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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공연 끝난 후 그들이 향한 곳은
[JIMFF] 텐트 2백 개로 숙박난 해결, 낭만 넘치는 캠프촌
2012년 08월 13일 (월) 21:23:51 정혜정 기자 smse7728@naver.com

지난 9일 시작된 제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MF)는 매일 밤 영화 한 편과 뮤지션의 라이브 무대로 구성되는 [원 썸머 나잇]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11일은 ‘힙합 나잇’이었다. 국내 개봉을 앞둔 <스텝업4: 레볼루션>(Step Up Revolution) 상영에 이어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와 박재범의 공연이 청풍호반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다. 공연이 끝난 시간은 밤 11시. 아쉬움 속에 뿔뿔이 흩어지던 약 3200명 관중 가운데 수백 명은 셔틀버스를 타고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 충북 제천시 고암동 모산 비행장에 마련된 JIMFF 캠프촌. ⓒ 정혜정

화장실, 샤워장 갖춘 깔끔한 텐트촌

이들이 버스로 30분쯤 걸려 도착한 곳은 청풍호반에서 약 25km 떨어진 JIMFF 캠프촌. 충북 제천시 고암동의 모산비행장 활주로 부지 27,000㎡(약 8,000평)에 4인용 텐트 200동이 설치돼 있다. 짧은 기간 진행되는 영화제를 위해 숙박시설을 늘릴 수 없는 형편이라 주최 측이 고심 끝에 올해 처음 시도한 ‘대안 숙소’다. 이날 밤, 1동 당 4명까지 수용 가능한 텐트는 200동 모두 가득 찼다. 평일에는 보통 70~130여 개 텐트가 손님을 맞고 있다.

이 캠프촌의 텐트는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가 무상 임대하고 천막업체 모던탑에서 설치를 맡았다. 코오롱은 영화제가 끝난 후 중고텐트를 팔아 가난한 독립영화인과 음악인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천시는 한번에 남녀 각각 10명씩 이용할 수 있는 샤워장과 화장실 등의 기반시설을 준비했다. 이용객들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제천시와 코오롱스포츠의 후원으로 조성된 JIMFF 캠프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짐프캠프 입구, 세면대, 화장실, 샤워실. ⓒ 정혜정

친구와 2박 3일 일정으로 영화제를 찾았다는 최다미(30•여•서울 도봉구)씨는 13일 낮 캠프촌을 나오면서 “처음 방문한 제천에서의 경험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살 대학생 때 이후 텐트 치고 캠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정말 좋네요. 어제 저녁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추웠는데 챙겨온 이불을 덮고 자니 괜찮았어요. 또 밤늦게까지 공연 즐기다가 캠프장 와서 씻고 바로 자니 피곤해서 그런지 잠도 잘 오더라고요. 큰 축제들과 비교해 제천 영화제에는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불편하니까 청춘, 젊으니까 캠핑

캠프에는 불편한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주최 측은 ‘불편하니까 청춘이다. 젊으니까 캠핑이다’를 구호로 내걸고 미리 이용자의 양해를 구했다. 캠프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더울 수도 있습니다. 잠자리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축제니까 가능합니다. 필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입니다”라는 안내문이 올라와 있다.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각오하고 왔더니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 서진미(30•왼쪽), 최다미(30) 씨는 2박 3일 일정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았다. 낮에는 의림지와 제천 맛집을 둘러보고 밤에는 청풍호반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할 계획이다. ⓒ 정혜정

재작년 6회 영화제에 이어 두 번째로 제천을 찾았다는 강아라(29•여•경기도 의정부)씨는 불편한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기대한 것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어 편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캠프 주최 측은 4인용 텐트에 매트리스를 제공했고 침낭, 담요, 랜턴과 같은 캠핑 장비와 세면도구는 필요에 따라 각자 준비하도록 했다. 

“다만 어제 새벽 늦게까지 뒤 텐트에 계신 분이 기타를 치시더라고요. 아침에도 기타 소리에 일어났어요. 낮이었으면 같이 즐겼을 텐데.(웃음) 하지만 캠프 오기 전에 감안했던 부분들이라 특별히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내년에도 캠프촌이 열리면 또 올 생각이에요.”

이용객들이 JIMFF 캠프에 만족한다는 말을 전하자 자원봉사자 최민영(23•여•공주대3)씨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영상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그는 제천시 신월동의 세명대학교 기숙사에서 하루 5시간씩 자며 힘들게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지만 끝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샤워장에 왜 차가운 물밖에 나오지 않느냐, 비가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자원봉사자들이 재깍재깍 답변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면 난감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건네고 가시거나 오징어무침 같은 야식을 가져다주실 때는 많이 감사하죠.”

캠핑지원팀은 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낮과 밤, 두 개조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캠프촌에 설치된 스태프용 텐트에서 모자란 잠을 잠깐잠깐 벌충하면서 캠핑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느라 부지런히 움직인다. 하루에 지원되는 식비가 1만2000원씩이어서 값싼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지만 주최 측이 제공하는 김밥, 샌드위치 등 간식을 고마워하며 즐겁게 일한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 뿐 아니라 텐트관리를 맡은 모던탑의 직원들도 꼼꼼히 현장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13일 낮 이용객들이 빠져 나간 빈 텐트를 점검하던 송인예(42•여)씨는 “영화제 개막하기 일주일 전부터 텐트 설치를 시작했고 행사가 시작된 후에는 아침 7시에 나와서 저녁 10시까지 일하고 있다”며 “그래도 캠핑객들 반응이 좋아서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 JIMFF 캠프촌에는 8명의 자원봉사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 정혜정

15일까지 운영되는 캠프촌, 현장 예매도 가능

JIMFF 캠프촌에 설치된 텐트는 4만원을 내면 1박 2일간 빌릴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지난달 23일 마감됐지만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캠프촌에서는 샤워장과 화장실 외에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슈퍼마켓의 배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하루 2만여 명, 해마다 13만여 명이 몰리는 JIMFF는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하게 성장하는 영화제로 꼽히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한 게 그동안 큰 걸림돌이었다. 임진순 JIMMF 마케팅실장은 이번 영화제 기간 중 연인원 1800명 정도가 캠프촌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제천에 머물며 느긋하게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층에게 캠프가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자평했다. JIMFF 캠프는 캠핑과 축제를 결합한 모범 사례이자 기업과 지자체의 바람직한 협업 모델이 됐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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