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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아니라 가족입니다
[단비발언대]
2017년 12월 03일 (일) 21:46:42 김소영 기자 kim314sy@gmail.com
   
▲ 김소영 기자

지난 2015년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해탈이’ 사건은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반려견 해탈이는 이웃에 사는 사람에게 맞아서 숨졌다. 그런데 해탈이 반려인에게 고소당한 이웃의 죄명은 ‘재물손괴’였다. 반려인과 동물보호단체들은 해탈이가 생명을 가진 동물임에도 물건처럼 취급된다는 사실과, 해탈이를 참혹하게 죽인 사람이 벌금형만 받은 사실에 분노했다. 해탈이 반려인은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민법 98조에 대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다.

동물을 생명이 아닌 소유물로 보는 사회  

법은 한 사회의 의식을 반영한다. 반려동물을 가구나 장신구처럼 취급하는 우리 민법은 동물권에 대한 공동체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학대하고 살해했는데도 재물손괴의 벌만 받는 사회 한편에서는 또 생명체가 너무 쉽게 거래되고 쉽게 버려지고 있다. 인기 TV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주먹만 한 노란 개 ‘산체’가 눈길을 끌자 같은 견종인 장모 치와와의 몸값이 두 배로 뛰었다. 방송에 나온 산체의 ‘귀여움’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비슷한 강아지를 구매하는 열기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귀엽고 어린 강아지들은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업자들은 대량생산을 통해 수익을 늘리려 한다. 그 결과가 창살이 쳐진 번식장, 즉 강아지 공장에서 어미개가 강제 인공수정, 불법 제왕절개 등의 방법으로 기계처럼 새끼를 낳는 것이다. 강아지 공장 문제가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고발된 후 서울 충무로 등의 애완거리는 쇠락했지만, 여전히 많은 강아지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분양되고 있다. 

   
▲ tvN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산체가 마스코트로 등장한 후 장모 치와와는 인기 품종이 되었다. © tvN <삼시세끼: 어촌편> 화면 갈무리

충동적으로 구매했다고 해도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보살핀다면 나쁘게 볼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버려지는 동물이 너무 많다. 휴가철에 돌보기가 어려워서, 키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등의 이유로 기르던 개나 고양이를 길에 버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버려진 동물 수가 거의 9만 마리나 된다. 이들은 보호소에서 새 주인의 입양을 기다리다 대부분 안락사 당한다고 한다.  

진정한 ‘반려’의 의미 실천할 수 있어야 

학대당하거나 버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나머지 반려동물의 복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넘치는 개는 산책 등 운동이 필요한데, 집 안에 갇혀 있거나 늘 목줄에 묶여 있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 등으로 이상 상태가 된 개가 갑자기 무는 등 공격성향을 보이는 것은 반려인의 잘못일 가능성이 높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것과도 같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가 우는 원인을 파악하고 요구를 해소시켜야 하며, 합당하지 않으면 적절한 훈육을 통해 규칙을 익히고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반려인과 반려동물도 부모와 아이의 관계처럼 소통하고 교육하며 유대를 쌓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바꿔 부르자는 사회운동을 꾸준히 한 이유는 동물을 장난감 같은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인식하자는 취지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에 이르고, 많은 가정에서 개나 고양이가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가 됐다. 반려동물을 인간도 물건도 아닌 ‘제3의 객체’로 인정하자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통을 아는 생명체로 반려동물을 대하도록,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동시에 모든 반려인도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책임을 되새겨 보면 좋겠다.  


편집 : 송승현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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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파고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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