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타 해설위원 영입, 특집방영 등 ‘방송 올림픽’ 이미 개막

보는 사람들에게는 4년마다 돌아오는 즐거움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인생을 좌우하는 단 한 번의 기회다. 제30회 런던올림픽이 한국 시각, 28일 오전 5시에 개막한다. 204개국에서 출전한 1만5백 명 선수들이 종목별로 오직 한 명만 오를 수 있는 영광의 자리를 향해 17일간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태릉선수촌에서 결전의 땅, 런던으로 이동한 한국 선수단 245명은 수영, 양궁, 역도, 체조, 축구 등 22개 종목에 출전할 준비를 마쳤다. 

방송3사 중복편성 피하고 순차방송

동계올림픽은 설상 종목의 비활성화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주로 빙상 종목을 중계방송하지만, 하계올림픽은 배드민턴, 수영, 탁구, 펜싱, 레슬링 등 여러 종목이 인기를 끌고 스타 선수도 많은 편이다. 너무 중계할 게 많아서 소외되는 종목이 생길 판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전보다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 SBS '별을 쏘다'에 출연한 역도 장미란-사재혁 선수가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SBS 화면캡처
지난 3월 KBS, MBC, SBS 방송3사는 ‘기존 중복 편성을 피하고 순차 방송을 실시해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과 채널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한다’는 내용의 올림픽 중계방송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방송3사는 주요 12개 종목(수영, 양궁, 배드민턴, 태권도, 역도, 체조, 펜싱, 복싱, 유도, 사격, 탁구, 레슬링)을 순차 방송하되, 한국 대표팀이나 선수가 출전하는 결승전과 3•4위전, 준결승, 시상식 등에 대해서는 2사 생방송, 1사 지연 중계 형태의 합동방송을 하기로 했다. KBS는 양궁, 체조, 탁구, 펜싱, MBC는 수영, 역도, 배드민턴, 복싱, SBS는 태권도, 유도, 레슬링, 사격을 맡아 중계한다. 

순차 방송 관련 합의는 순조롭게 끝났다. 이후 각 방송사는 런던올림픽 영광의 순간을 생동감 있게 전해줄 해설위원과 캐스터를 확정하고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그들만의 올림픽’을 시작했다.

MBC 파업 여파로 간판 아나운서 불참

KBS 런던올림픽 방송단은 이용수(축구), 신진식(배구), 이원희(유도), 김택수(탁구), 여홍철(기계체조)을 비롯한 14명의 해설위원과 조우종, 이지애, 엄지인 아나운서(현지 메인 MC)와 한석준, 오정연, 오언종, 김보민 아나운서(국내 중계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MBC는 허정무(축구), 현정화(탁구), 방수현(배드민턴), 김수녕(양궁) 등 스타군단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했다. 해설위원 명성에 견주어 진행자의 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오상진, 허일후, 문지애, 나경은 등 간판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을 때 MBC는 프리랜서 김성주, 4년 전 음주방송으로 퇴사한 임경진 아나운서 등을 중계진 명단에 올렸다. 또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 MBC스포츠플러스 김민아 아나운서 등이 MC와 캐스터로 활약할 예정이다. 

SBS는 차범근•박문성(축구), 노민상(수영), 장재근(육상), 임오경(핸드볼) 등 18종목 19명의 해설위원과 배기완, 배성재, 김환, 박은경, 박선영 등 16명의 아나운서를 런던올림픽 중계프로그램 캐스터나 MC로 선정했다.

▲ KBS에서 방영하는 '런던으로 가는 길'의 한 장면. ⓒ KBS 화면캡처
방송3사의 런던 올림픽 준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각 사 홈페이지에는 ‘2012 런던올림픽’ 특집 페이지가 마련됐고, 경기일정부터 특집프로그램 소개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SBS는 지난 16일 역도 선수 장미란-사재혁 편을 시작으로 ‘런던 2012 특집다큐-별을 쏘다’를 방영했다. 인내와 노력으로 도약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담은 ‘별을 쏘다’는 남현희(펜싱_17일), 신종훈(복싱_18일), 양학선(체조_19일), 이용대-정대성(배드민턴_23일), 왕기춘-김재범(유도_24일), 손연재(체조_25일), 차동민(태권도_27일), 박태환(수영_28일) 순으로 방송된다. ‘영원한 마린보이, 박태환 편’에 앞서 28일 자정, ‘런던 2012 특집 올림픽 선수단 필승 콘서트 We Are The Champion’도 방송할 예정이다.

KBS 2TV는 외주업체에서 제작한 ‘런던으로 가는 길’을 8부작에 걸쳐 방송한다. 선수에서 태극전사로 거듭나는 현장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25일 현재 6부작까지 방영된 상태다. 1부 ‘한 여름밤의 꿈’ 편에서는 여름 태양보다 뜨거운 레슬링, 사격, 태권도, 육상 선수의 훈련 모습이 공개됐고, 2~6부에서는 메달권 종목인 체조(양학선), 펜싱(남현희), 탁구(유승민), 핸드볼•배구팀, 리듬체조(손연재) 선수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밀착 취재했다. KBS 2TV는 ‘다시 보는 베이징올림픽 영광의 순간들’도 방영 중이다.

KBS 비인기 종목까지 중계

KBS 1TV에서는 22일 ‘올림픽 사이언스’가 방송됐고, 런던드림(24~27일), 런던으로 간 대한민국 전사들(26일), 위대한 도전 1948-2012(27일), 런던의 재탄생 (27일) 등 올림픽 특집 다큐멘터리가 방영을 앞두고 있다. KBS는 “1TV, 2TV 두 개 채널을 활용해 메달권 경기가 아닌 비인기 종목까지 아우르는 공영방송다운 편성을 보여줄 예정이며, 일일 약 1,000분의 생중계와 400분의 하이라이트를 전격 편성해 대한민국 선수단 전 경기를 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런던올림픽 특집 페이지를 마련한 방송 3사. (위에서부터) KBS, MBC, SBS. ⓒ 방송사 화면캡처
174일 장기 파업 여파로 뒤늦게 올림픽 제작에 합류한 MBC는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본선 B그룹 상대팀 분석(멕시코_23일, 스위스_25일, 가봉_26일)과 '한류문화 런던을 사로잡다(25일)' '아이돌 올림픽(1부_25일, 2부_26일)’, '베이징 올림픽 감동의 순간들(27일)'을 방영할 계획이다.

KBS 114명, MBC 111명, SBS 170명이 런던올림픽 방송을 위해 현지로 떠났다. 담당 종목 배분과 해설위원 영입, 특집 프로그램 제작까지. 런던올림픽을 이틀 앞둔 현재 KBS, MBC, SBS가 출전하는 23번째 종목 ‘시청률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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