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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초고층 ‘재앙’도 함께 쌓나
개발 탐욕이 대형 재난, 농산물 파동 배경 아닌지
[두런두런경제] 제정임 박경철 조용래의 생생토크
2010년 10월 03일 (일) 19:03:16 안세희 기자 seheea@danbinews.com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한 주간 주목해야 할 뉴스들을 통해 한국 경제 를 진단해보는 생생토크 시간입니다. 이번 한 주는 한 포기에 만 오천 원까지 올랐던 배추 값이 화제였지만 어제(1일) 부산 해운대 초고층 오피스텔에서 난 불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습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어서 다행이지만, 우후죽순처럼 지어지고 있는 고층 빌딩들의 화재 안전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10월 첫째 주 생생토크 함께 해 주실 두 분, 국민일보 조용래 논설위원과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제정임 교수입니다. 어제 화재 사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용래(국민일보 논설위원): 4층에서 난 불이 약 15분, 20분 만에 38층 건물의 옥상까지 번졌다고 하죠? 낮에 벌어졌던 일이라 다행히 큰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밤이었다면 굉장히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제 교수님, 아무래도 고층빌딩의 안전 문제 짚고 넘어가야겠죠?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네, 38층짜리 건물의 불을 보면서 ‘대피 방법은 충분히 공지되어 있었을까’, ‘건물 지을 때 방재 설비는 제대로 했을까’, ‘고가 사다리가 13층 이상엔 닿지 않는다는데, 다른 진화 방법은 준비돼 있을까’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걱정하게 되더군요. 요즘 대부분의 주상복합 건물과 고층 오피스텔이 베란다가 없는, 유리로 연결된 외벽으로 되어 있는데, 이런 외벽들이 화재에 상당히 취약하다고 합니다. 전국적인 개발 붐의 여파로 지금 100층짜리, 80층짜리 등 초고층빌딩이 우후죽순처럼 건설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 방지에 충분한 대비가 되고 있는지 시급히 점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조위원님, 재난 방지 대책의 필요성을 한두 번 얘기한 게 아닐 텐데요.

: 지금 초고층 주상복합 시설 같은 것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지금 말씀 하신 것처럼 거기에 대해 소방법 등과 관련한 정확한 제도와 규칙 등이 정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비를 서둘러야겠습니다. 

: 40여 년 전 대연각 빌딩 화재가 생각이 나던데, 40년 전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되더군요. 또 하나의 걱정은 배추값 아닙니까? 제 교수님, 소비자는 비싸게 사는데 산지에선 헐값이라면서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유통단계 문제 가장 커 … 직거래 확산시켜야 

: 배추는 보통 평당 10포기 내외로 재배된다고 하는데, 산지에서 밭떼기로 팔리는 배추 가격은 평당 7천원 남짓이라고 해요. 배추 한 포기당 농민 손에 들어가는 것은 천원이 안 된다는 것인데, 소비자 가격은 지금 만원이 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유통 과정에서 누군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산지 배추는 1차 도매상이 사서 경매로 넘기고 2차 3차로 이어지는 다단계 유통구조를 거친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담합이나 매점매석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고요, 그래서 정부도 이번에 유통 부조리를 철저히 조사해 뿌리 뽑겠다는 얘길 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대형 마트들이 싼 값으로 배추 매입 계약을 해 놓고, 팔 때는 비싸게 팔았다고 의심하는데, 대형 마트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얘기하더군요.

: 조 위원님, 배추값이 올라서 광주가 고민에 빠졌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세계김치문화축제가 10월 23일 열리는데, 시식과 체험에 쓸 배추값을 당해내겠냐는 걱정이 크다고 하죠?

: 그렇습니다. 남도 음식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세계김치문화축제가 열리는데, 지난해는 10여개 참여 업체가 매일 700여 포기의 배추를 소화했고, 외국인 김치 담그기 대회 등에서 2000 포기 이상의 배추가 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배추값 때문에 과연 행사가 제대로 될지 상당히 걱정들 하고 있습니다. 행사 시작이 10월 23일이라 가을 김장 배추가 출하되기 직전인데,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일 수 있어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남도의 맛을 알리는 대표적 축제가 원만하게 진행이 됐으면 좋겠는데 걱정입니다.

