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국인의 거리에서 29일 지구촌 세계문화축제 개막

토요일인 29일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인 거리로 꼽히는 용산구 이태원이 평소보다 훨씬 떠들썩해졌다. 녹사평역에서 해밀턴호텔까지, 이태원의 주 도로에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아세안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용산구가 후원하는 제 10회 이태원 지구촌 세계문화축제가 개막됐기 때문이다.

오후 3시, 거리 퍼레이드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기수단, 고적대, 세계전통의상 쇼, 태권도 시범단, 어린이난타, 풍물패 등 1,500여명이 참가한 퍼레이드는 한강진역 근처 이태원 동문 아치를 출발해 해밀턴 호텔을 거쳐 녹사평역 부근 서문 아치에 이르기까지 총 1.3km 구간에서 대장관을 연출했다.

 

▲ 이태원에서 외국인 기악대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윤지원

▲ 사람들의 이목을 끈 중국 전통 사자 춤 공연. ⓒ윤지원

특히 행진 초반부에 태권도시범단이 보여준 격파 시범이 큰 호응을 얻었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용산구 태권도시범단은 검은 띠를 단단히 메고 공중 발차기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다.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송판이 깨질 때 마다 모여 섰던 수백 명의 관중들이 환호와 박수 갈채를 보냈다.

▲ 용산 태권도 시범단이 공중 격파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윤지원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길거리엔 각국의 음식을 파는 25개의 부스(천막)가 성황을 이루었다. 터키와 브라질의 바비큐 요리, 아메리칸 샌드위치 등 9개국 음식이 평소보다 싼 값에 고객을 만났다. 이날 축제 참가자의 약 40% 정도는 외국인이었는데, 한국 음식 중 외국인의 눈길을 가장 뜨겁게 붙잡은 것은 다름아닌 산낙지였다. 물 탱크에서 움직이는 산낙지를 고무장갑 차림의 판매원이 직접 꺼내 그 자리에서 숭덩숭덩 자르는 모습을 많은 외국인들이 놀란 표정으로 사진기에 담았다. 한국인 관람객들은 케밥 등 평소 자주 맛보지 못했던 외국 음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됐다는 미국인 대니씨(25•여)는 “친구가 알려줘서 왔는데 정말 재미있다”며 “특히 공짜로 가훈을 써 주는 코너에서 한글로 써 준 붓글씨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우연히 이태원을 찾았다는 이광태씨(59)는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에게 잘 알리고 우리도 다른 나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행사라 참 좋다”고 말했다.

▲ '이태원 지구촌 & 세계 문화 축제'에서 브라질 꼬치 요리. ⓒ윤지원
▲ 라오스 전통 의상을 구경 중인 외국인들. ⓒ윤지원

이번 축제는 다음달 6일까지 9일간 계속된다. 세계 각국의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세계음식체험 부스는 30일로 끝나지만 전통악기 연주, 캐리커처(인상스케치) 그려주기, 인디밴드와 비보이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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