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202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장 풍경

[앵커]

따뜻한 어제와 다르게 다소 쌀쌀했던 오늘,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번째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있었습니다.

방역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익숙해졌고, 작년처럼 수능이 연기되지는 않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중요한 시험을 치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충북 제천의 수능 시험장들 표정을 저와 조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날이 다 밝지 않은 이른 아침, 시험장인 제천여고에 학생들이 들어갑니다.

긴장한 듯, 부모님 차에서 내려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응원을 나온 선생님과 조심스레 인사를 나눕니다.

선생님에게 시험을 못 보겠다며 투정을 부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못 보겠어요, 집에 갈래요. 아냐, 아냐. 얼른 들어가. 파이팅!]

입실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교사들은 아직 오지 않은 수험생들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걸고,

[빨리 와, 시간 얼마 안 남았어.]

가까스로 도착한 학생은 헐레벌떡 시험장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마스크를 쓴 채로 보는 수능에 부모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황시형(55·수험생 가족): “올해는 (공부를) 혼자 하면서 마스크를 쓰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고, 어디 가서 밥 먹는 것도 힘들었고… 그걸 이겨내고 왔다는 거에 축하를 해주고 싶고 오늘 자기 실력을 다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주원 기자가 찾아간 제천고 시험장에서는 시험도 추억이라는 듯, 친구들끼리 모여 시험장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수험생도 있었습니다.

[잘생겼다, 파이팅!]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교육부 권고대로, 후배들의 응원으로 떠들썩했을 교문 앞은 올해도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대신 평소 수험생들을 지도했던 교사와 지역 주민들이 학생들을 응원했습니다.

시험지구가 하나로 묶여있는 제천과 단양에서 올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모두 994명이었고, 수능 당일인 오늘까지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는 없었습니다.

[신경철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제천·단양 시험 지구에는 자가 격리 학생이나 확진자 학생이 다행히 없고요. 특이 사항 보고는 아직 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능 시험이 끝나기도 전에, 제천여고 교문 앞에는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 수십 명이 모였습니다.

시험지 검수가 늦어지면서 수험생들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수험생을 기다리던 한 여성이 쓰러져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뒤늦게 시험장 밖으로 달려 나온 수험생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다리던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친구와 가족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수험생도 있었습니다.

[정혜성(20·수험생):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끝났다는 게. 어제 생일이었는데 (친구들이) 와서 이렇게 해줄 줄 전혀 몰랐거든요.”]

[정세진(19·수험생): “일단 좀 후련해요. 지금까지 3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배워왔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후련합니다. (마스크는) 살짝 답답하긴 했는데 추후에 면접 보러 갈 거 생각해서 방역수칙 잘 지켜서 수능에 임했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비대면 수업에 들어갔던 고3 수험생들은 다음 주부터 전면 등교를 재개합니다.

단비뉴스 조한주입니다.

(영상취재: 조한주 김주원 기자 / 편집: 조한주 기자 / CG: 조한주 김주원 기자 / 앵커: 김주원 기자)


편집: 김대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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