: 광주의 김치 축제도 그렇지만,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주부모임이나 자원봉사단체 같은 곳에서 김장을 담아 독거노인 등 없는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많이들 하고 있죠. 그런데 이번 김장철에는 과연 그 재료값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고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 그런데 엊그제는 ‘양배추 김치’가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랐어요. 대통령이 ‘배추값이 비싸면 내 식탁엔 양배추 김치 올려라’ 하는 얘기를 한 것 때문이죠? 

: 요즘 양배추도 한 통에 만원 넘습니다. 그래서 이런 보도가 나가고 난 다음 트위터에서 큰 이슈가 됐죠. ‘너무 물정 모르고 얘기한다’는 것이 비난의 요지였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잘 모르고 그런 얘기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비서진이 가격 확인도 안 하고, 그러니까 물정도 모르고 눈치도 없이 언론에 홍보를 했다는 것이죠. 사람이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만, 왜 지난번에 화곡동 침수되니까 정부에서 ‘홍수피해를 감안해 반지하를 없애겠다’는 얘기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번 양배추 사건도 서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문제의 본질을 정공법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대응하는 집권층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 그 반지하 얘기를 뉴스에서 듣는 순간, ‘이러다간 서울 시내 빌딩 옥상에다 전부 옥탑방 지어라’하는 정책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더군요. 자, 문제는 대책인데, 제 교수님, 정부의 배추값 대책 중에 맘에 드는 게 있습니까?


   
: 지금 당장의 정부 대책은 ‘중국에서 배추를 들여오겠다’ ‘생배추 뿐 아니라 김치 수입도 늘리겠다’는 것인데,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연 중국산 배추가 위생적일까 ,품질에는 문제가 없을까 걱정이 됩니다. 몇 년 전에 ‘기생충 알’ 파동도 겪지 않았습니까. 또 농민 입장에서는 소비자 가격이 올라도 손에 들어오는 수입은 별로 느는 게 없는데, 중국배추까지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 거냐는 피해의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공급이 달려 가격이 오르면 정부가 수입을 통해서라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 한편으로는 당연한 처방입니다. 그러나 그런 손쉬운 해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아까 얘기한 것처럼 고질적인 유통 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죠. 매번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유통 구조를 개혁하겠다는 말은 하는데 늘 말만 되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매점매석이나 담합 등 폭리를 취하는 문제에 대해 이번엔 근본적인 수술이이 되어야겠습니다. 또 일부에서 4대강 사업 때문에 채소 재배 면적이 줄어들어서 배추값이 폭등했다는 얘기 있지 않습니까? 농림부는 ‘그게 아니다, 재배 면적 줄어든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명하는데, 진상은 더 알아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농지가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4대강이든 아니든, 재배 면적 감소 때문에 수급 불안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따져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농림부가 제일 많이 내세우는 것이 ‘기후 때문이다’ ‘기상 이변 때문에 작황이 나쁘다’ 인데 지난번 침수 피해 때도 얘기 했지만, 이런 기상 이변이라는 것이 지구온난화 시대에는 일상적일 것이란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수답처럼 농사를 하늘에만 의존해서 할 것이 아니라 기상 이변에도 견딜 수 있는 품종으로 개량한다든지, 저장 시설을 과학화한다든지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위원님, 이럴 때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배추값이 폭락하면 농민들은 배추 밭을 갈아엎어야 하고, 배추가 부족하면 정부가 수입을 늘리고. 이런 대책들은 농민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는 것 아닙니까?

: 그렇죠. 제 교수도 지적하셨듯이 유통단계의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도농간의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직거래를 더 확산시켜나갈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가락시장에서 뒷돈을 대서 가격을 올리고 한 행위들이 지난 7월인가에 적발된 일이 있는데, 유통 단계의 여러 가지 비리를 막아나갈 수 있는 장치, 이런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 해외에서 보면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라고 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특정한 장소에 농부들이 직접 지은 농작물을 싣고 와서 도시 사람들에게 파는 시장이 활성화돼 있죠. 우리도 농부들이 개인적으로 하긴 힘들 것이고,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서 직거래를 활성화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자 그럼 이번 주 주목받았던 뉴스를 정리해 보죠. 조위원님, 어떤 뉴스 꼽으셨습니까?

