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사학자

에릭 홉스봄

에릭 홉스봄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마르크스주의 사학자로 지난 10월 1일 폐렴으로 영국 런던에서 별세했다고 유족들이 밝혔다. 향년 95세. 홉스봄은 세계 자본주의의 형성과 발전이 진행된 ‘장기 19세기’를 탐구한 명저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3부작과 격변의 ‘단기 20세기’를 관찰자로서 적은 <극단의 시대>를 비롯한 3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냉전 이후 자본주의의 독주 속에서도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상으로서 급진적 공산주의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학자였다.

대표작인 ‘시대’ 3부작에서 홉스봄은 정치혁명인 프랑스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을 현 자본주의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이중혁명’으로 이름짓고, 이를 통해 유럽의 현대화가 이뤄졌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이 같은 이중혁명이 진행된 1789년 프랑스혁명에서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기간을 ‘장기 19세기’로 정의했다. 또 그가 주도한 단행본 <만들어진 전통>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대부분은 근대 국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그들이 창안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통찰을 보여줬다.

많은 동료학자들과 달리 홉스봄은 소련이 1956년 헝가리 봉기와 1968년 체코 ‘프라하의 봄’을 유혈진압하고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점으로 옛 소련 체제가 붕괴한 이후에도 공산주의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견해를 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전체주의로서의 공산주의를 옹호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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