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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출, 단호하고 투명하게
대주주·경영진 자구노력으로 공적자금 낭비 막아야
[두런두런경제] 홍기빈 제정임의 경제뉴스 따라잡기
2011년 07월 06일 (수) 12:43:54 이보라 기자 realslowman@danbinews.com

   
홍기빈(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전체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어떤 내용인지 정리해볼까요?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우선 현재 영업 중인 98개 저축은행 중 아직 경영진단을 받지 않은 85개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5일) 시작했고 9월 말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조사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이상으로 나온 저축은행은 일단 ‘정상’으로 판정해 공적자금으로 자본 확충 등을 지원키로 했습니다. 또 BIS비율이 3~5%수준이면 6개월, 1~3% 수준이면 1년의 시간을 줘서 자체적으로 경영개선을 하게 합니다. 반면 BIS비율이 1% 미만이고, 경영개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다는 것입니다. 영업정지, 즉 퇴출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조치가 내려진 지 4일 후부터 예금자들이 최고 4500만원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9월말까지 전수조사 거쳐 영업정지 대상 선별

홍: 금융위원회가 지금까지 ‘상반기 중 추가 영업정지 되는 저축은행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 계획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도 영업정지 되는 곳은 없겠네요.

   
제:
네, 이번 계획의 특징은 일단 모든 저축은행에게 9월 말까지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실사기간이 끝나는 9월말에 영업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죠. 물론 그 사이에도 자체적으로 예금인출사태(뱅크런)가 일어나 지급불능 되는 곳이 생긴다면 불가피하겠지만, 적어도 당국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회생 대상으로 분류된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최대 1년의 시간 동안 경영개선 기회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축은행들에게 시간을 주어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착륙’ 전략이라고 하겠습니다.

홍: 석 달 동안 저축은행 85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다면 동원되는 인력도 굉장히 많겠군요.

제: 네, 금융감독원의 검사인력 200여 명에 예금보험공사와 회계법인의 지원팀까지 총 300여 명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회계조작을 해 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밀한 실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저축은행과 관련해 소속 간부, 직원들의 수뢰와 부실조사 등으로 엄청난 망신을 당한 후여서, 이번 조사로 명예회복을 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요원들이 비상한 각오로 이 잡듯 뒤졌을 경우, 과연 저축은행들의 경영 실상이 어떻게 드러날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홍: 정부가 이렇게 시간을 두고 저축은행들의 경영개선을 지원하기로 한 정책은 부실한 저축은행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대신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데 방점이 두어진 것 아닌가 하는 비판도 없지 않던데요.

제: 그런 비판의 여지가 있습니다. 부실한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영업정지하고 퇴출시키는 수순을 밟아야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치르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습니다. 과거에도 부실 저축은행을 바로 구조조정하는 대신 정부지원을 붙여서 다른 회사에 인수합병시켰다가 인수자까지 부실화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따라서 거래고객, 즉 예금자를 보호하는 조치만 하고, 가망 없는 저축은행은 단호히 퇴출시켜야 추가부실을 막고 금융 산업의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구조조정 과정 철저히 기록하고 외부 감시 장치도 두어야

   
홍: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저축은행에 예보기금 등 이미 많은 자금이 들어간 상황에서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제: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살릴 저축은행’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힌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올 상반기에만 예금보험기금 공동계정 등에서 8조 원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금융안정기금’이라는 이름의 공적자금을 조성해서 부실저축은행은 물론 ‘정상’ 판정된 저축은행의 자본 확충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10조 원 이상, 총 수십조 원 단위가 투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많은 돈이 묶여있는 저축은행들의 상황이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예금도 계속 빠져 나가고 있어 ‘정상화’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선 가능성이 뚜렷한 경우에 한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되, 공적자금을 쓰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증자를 요구하고, 배당을 제한하고, 임직원의 급여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자구노력을 의무화해야 할 것입니다.

홍: 일단 9월말이 되면 영업정지가 불가피한 저축은행의 윤곽이 드러날 텐데요, 몇 개나 대상이 될까요?
 
   
제:
금융당국은 현재 드러난 데이터를 볼 때 아주 작은 저축은행들 중 2~3개 정도일 것이라고 비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뚜껑 열어보기 전’이고, 정밀 실사를 거친 후에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요한 것은 영업정지 및 퇴출대상 저축은행 선별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97년 외환위기 직후 금융사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정치권의 치열한 로비 등으로 퇴출대상이 뒤바뀌고 공적자금이 낭비됐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퇴출대상  결정과정을 낱낱이 기록하고, 외부 감시 장치 등을 두어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길 바랍니다.

홍: 어쨌든 지금 저축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 예금자들은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돈을 미리 빼야할까요? 

제: 이번 저축은행 구조조정 대책의 핵심 중 하나가 예금자 보호 강화입니다. 저축은행 예금이 원래 예금보험을 통해 5천만 원까지 원리금 상환이 보장되지만, 영업정지가 되는 경우 2주일이 지난 뒤에 2천만 원까지만 우선 가지급받을 수 있어서 예금자들이 불편하고 불안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지급과 예금담보대출 형식을 통해 4천5백만 원까지 긴급자금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시기도 영업정지 후 4일부터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원리금을 합쳐 5천만 원이 넘지 않는 예금자라면 거의 피해가 없다는 얘기니까, 굳이 이자를 손해 보면서 미리 예금을 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 이 기사는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와 제휴로 작성했습니다. 방송 내용은 <손에 잡히는 경제> 7월 6일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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