: 저는 날짜별로 세 가지를 생각했는데요, 우선 주초에 있었던 현대차 리콜사태입니다. 올해 미국에서 생산된 13만 9500대의 YF소나타에 대한 전량 리콜을 결정했죠. 다음으로 지난 28일 발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인데요, 그간 이 정부의 슬로건은 ‘친서민 공정사회’였는데 이번 예산안의 슬로건은 ‘서민 희망, 미래 동력’으로 레토릭(수사)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세 번째는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대기업, 중소기업 동반성장추진대책입니다.

: 제 교수님은 어떤 뉴스들을 꼽으셨습니까.

: 우리가 지금까지 얘기한 배추값 파동, 아무래도 저는 거기에 가장 눈길이 많이 갔고요, 내년 예산안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 방안, 이것은 조위원님의 의견과 같습니다.

: 그러고 보니 이번 뉴스는 다 비슷하네요. 저는 정부 예산안, 배추값 파동, 통신망 논쟁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 성장 대책 얘길 해보죠. 그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게 납품단가 문제인데요. 납품단가를 낮추려면 이유를 분명히 해라, 또 단가 조정 신청을 협동조합이 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죠? 조위원님,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갈등의 핵심이 납품 단가 문제죠. 중소기업 쪽에서는 원자재 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연동되어 올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납품단가 연동제를 하자는 것이 계속된 주장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나와서 일단 이것은 배제했습니다. 대신에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라는 것이 있는데, 이 제도를 활용하되 가격 협의에 대한 신청을 개별 중소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협회가 하도록 한다는 얘깁니다. 개별 기업이 대기업에 직접 가격협의를 신청하는 대신 협회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한다는 이야기죠. 근데 문제는 중소기업 협회가 신청은 하는데 가격 협상에는 실제로 들어가지는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면 처음엔 누가 신청을 했는지 몰라도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누가 어떤 내용으로 단가 조정 신청을 했는지 알려질 것 아닙니까. 그러면 힘이 약한 중소기업 입장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죠.

대기업 확장욕에 무너지는 중소기업 방치 못해 

: 제가 아는 중견 주물회사가 있는데요, 자동차 회사에 납품을 꽤 많이 하는 곳인데, 자동차회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올해 초에 이 회사는 적자가 나서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이런 구조, 정말 심각한 거죠. 제 교수님, 이번 대책에 보면 또 지난 2006년에 없어진 중소기업 고유 업종 제도가 되살아나는 내용이 있죠?

: 동반성장위원회라고 하는 민간위원회를 12월에 만드는데, 그 위원회에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고유 업종과 품목을 새로 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대기업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이행 실태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말씀하신 것처럼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부활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이 제도의 부활에 대해서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무너뜨려서 오히려 해당 업종 자체를 쇠락하게 만든다’는 반대 논리가 있는데요, 현실을 보면 중소기업이 먹고 사는 영역에 대한 대기업들의 무차별 진입, 왕성한 확장력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동네 수퍼들을 위협하고 있는 기업형 수퍼마켓 (SSM)이 그렇고, 최근에는 이마트에서 피자를 만들어 너무 잘 파는 바람에 동네 피자 가게는 다 죽었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대기업들이 현실적으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돈이 되는 곳이면 뛰어드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어떻고 하는 논리로 방치하기에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의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법적 강제력이 있는 건 아니고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정책이라 한계는 있는데, 이행실태를 점검해서 발표한다니까 대기업들이 압박은 좀 느낄 것입니다. 어쨌거나 사회적인 압력 때문에라도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고유 업종을 존중해 주고,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또 그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소비자의 이익을 높여준다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회적 압박을 동원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류에게 ‘선의’를 기대하는 것인데 이번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피자’에 대해서 보인 반응이 하나의 상징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상생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재래시장이 당신에게 해준 것이 뭐냐’고 되묻고,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느냐’는 말에 리트윗(추천)을 한다든지 하는 행동 말이죠. 사실은 시장 논리로 본다면 정용진 부회장의 말이 틀렸다고 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생, 그리고 독과점을 방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시장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원리로 보면 맞다고만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 그렇습니다. 우리가 게임을 하더라도 ‘핸디’를 주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직접 대결했을 경우에는 도무지 게임이 안 되는 경우 어느 정도 점수를 더 주고 시작하는 것이죠. 시장논리라고 하면 흔히 ‘완전 경쟁’을 생각하는데, 완전 경쟁이란 것은 이론에나 존재하는 것이지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고, 취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에겐 핸디를 줘서라도 먹고 살게 해 주는 것이 사회가 공정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죠.

