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인터뷰]가족영화 <챔프>개봉 앞둔 영화배우 차태현

▲ <챔프>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이승호 역할을 맡은 차태현.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오마이스타

충무로에서 차태현 하면 흔히들 말하는 공식이 있다. 아이와 그가 만나면 해당 영화는 꼭 흥행한다고. 연예인 데뷔 16년 차를 향해 가는 차태현이 맡은 작품은 이번에도 가족 영화였다. "요즘 애 보느라 바빠요. 유치원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말이죠."라며 근황을 전하는 그. 하기야 이보다 더 지금 현재 가족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가 어디 있을까.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방송출연에 여러 인터뷰에 한창 바쁜 그였다. "아유 자꾸 할 얘기 없는데 나오라네요"라고 하면서도 그가 나타났다하면 어디서든 웃음이 빵하고 터지곤 했다. 영화 <복면달호>를 통해 인연을 돈독히 맺은 이경규에 대해서 "꼬꼬면을 아직 먹어보진 않았지만 그 돈으로 영화에 투자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익살맞게 말하는 모습에서 여전히 건재한 그의 입담을 실감할 수 있었다.

차태현과 아이가 만나면?  '흥행'가족영화

차태현은 이번 영화 <챔프>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역할을 맡았다.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그에게 남은 가족은 하나밖에 없는 딸 예승(김수정 분)이 뿐이다. 이 둘을 중심으로 말과 주변 인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도전의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 이번에도 가족영화다 이제 슬슬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을까?

"결혼하니까 멜로에 대한 욕심은 크게 안 생기더라. 그런데 하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독고진까진 아니더라도 그런 류의 인물을 하고 싶은데 뭐 잘 들어오는 것 같지도 않고. 에휴. (웃음) <과속스캔들>도 있고 아이와 내가 항상 같이 있더라. 요즘 들어오는 대본이 다 그렇다. 감동적이면서 아이가 관련되어 있어서 그렇다."

- 그만큼 가족영화가 차태현이란 배우의 현재 위치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헬로우 고스트>를 하면서 처음엔 이상한 가족 영화라고 생각했다. 흥행은 무슨 흥행? 제작사 쪽에선 3백만 예상했는데, 3백은 무슨 2백은 볼까 했지. 그런데 후시 녹음할 때 보니 이게 빵빵 터지더라. 그동안 영화가 언론에 홍보도 안 됐고 이거 나 혼자라도 나가서 해야겠고 그러다 영화가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

그 영화 덕분에 다른 영화관계자들에게도 '아! 입소문이란 게 큰 역할을 하는 구나'라는 인식이 퍼진것 같다. 예전엔 극장에서도 영화 걸린 지 일주일 지나면 막 내리고 했는데 이젠 바로 내리진 않게 되었다."

▲ 영화 속 한 장면. 웃음 코드 가득 담은 제주 기마 경찰대 F4와 차태현의 모습. ⓒ 쇼박스

- 혹시 같이 개봉하는 작품 중에 경쟁작이라 생각하는 게 있을까?

"아무래도 위협적인 것은 <가문의 수난>이겠지? <챔프>는 감동 시리즈니까 관객들에게 가족 영화스러움을 잘 어필할 것 같다. 경주 장면에 심혈을 많이 기울였다. 편집하기 직전부터 작품을 좀 봤는데 고생한 것 보다 더 잘 나온 거 같다. 외국영화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감동과 볼거리가 많다. 또 이 영화가 CG를 안 써서 배우들 죽자고 고생시켰는데 이거 이거 아주 안 좋은 방식이다. 하하! 배우들이 몸으로 더 뛴 만큼 생동감이 느껴질 것이다."

- 이번 영화에서도 OST를 직접 불러 화제다. 가수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노래 제일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더라. 처음부터 가수가 목적은 아니지만 가끔 OST에 참여하거나 영화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참여하고 싶다. <복면달호>를 좋아하는 이유도 영화를 하면서 노래를 편하게 부를 수 있었으니까. 하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배우, 차태현

▲ 지극히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한결 같을 것이다. 아이를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 옷을 입히다가 우연히 티비에 나온 가수 션의 아들의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접기도 했다고. "내 눈에만 이뻐 보이는 건 다 똑같겠죠?"라며 웃는 차태현이었다. ⓒ 오마이스타
영화에 주로 그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차태현에게 드라마 역시 배우 인생의 한 축이었다. 그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던 <젊은이의 양지>에서부터 <파파>(1995) <첫사랑>(1996) 그리고 <종합병원>(2008)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드라마 배역을 맡아 왔다. 스크린와 브라운관 모두 그 입지를 갖고 있었던 셈이다.

- 연예계 입문 16년 정도를 돌아보면서 나름 시기를 구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엽기적인 그녀>를 찍었던 당시 2, 3년은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는 위기까진 아니겠지만 좀 침체기? 일이 아주 없진 않았지으니까. 그리고 결혼 이후에 <복면달호>를 하면서 스물 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약간 이상한 방향으로 올라온 것 같기도? 하하."

- 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분명 남다를 것 같다.

"본래 의학 드라마를 즐겨본다. 한국 드라마 중엔 <신의 눈물>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 보고 또 보고 한다. <종합병원2>를 찍을 당시엔 '이제 드라마는 종합병원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3편이고 4편이고 계속 시리즈물로 나올 줄 알고... 뭘 몰랐던 게지 하하. 영화도 시리즈 물 중 그 내용이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

- 혹시 시트콤 생각은 없는가? 후배이자 동료인 박하선씨도 이번에 <하이킥3>를 하게 됐지 않은가?

"오! 시트콤? 나쁘지 않다. 어릴 때 한 번 하긴 했는데. 그땐 뭐 시키니까 안 하고 자시고 없이 했지. 그러고 보니 시트콤 별로 생각을 안 해봤네? (잠시 생각한 후) 그런데 사람들이 별로 좋아할 것 같진 않다. 하하."

- 드라마에 대한 나름 애정이 있는데 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말도 나오고 있다. 혹시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면?

"촬영현장이 개선 안 되더라. 시청률을 없애야지. 에효. 그래도 내가 드라마 할 때 시청률이 4, 5프로 나와도 분위기는 좋았다. 분위기를 스스로 띄우려고도 했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말도 붙이고 그랬다. 그게 주연배우가 할 몫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릴 때는 주연배우가 힘들었다. 그런 걸 하기 애매했으니까.

지금은 그게 당연한 몫인 거 같고 그래서 드라마가 더 힘들 수 있겠구나 생각하기도 한다. 감독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주연 배우가 할 수 있는 게 또 다른 면에서 있다고 생각한다.

- 좋은 작품으로 TV에서도 만났으면 좋겠다. 혹시 <챔프> 보기를 망설이는 팬 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뭐 내가 이리 말한다고 될까? 하하. 요즘은 재미가 없으면 영화를 안 보는 시대다. 그만큼 관객들 수준도 높아졌고 말이다. 한국영화 많이 나오고 있는데 서로 경쟁하는 게 힘들 때가 있다. 이번 추석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극장에 좀 나와 계셨으면 좋겠다.

아침에 영화 하나 보고, 점심 때 다른 거 보고 이렇게 말이다. 하하. 영화들이 서로 잘 나오면 그렇게 하시겠지. 잘 나오도록 하는 게 또 배우들 몫이고 하니 잘 해야겠다! 우리나라처럼 관객 분들이 극장에 많이 가는 나라가 없으니까."


* 이 기사는 <오마이스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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