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큐영화제 22일 파주서 개막...전시․공연 등 축제 분위기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를 사이에 두고 북한 땅과 맞닿은 경기도 파주에서 지난 22일 제3회 디엠지(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개막됐다. 경기도와 파주시가 ‘분단과 분쟁의 현장을 소통과 만남, 화해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 개설한 이 영화제는 올해 ‘평화, 생명, 소통의 DMZ’를 내걸고 오는 28일까지 파주시내 극장 씨너스이채와 파주출판단지 등에서 국내외 감독들의 101개 다큐멘터리 작품을 상영한다.

▲ DMZ포스터와 로고.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자연다큐, 학생참여다큐 등 풍성

영화제에서는 지난 23일과 2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주최한 ‘2011 기아체험24시간’과 25일 열린 DMZ 평화자전거행진, 26일의 ‘DSLR로 다큐 제작하기’ 강연(안재민 촬영감독, 떼아뜨르 달리) 등 다채로운 행사들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행사 기간 중 씨너스이채 부근의 ‘DMZ 문화의 거리’에서는 DMZ에서 서식하는 곤충의 표본 전시회와 노래, 댄스 등의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다. 

▲ 다큐멘터리를 상영한 경기도 파주 씨너스 이채점. ⓒ 이슬기

올해 영화제에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 DMZ 원시생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자연다큐멘터리’ 섹션이 신설됐다. 이 섹션에는 물이 부족한 건기에 이동하는 맹수와 인간의 충돌을 다룬 마이크 버크헤드 감독의 <아프리카-물의 전쟁>과 알프스 고공을 나는 야생 독수리의 모습을 여러 해에 걸쳐 담아낸 장 미셸 버트랑 감독의 <고공비행(Flirting with Heights)> 등 6개 자연다큐가 출품됐다.

▲ <아프리카-물의전쟁>, <고공비행> 화면 캡처.

기존의 국제 및 국내경쟁 부문 외에 학생경쟁부문을 신설, 20세 미만의 중고생․청소년들이 제작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한 것도 올해 영화제의 특징이다. 청소년의 성 문제를 다룬 박가영, 유석현 감독의<불편한 시선, 불편한 진실>과 대학입시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이면을 그린 신지훈 감독의 <철새(귀소본능)>등 6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참여 범위를 이렇게 확대하면서 올해 초청작 수는 지난해의 74편에서 101편으로 크게 늘었다. 주최 측은 양적․질적으로 풍성한 영화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 개막작 <재앙의 묵시록>화면 캡처. 주인공 비비골과 그의 아들.

개막작 <재앙의 묵시록> 비롯해 연일 매진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안토니 버츠 감독의 <재앙의 묵시록(After the Apocalypse)>이 상영됐다. 버츠 감독은 핵실험 피해로 유전자 이상 증세를 보이는 카자흐스탄 세미팔라틴스크 주민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특히 기형적인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 온 ‘비비골’과 그녀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핵실험이 인간에게 초래할 수 있는 재앙을 생생하게 고발했다.  기형아 출산을 둘러싼 환자와 의사간의 대립도 조명했다. 상영 후 감독과 관객의 대화시간에서 일부 관객은 ‘방사능의 위험 뿐 아니라 의사와 환자의 권력관계에도 초점을 맞춰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재앙의 묵시록>은 구소련에 관한 영화들을 만들어온 버츠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2010년 체코에서 열린 국제인권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원월드미디어상’에 노미네이트(후보지명)되기도 했다.

개막작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의 표가 매진되는 등 관객 반응이 뜨거운 편이어서 관람을 희망하는 영화팬들은 예매를 하거나 홈페이지(http://dmzdocs.com)에서 매진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가는 경우 지하철 6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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