: 특히 할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어머니가 다시 아들에게 가업을 승계한 재벌그룹의 3세가 이런 논지를 펴면 서민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마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그런 지적이 있을 때, ‘아 그런 측면이 있군요’하고 한 번 생각해보는 모습을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소비도 이념적으로 합니까’ 하며 맞받아치니까 반발이 있었던 거죠.

: 사실은 건강한 논의가 될 수 있는 좋은 화두였는데 아쉽습니다. 조 위원님. 말씀 나온 김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동반성장지수’를 만들어서 기업별로 공개하겠다는 것도 법적인 울타리로 강제하기보다는 사회적 압력 내지는 기업의 선의를 기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번에 나온 동반성장전략이라는 것이 주로 사후점검을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중소기업 지원체계가 원만하게 잘 됐는지 체크하고, 결과에 대해서 분기별로 평가를 해서 점수를 매기겠다는 것이 동반성장지수거든요. 여기선 협력사에 대한 동반성장 투자실적이라든가, 공정거래질서준수여부라든가, 중소기업 사업 영역을 침해하지 않았는지 등을 따지게 됩니다. 이것도 강요 비슷한 느낌을 분명히 주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미국 같은 곳에서도 예컨대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고 해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강제하는 사례가 있죠. 기업 내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 인종적 차별 등이 발견된다면 그런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에 일절 참여를 못 하게 하는 제도가 있거든요. 정부 발주량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게 기업에 실질적인 압박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도 이러한 지수를 구체적으로 평가해서 어떤 형식으로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부분이 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사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 마다 현실성이 없다 하는 비난만 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테고, 헌법 정신을 넘어서는 법을 마음대로 만들 수도 없으니까 조위원님 말씀하신대로 정부가 가지고 있는 실제적 레버리지를 행사할 수도 있겠군요. 제 교수님, 문제는 기업들이 이런 압력을 실제로 두려워해야 할 텐데, 스트레스 좀 받겠습니까.


   
; 아까 조위원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동반성장지수가 높은 기업은 정부발주공사에 참여시키고 낮은 기업은 안 시킨다는 것을 우리도 검토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또 동반성장추진상황을 점검해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민경제대책회의에 분기별로 보고하고 공표하겠다고 하니까 기업들이 어느 정도는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정부의 의지와 압력에 상당히 좌우되는 대책이라는 것이죠. 강제성, 지속성을 가진 법이나 제도가 아니고요. 우리가 많이 목격했지만 정부의 개혁의지가 어느 순간까지 고조되다가도 선거를 앞둔 시기 등 어떤 정치적인 격변기에는 또 재벌들과 타협을 하면서 이런 의지가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의지나 선언, 압력에 의존하는 정책이 과연 지속적으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 거냐에 대해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법과 제도를 통해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도 반환점을 돌았는데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이러한 말들을 실천에 옮겨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겠죠. 조 위원님, 그런 측면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간 힘의 비대칭을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를 깨면 독일의 ‘히든챔피언’ 일본의 ‘장수기업’의 장점을 결합한 ‘스몰자이언츠’가 나타날 수 있을까요?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1조 정도의 기업이 NHN과 웅진을 제외하고 생긴 적이 없는데, 새로운 스타터(창업기업)들을 기성 기업들이 중간에 꺾어 버리니까 그렇다는 지적도 많죠?

