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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전환
[단비발언대]
2021년 07월 26일 (월) 01:01:25 김대호 PD daeho1218@semyung.ac.kr
   
▲ 김대호 PD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원자력 제로’를 목표로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노후원전 수명연장 중단, 월성1호기 폐쇄, 신고리5·6호기 공사 중단 등이 포함됐다. 그는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 참석해, “탈원전·탈석탄 시대와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신고리5·6호기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를 추진했지만, 건설 재개로 의견이 모아졌다. 2018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서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뤄내야 할 과업이지만,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의견 대립과 갈등이 생긴다. 폭염에 전력예비율이 떨어지자 정부는 일부 원전의 재가동에 나서고 있다. 나는 원전을 통해 탄소중립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전환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 23일 발전을 재개해 24일 정상 운전 출력에 도달한 월성원전 3호기. 최근 폭염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정비 등으로 인해 정지 중이던 원전 3기(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의 정비 일정을 앞당겨 조기 투입했다. ⓒ 연합뉴스

태양광∙풍력 발전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폭이 매우 크다. 이러한 간헐성 때문에 설비용량에 견주어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의 평균 이용률은 15%, 풍력은 23% 수준인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려면 이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발전을 병행해야 한다. 석탄과 원전은 24시간 연속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내 대표 기저 전원이다. 원전이나 석탄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80% 이상이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며 ‘독일도 탈원전을 한다”며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탄원전 정책을 따라가는 데는 비용이 너무 든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올인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치렀고, 그 결과 전기료가 폭등해 2017년 가정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398원으로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비싸다. 

물론 원전 대신 석탄발전소를 많이 지으면 또 다른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독일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하지만 독일은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주범으로 지목된다. 신재생에너지를 늘린다고 석탄발전이 항상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햇볕과 바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2017년 1월 24일 아침 7시 햇볕도 바람도 없는 순간인 ‘둥켈훌라우테(Dunkelflaute)’가 닥쳤다. 전력수요는 70기가와트(GW)에 이르렀지만 그 시각 풍력발전량은 0.8GW, 태양광은 0GW였다.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아무리 늘려도 그것을 백업하는 석탄발전소를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원전과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에너지 이중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미∙영∙독∙프∙일 서방선진5개국과 중국∙한국 등 주요 7개국 중 한국과 독일을 뺀 5개국은 원자력 발전이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 원전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석탄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활용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탄소 배출량도 줄인다는 전략이다. 주요국들은 대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동시에 늘리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세계적인 흐름과 반대로 탈원전을 하는 대신, 석탄발전과 원전을 대신할 징검다리 에너지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택했다. LNG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며, 발전단가가 비싸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LNG 의존도가 높아지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불안정성이 커지고, 전기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태양광은 보급을 늘릴수록 중국산 수입이 늘고, 풍력발전을 늘릴수록 유럽산 수입이 느는 구조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은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현재 자급률이 5%로 줄어든 상황에서 더 감소할 가능성만 증가시키는 꼴이다.

결국 현 기조를 유지해 에너지 전환을 한다면, 그에 따른 비용을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독일 국민은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쳤고, 기꺼이 탈원전 방향에 동의했다. 독일의 전기요금체계에는 재생에너지 비용을 얼마나 부담할지 국민이 선택하도록 하는 ‘그린프라이싱’이라는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 요금에는 이런 비용이 부과되지 않는다. 집집마다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설치하고, 전기요금도 지금보다 2~3배 더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러한 문제에 관해 사회적 합의를 구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은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발전단가를 낮추려는 노력,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탈원전’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


편집 : 최은솔 기자

[김대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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