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여성의 권리 및 낙태 자유를 주창하고 실체화한 정치가

1927년 니스에서 태어난 베이유는 10대 청소년 때이던 1944년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강제로 끌려갔다. 부모와 오빠가 모두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고, 베이유와 다른 두 자매는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수용소로 끌려간 뒤 자유를 찾아 나서는 가시밭길 여정을 담은 자서전 '삶'은 2007년 출간돼 프랑스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그는 생전에 여러 인터뷰에서 유년 시절 나치 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살아남은 경험 때문에 유럽통합론자가 됐다고 회고했다. 베이유는 1979년부터 3년간 초대 유럽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유럽의 평화를 위해 강력한 유럽연합(EU)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통합 노력에 힘썼다. 유럽 통합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국내에서는 수감자들의 인권과 여권 신장을 위해 뛴 페미니스트이자 인권 법률가로 이름을 떨쳤다. 파리정치대학원과 국립사법학교를 졸업한 뒤 법관으로 활동하면서는 프랑스 교정시설의 열악했던 인권 상황 개선에 진력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한 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에게 발탁돼 중도파 내각에서 보건장관에 올랐다. 장관 재직시절인 1974년 베이유는 낙태 합법화를 주도했다. 40여 년이 넘은 지금도 이 법은 그의 이름을 따 '베이유 법'(Loi Veil)으로 불리며 프랑스에선 시몬 베이유와 낙태 합법화를 동일시해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살아 돌아온 뒤 유럽의회 의장까지 오른 프랑스의 여성정치가 시몬 베이유가 6월 30일 타계했다. 향년 89세. 베이유의 아들인 장 베이유 변호사는 "오늘 아침 자택에서 90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어머니가 숨을 거두셨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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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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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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