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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경 서울시 공익제보 안심변호사
2017년 06월 15일 (목) 19:17:16 신혜연 기자 s01928@naver.com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법 제1조는 공익 실현을 변호사의 소명으로 명시한다. 서울시 ‘공익제보 안심변호사(안심변호사)’는 이런 변호사의 소명을 가장 잘 구현하는 역할 중 하나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비리, 부정부패를 눈치챘을 때 이를 신고하려는 공익제보자를 대변하는 게 안심변호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공익제보자의 신원을 보호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일은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란 목적을 동시에 구현하는 과정인 셈이다. 

서울시는 2013년 8월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제8조에서 ‘변호사를 통한 대리 신고제’를 채택했다. 이런 조례를 근거로 삼아 2014년 5월에는 ‘공익제보 지정상담변호사 제도’를 도입해 지정 변호사가 공익제보자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제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자 시는 2016년 8월부터 10명의 ‘공익제보 안심변호사’를 위촉해 공익제보에 나서는 서울시민들에게 적극적인 법률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소관 사무(시 및 그 소속 행정기관, 시 산하의 투자, 출연, 출자기관 등 포함)를 담당하는 곳에 관련된 공익제보라면 무엇이든 안심변호사로부터 무료로 법률상담을 받고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 서울시 홈페이지(http://gov.seoul.go.kr/archives/93152)에서 반부패, 환경, 소비자, 복지 등 영역별 활동 변호사 이름과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법무법인 리더스 김희경(40) 변호사는 올해 2년 차 변호사다. 13년간 서울 YMCA에서 소비자 관련 시민운동을 해온 김 변호사는 늦깎이 로스쿨생 시절을 거쳐 현재 서울시 안심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9일 낮, 서초구 서초동 법무법인 리더스 사무실에서 김 변호사를 만나 지난 10개월간 안심변호사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 김희경 서울시 공익제보 안심변호사. Ⓒ 신혜연

비용과 정의 면에서 이득인 ‘공익제보’

“변호사라는 직업은 그 일 자체로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에요. 법정에서 만들어내는 판례 하나하나가 사회적 파장을 만들거든요.” 김 변호사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으로 말문을 뗐다. 그가 변호사가 된 계기도 ‘공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99년,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황금기에 YMCA에서 입법활동과 공익소송에 관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김 변호사는 전문성을 더 갖추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법전을 펼쳐 들었다. 그가 안심변호사로 무보수 봉사 활동을 하는 이유도 공익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최초 상담부터 대리신고와 이후 해결과정까지 따지면 안심변호사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사회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보람이 크다”는 게 김 변호사의 말이다.

공익제보는 제보 당사자의 양심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사회적으로는 위법행위로 낭비되는 행정력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에게도, 사회로서도 유용한 공익제보를 적극 독려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공익제보자보호법에 따라 공익제보자에게 포상금과 위로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제보자에게 주어지는 포상금 등은 위법행위로 낭비되는 행정비용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사회와 제보자 모두 이득”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김 변호사가 맡았던 공익제보 사건은 시 내 부정부패를 바로잡고 제보자가 포상금까지 받는 성과를 냈다. 김 변호사 자신도 안심변호사로서 가장 뿌듯한 기억으로 꼽는 사건이다. “사건이 잘 해결되기도 했지만, 공익 제보 당사자 스스로도 뿌듯해하시니까 그 모습을 보는 게 변호사로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해당 사건은 안심변호사가 신고자의 제보내용을 정리해 대리신고 한 뒤 서울시 차원에서 행정처리가 됐다. 조사 결과 문제점이 입증돼 기관 수장은 면직처리를 당하고 형사고발로 이어졌다. 그만큼 제보자의 제보가 중요한 내용이었던 셈이다. 김 변호사는 “공익신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케이스가 많아져야 투명한 사회로 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익제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그러나 공익신고 문화가 정착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걸 금지하고 있다. 만일 공익신고자가 공익신고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면 국가가 피해를 보전해주고 불이익을 준 당사자를 징계한다. 그러나 공익신고자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앞선 사건의 제보자는 사회 초년생이었어요.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 보니 앞으로 사회생활에 대한 걱정 때문에 굉장히 망설이셨는데,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시는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드렸죠.”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위해 제보자를 30번 넘게 상담했다고 털어놨다. 제보자가 의지할 곳이 안심변호사 뿐이니 상담을 도맡아 하게 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제보 당사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공익제보는 특성상 명예훼손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 제보 상대방이 일단 명예훼손으로 제보자를 고소하면, 법정소송에 개입될 수밖에 없어서다. 심한 경우 보복을 당하거나 배신자로 낙인찍혀 의로운 일을 하고도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안심변호사처럼 제보자를 대신할 ‘스피커’를 세우고, 신원을 철저히 보호해주는 제도적 장치는 이런 상황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 김희경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신혜연

안심변호사는 공익제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취약한 상황에서 제보자를 대변하는 든든한 ‘스피커’ 역할을 한다. 김 변호사는 특히 공익제보 과정에서 개인 신상을 적지 않도록 한 서울시 제도를 높이 평가했다. 서울시에서 공익제보를 할 때는 핫라인을 통해 신고서를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는 전혀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내부고발을 감행하는 공익제보자의 경우는 신원확인이 곧 인권과 직결되는 상황이라 예민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 안심변호사 제도는 이 같은 신원노출 우려를 최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제보자가 원한다면 안심변호사 개인 메일로 직접 공익제보 관련 문의를 할 수도 있다. 공익제보 신고가 접수된 이후로는 필요하다면 외부 접촉을 안심변호사가 대신한다. 외부에 제보자 신원이 노출되지 않고도 내부고발과 소송, 조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공익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해마다 새내기 변호사들이 1500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공익을 말하지만, 정작 변호사가 돼서는 생계를 고민하는 게 현실이에요.” 김 변호사는 그런데도 변호사라는 직업은 의지만 있다면 공익에 복무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굳이 서울시가 위촉하는 제도가 없더라도, 모든 변호사들이 스스로 공익제보 안심변호사가 될 수 있어요.” 공익제보를 하는 이들의 편에 서서 변호하는 일은 모든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김 변호사는 안심변호사 제도가 널리 알려져 더 많은 공익제보자가 나설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부조리한 일을 목격했을 때 변호사와 상의할 수 있으니 제도를 잘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양심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시길 바라요.” 김 변호사가 시민들에게 남긴 부탁이다. 


이 기사는 서울시의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 '내 손안에 서울' (http://mediahub.seoul.go.kr/) 에도 실립니다.

편집 : 안형기 기자

[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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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신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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