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화옹에 대규모 수출용 토마토 온실 조성
대책위 "일부만 내수 풀려도 가격 폭락" 주장

전국 토마토 농가들이 토마토 농사에 뛰어든 대기업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전국토마토생산자 대책위원회는 5일 세종시 농림수산식품부 건물 앞 공터에서 “대기업 동부그룹 동부팜한농의 토마토 농사가 영세 토마토 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동부그룹 토마토 생산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날 정부청사 앞에는 경기·전북·충남·경남· 부산 등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민 1000여명이 모였다.

동부그룹 소속 동부팜한농은 올해 봄부터 경기 화옹간척지 화옹지구 유리온실에서 일본 수출용 토마토를 대규모 생산할 계획이다. 농민들은 동부그룹이 생산한 토마토가 수출시장을 놓고 기존 농민과 경합할 수 밖에 없으며 일부가 내수시장에 풀리게되면 토마토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임준택 전국토마토생산자 대책위원장은 “대기업의 농업회사가 첨단시설과 대규모 온실을 갖추고 생산, 가공, 포장, 유통까지 해서 내수시장을 유린하면 우리 300만 농민들은 대기업 하청 농업 노동자로 전락하게 된다”며 “영세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농업 생산 기반 붕괴를 촉발하는 대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충남 보령에서 1200평 토마토 농사를 짓는 이상재씨(50)씨는 “동부그룹이 논산 유리온실에서도 토마토 농사를 짓는데 시중에 토마토 물량이 많아지다보니 5㎏에 3~4만원했던 토마토가 이젠 2만원밖에 안 된다”며 “동부가 화옹간척지에 이어 새만금에도 유리온실을 지으려고 하는데 토마토 농사를 이렇게 넓히면 기존 토마토 농가들은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온 최성환(66)씨는 “동부한농에서 공급하는 농약, 수정벌까지 토마토 농사를 짓는 우리가 사 주는데 동부그룹이 이젠 토마토 농사까지 들어와 촌사람 다 죽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농업에 뛰어들어야 우리 농업이 산다고 하는 도시 사람들 말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대기업에 밀린 농민들이 다른 작물로 몰리면 가격 폭락으로 모두 망한다. 이건 농업을 키우는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 측은 “화옹지구에서 생산하는 토마토는 일본 수출용이기에 내수시장을 어지럽히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토마토 재배농가와 함께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토마토 재배기술 및 종자 보급 등의 역할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이재덕 기자가 <경향신문>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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