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런두런경제]해외여행 회복세는 아직, 농어촌 체험 관광 활기.... ‘7말 8초’ 2주 피서객 집중

각급 학교의 여름 방학과 함께 본격척인 휴가철이 시작됐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지루한 장마, 빨리 떠나고 싶으시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맞이한 이번 여름휴가는 예년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유쾌한 리서치 이번 주는 시민들의 휴가 계획을 물었습니다.

차미연(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번 조사에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했나요?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3949명입니다. 지난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전화자동응답과 인터넷조사를 통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은 2069명, 남성은 1880명입니다.

대다수가 5일 이하 휴가, ‘느긋한 여행’은 어려워

차: 먼저 올 여름 휴가일수가 며칠이나 되는지 여쭤봤죠?

제: ‘3일 이하’라는 응답이 전체의 36.2%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4~5일’이 35.6%여서  전체의 71.8%가 닷새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대다수가 ‘느긋한 휴가’를 즐기기는 어려운 형편이라는 얘기겠죠? 이어 6~7일이 11.2%, 8일 이상 꽤 길게 가시는 분들이 10.2%였고, 휴가가 없다는 응답도 6.9%가 있었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휴가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소득이 낮을수록 ‘휴가가 없다’는 응답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의 경우 휴가를 못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차: 휴가가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여러분은 휴가 기간 중 피서 계획, 즉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습니까”하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제: ‘그렇다’는 답이 69.1%, ‘아니다’가 8.2%, ‘아직 잘 모르겠다’가 22.7%로 나타났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피서계획이 있다는 응답 비중이 높아지고, 낮을수록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는 응답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인기 피서지는 ‘산과 계곡’ 그리고 ‘동해안’  

차: 다음으로, 올 여름 피서지는 어디를 생각하고 있는지 여쭤봤죠?

제: ‘산과 계곡’을 꼽은 분들이 30.7%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동해안’이 21.5%, ‘가족이나 친지 집’이 13%, ‘서해안’이 9.2%, ‘남해안’이 8.1%였습니다. 비용이 비교적 많이 드는 ‘제주도’는 5%, 해외여행은 3.9%, 기타 8.6%였습니다. 아무래도 소득이 높을수록 제주도나 해외를 택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차: 가족의 휴가 비용으로 얼마를 예상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드렸는데요.

제: ‘10만 원에서 30만 원’이라는 응답이 43.6%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30만 원에서 50만 원’이 27.4%, ‘10만 원 이하’ 12.1%, ‘50만 원에서 100만 원’ 11.7%, ‘100만 원 이상’ 5.3%였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휴가비 규모도 커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뭐 자연스런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차: 마지막으로 올해 휴가 비용을 예년과 비교하면 어떤지도 여쭤봤죠?

제: ‘비슷하다’가 50.9%로 절반가량이었습니다. ‘늘었다’가 26.1%, ‘줄었다’가 23%로 늘었다는 응답이 약간 더 많았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휴가비가 줄었다는 응답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차: 저희 <손에 잡히는 경제>가 지난 2007, 2008, 2009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조사를 한 일이 있는데요, 그 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제: 여름휴가 비용은 과거 3개년에도 ‘10만 원에서 30만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와 올해와 큰 차이는 없었고, 피서지도 ‘산과 계곡’이 가장 선호도가 높고 이어 ‘동해안’ ‘가족 친지집’ ‘서해안’ ‘남해안’ 등의 순서로 나온 것이 비슷했습니다. 다만 해외여행이 지난 2007년 5.2%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에 4.5%, 2009년에 2.7%로 줄었다가 올해 3.9%로 소폭 늘어난 것이 눈에 뜨입니다. 하지만 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은 위축된 수준이죠. 제주여행도 2007년 5%에서 2008년과 2009년 각각 3.9%와 4.4%로 약간 줄었다가 올해 다시 5%로 늘어났습니다. 경기회복과 함께 비용이 많이 드는 여행 수요가 약간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전년 대비 휴가 비용과 관련해서는 2009년의 경우 ‘줄었다’는 응답이 42.4%로 가장 많았는데, 올해는 비슷하다가 50.9%로 가장 많고 줄었다는 응답은 23%에 그쳤습니다. 휴가비 예산에도 경기회복 분위기가 약간 반영됐다고 하겠습니다. 

 

 

해외여행 주춤한 새 연 3백만 명 농어촌 체험 

차: 휴가비 예산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어난 경우가 77%로 씀씀이가 조금 살아나는 분위기 같은데요, 관광 외식업계, 올 여름을 좀 기대해도 될까요? 

제: 네. 2009년의 경우 휴가비가 ‘전년도와 비슷하다’가 32.5%, ‘늘었다’가 25.1%에 그치고 ‘줄었다’는 답이 42.4%나 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씀씀이가 나을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추산에 따르면 올 여름에 우리 국민이 지출할 총 휴가비용은 2조8천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 가족 당 휴가예산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커지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그렇게 큰 폭의 회복을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겠죠.

차: 경기침체와 함께 최근 2~3년 사이 해외여행 분위기가 주춤해진 반면, 농촌체험 같은 비교적 저렴하고 교육적 의미도 있는 휴가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죠?  

제: 네. 농림수산식품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향토 관광자원을 개발하면서 농어촌 마을 체험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730여 곳에 농어촌 체험마을이 있어서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여행객의 10%에 해당하는 3백만 명이 체험마을을 다녀갔다고 하네요. 바닷가 어촌마을의 경우 밤에 횃불을 들고 낙지와 게 등을 잡는 ‘홰바리 체험’ 같은 것도 가능하다니 이런 곳에 가시면 아이들에게 신나는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겠습니다.

법정 휴가 다 찾아 쓰기, 연중 분산 휴가 바람직 

차: 그런데 우리나라 휴가철의 문제는 학교 방학 등에 맞추느라 너무 7월말 8월초에 몰린다는 것인데, 올해도 성수기의 교통 혼잡과 바가지 상혼, 비슷할 것 같죠? 

제: 한국교통연구원조사를 보면 올 여름 휴가를 떠나는 시기가 7월 24일에서 8월 6일 두 주일 사이에 71%가 몰릴 것이라고 합니다. 하루 평균 8백84만 명이 이동한다고 하네요. 아이들 학원 방학이 이 기간에 몰려 있는 것과 관련이 큰 것 같습니다. 좁은 국토에 엄청난 인구가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교통이나 숙박시설의 혼잡, 바가지 상혼으로 즐거운 휴가를 망치는 경우도 적지 않죠. 휴가를 가급적 4계절 연중으로 분산해서 쓰고, 휴가 지역도 국토 곳곳으로 다양화할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연간 휴가가 대부분 일주일 이내로 짧다는 것도 성수기에 휴가가 몰리게 되는 원인인데요, 법정 휴가를 제대로 찾아 쓸 수 있는 풍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 기사는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와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7월21일 손에 잡히는 경제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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