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기 후보를 미리 정해 권력 승계를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전통

중국엔 지도자 교체 원칙 중 하나로 ‘격대지정(隔代指定)’이란 불문율이 있다. 현재 지도자는 다음 지도자를 정할 수 없다. 대신 한 대(代)를 뛰어넘어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지정할 수 있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대 후계 문제를 놓고 권력투쟁이 이어졌다. 그런 폐단을 끊기 위해 덩샤오핑은 1992년 장쩌민에게 권력을 넘기면서 당시 만 49세였던 후진타오를 다음 지도자로 지정했다. 미래 권력을 미리 낙점함으로써 기존 권력의 독재와 세습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시 주석은 후진타오가 아니라 장쩌민에 의해 세워졌다.

10월 25일 마침내 공개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단의 면모는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천하’가 됐음을 확실하게 보여 줬다. 시 주석은 자신이 수족같이 부리던 참모들을 중국 최고 수뇌부로 끌어올려 집단지도체제의 상징이었던 상무위원회를 참모 조직처럼 변화시켰다. 후계자를 미리 정해 권력 암투를 막는 장치로 작동했던 격대지정(隔代指定)도 폐지해 권력 승계 시스템을 일거에 바꿨다.

 관련기사로 알아보기

-경향신문

[시진핑 2기 출범]후계자 지정 유보 ‘포스트 시진핑’ 안갯속

-서울신문

[시진핑 2.0시대] ‘격대지정’ 전통 깬 시황제… 후계자 대신 3연임에 무게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