: 슬로건 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는데요, 당장 우리의 기업 환경이 새로운 기업이 탄생해 위로 솟구칠 수 만큼의 역동성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헤르만 지몬 이라는 경영학자가 말한 ‘히든 챔피언’은 우리 돈으로 한 해 매출 4-5조원 정도 되는 기업으로, 시장 지배력을 상당히 갖고 있는 기업인데, 이를 우리 경제에서 작은 기업이라고 하긴 어렵겠죠. 이런 것들이 탄생할 수 있는 풍토, 한국에서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일단 들고요, 그렇지만 이런 방향에서 목표를 세워놓고 중소기업에게 비전을 주겠다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까 제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이 문제가 지금 중심 화제가 되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현대리콜사태, 품질 부분을 점검하는 계기돼야 

: 다음으로 현대차 리콜사태를 짚어보죠. 조위원님, 어떤 상황입니까?

: 미국의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YF 소나타’인데요. 거의 14만대 정도가 리콜 대상이 됐습니다.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에 소비자가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이죠. 운전대의 작동 방향을 움직이는 연결고리에서 볼트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의 문제인데, 사소하게 볼 수도 있지만 운전대에 문제가 있으면 방향이 흐트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미국 당국이 이 문제를 지적했을 때 현대자동차가 적극적으로 리콜 선언을 한 것은 잘 한 것이라고 봅니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는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은폐하고 소비자 탓으로 돌렸다가 큰 곤욕을 치렀죠. 다만 현대도 도요타의 실패에서 배울 것이 있는데요, 도요타가 대량 리콜을 불렀던 배경에는 단기적으로 해외 생산을 엄청나게 늘린 사실이 있습니다. 2010년까지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2008년에 이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했고, 품질관리를 제대로 못했던 것이죠. 현대 자동차도 지난 최근 몇 년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 도요타의 전철을 밟은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서 품질 부분을 적극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바로 내년 정부 예산으로 넘어가죠. 이번 발표와 관련해서 복지 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크던데요. 

: 어떤 언론은 ‘복지 예산 사상 최대’라고 보도했고, 다른 언론에서는 ‘복지 예산 증가폭 둔화’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복지 재정이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시각차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복지 예산 대폭 증액이란 말은 허구다’라고 비판하는 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복지지출이 국내총생산(GDP)대비 20% 정도인데, 우리는 9~10%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이걸 계속 올려가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데, 지난 정권에서는 연 10% 이상 증가하던 복지 예산이 2010년 8.9%로 둔화됐고 이번 예산에선 6.2%에 머물렀거든요. 복지국가로 향하는 걸음이 느려졌다는 비판이죠. 복지지출증가액도 5조 1천억 원이라 굉장히 많다고 평가하는 쪽이 있지만 자세히 따져보니까 기초노령연금 실업급여 같은 경직성 지출이 많은 것이지 실제로 새로운 복지를 확충하는 예산은 육아수당 등외에는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농어민지원, 무상급식지원 같은 것은 깎이거나 반영되지 않아 ‘친서민에 역행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반면 4대강 예산 같은 것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증폭되어 책정됐기 때문에 ‘이게 과연 제대로 짜여진 서민희망 예산인가’ 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 우리나라가 많은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지만 2만 불 시대로 넘어가면서 겪어야 할 진통이란 생각도 듭니다. 지금까지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제정임 교수, 국민일보 조용래 논설위원이었습니다. 두 분 감사합니다.

정리/안세희 기자


*이 기사는 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와 제휴로 작성됩니다. 분량상 일부 내용은 생략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10월 2일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에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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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모 (112.XXX.XXX.108)
2010-11-03 23:25:22
경제적으로나 삶의 질 면에서나 초고층은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단지 단위 면적에 공간을 많이 만드는데, 그것이 마감재 등이 비싸서 더욱 비싼 건물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완전...경제논리...ㅋㅋㅋ

현대차는...제발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대한민국에도 보급해 줘야 한다...국외제품이 더 나으며 질이 좋은 이유는 뭘까...한심함.ㅋㅋ

뭐하는 건지 도대체 어디를 기준잡고 사람들이 물건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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