습니다. 방송 내용은 11월 27일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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