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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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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청년공약 찾아보니... 외화내빈
[기획기사] 원내 5당 대선후보 청년정책 분석
2017년 05월 04일 (목) 10:28:17 황두현 송승현 안형기 박진영 이민호 기자 indiepublic@naver.com

촛불집회가 이끌어 낸 대선에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진다. '안보', '외교', '경제', '교육'...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더 궁금한 분야가 있다. '헬조선', '수저론', 'N포세대'로 얼룩진 촛불집회의 주역, 청년 세대 공약이다. 이런저런 TV 토론이나 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각 당 대선 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찾아 실현 가능성을 따져 봤다.

정의당, 신선한 공약 알차지만, 속 빈 주거공약

정의당은 국내 정당 가운데 가장 젊다. 당원 세 명 중 한 명이 20~30대다. 그래서인지 청년세대를 위한 공약이 다른 4개 정당에 비해 풍부하면서도 알차다. '생애 주기별 공약'이라는 이름처럼 고교 졸업부터 대학, 군대, 취업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준다. 무조건적 퍼주기 복지가 아니라 청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는 데 의의가 크다.

   
▲ 정의당의 '청년 사회상속제'는 모든 청년들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 채널A 외부자들 갈무리

가장 눈에 띄는 건 '청년 사회 상속제'다. 매년 징수되는 상속·증여세를 20세가 되는 청년에게 사회적 급여 명목으로 천만 원씩 떼어준다. 청년 수당의 다른 모습처럼 비친다. 일정 금액 이상 상속·증여받는 청년에게는 환수받고, 아동 양육시설 퇴소자에게는 자립정착금으로 2천만 원을 안긴다. 올해 상속증여세 세입예산만으로도 해결 가능할 만큼 재원대책도 꼼꼼하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점이나 기존에 투입된 세수를 끌어와야 한다는 부분에서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당헌·당규에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명시해 놓은 만큼 청년 공약에서도 '정의', 즉 '공정성'에 방점을 찍는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취업 특혜를 바로잡기 위해 고위 공직자 자녀 취업 현황을 의무 신고하는 내용이 이를 말해준다. 부당 채용 처벌을 강화하는 공약도 내걸었다. '기회균등 채용제'를 통해 성별이나 학력에 따른 의무 채용 비율을 대폭 늘렸다. 비합리적 차별을 금지한 지금의 '고용정책기본법'이 유명무실하다는 걸 꼬집는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슬로건답게 청년 병사를 국방 노동자로 대우하겠다는 공약도 돋보인다. '청년 병사 최저임금제'를 실시해 현행 최저임금의 16% 수준인 병장 봉급을 4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전방은 직업군인이, 후방은 징집병이 6개월 정도 근무하는 '한국형 모병제' 도입이 신선하다. 고교 졸업 후 2~3년 소요되는 입영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해 재학 중 병역판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관심을 끈다.

국립대는 무상, 사립대는 반값으로 내건 등록금 공약은 논쟁의 여지가 남는다. 3조 4천억에 달하는 부족분을 국가가 메워 준다고 하지만, 증세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대환영이지만, 사립대의 반발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 아쉬운 부분은 청년 주거 공약이다. 주택 공급 '확대'나 '활성화'라는 말은 들어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속 빈 강정으로 미흡해 보인다.

바른정당, '칼퇴근법' 환호... 실현 방안은 "글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청년'을 따로 명시한 공약은 없다. 10대 공약에서 '청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공약을 굳이 찾자면 2개가 눈에 띈다. 2번 공약인 '일하면서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와 9번 공약인 '1~2인 가구 시대에 맞춘 소형 주택 공급과 저소득층 주거복지 강화'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찾아낸 청년 정책은 '칼퇴근 법', '혁신 창업', '소형 임대주택 공급'이다.

'칼퇴근법'이 시민단체 '청년이 여는 미래'가 뽑은 '청년이 바라는 공약' 1순위가 될 만큼 호응을 얻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 초과 노동실태가 도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간은 연간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 다음으로 많다.

유 후보는 근로시간 초과 업무를 엄격히 제한하고, 퇴근 후 SNS를 통한 '돌발 노동'을 없애 지난 대선 화두였던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렇게 줄어든 노동 시간을 메워줄 새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나눠준다는 취지다.

   
▲ 프랑스는 2017년 1월부터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도입해 돌발노동을 방지하고 있다. ⓒ France 24 갈무리 화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86.1%는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 등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돌발 노동'을 경험한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1.44시간, 주당 11.3시간을 더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업무는 초과 근무에도 포함되지 않아, 불법 노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돌발 노동'을 금지하는 법안은 프랑스에서 '연결되지 않을 권리'로 2017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프랑스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꾸준한 논의에 따른 산물이다.

일자리 나누기에 성공했던 독일의 사례를 봐도 한국에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폭스바겐은 1993년 경영 위기에 맞닥트렸다. 폭스바겐이 구조조정 대신 택한 것은 일자리 나누기였다. 근로자들은 규정 노동시간을 주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는 조건으로 임금의 16%를 삭감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런 합의는 독일 특유의 협력적 노사관계라는 배경 아래 가능하다.

한국은 어떨까? 초과 노동시간을 막더라도 일자리 나누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문화일보 칼럼에서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기존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 삭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자리를 창출할 리 만무하다"고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2012년 OECD가 발표한 국내 노조 조직률은 10.2%(OECD 평균 29%)에 불과해 노조 협상력이 매우 낮다. 노사 대타협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도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바른정당 유 후보 측에서도 '칼 퇴근 법'에 대한 구체적 이행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의 당, '청년 고용보장계획', 한시적 위로금 정책?

국민의당은 지난 24일 대선후보 정책공약집 '국민이 이긴다'를 내놓았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국민의당이 다른 당을 제치고 제일 먼저 발간해 기선을 잡았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관영 의원은 아직까지 공약집을 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공약집도 내지 않고 깜깜이다. 무엇 때문에 검증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도 하루빨리 공약집을 국민에게 선보여 검증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량도 350쪽에 달해 정의당(370쪽) 다음으로 많다. 외교·안보, 교육 분야를 포함한 12개 분야에서 159개 공약을 담았다. 보수 성향 유권자를 의식한 듯, 안보 공약으로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문제는 청년정책이다. 따로 분류되지 않아 찾아보기 힘들고 양도 3개에 불과하다.

그중 국민의당이 가장 밀고 있는 정책은 '청년고용 보장제'다. 모든 청년을 대상으로 5년간 한시적인 '청년고용보장계획'을 실시하겠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는다. 그런데 '고용보장계획'이라고 해서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한시적'이나마 보장한다고 생각하면 실망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1인당 월 50만 원씩 2년간 지원해 대기업 초임연봉 4000만 원의 80% 수준까지 올린다는 게 골자다. 그마저도 대상은 최대 연 10만 명, 대상 기업은 유망 중소기업, 신성장산업 중소기업 등 소수 분야에 그친다.

월 50만 원씩 2년간 지급한다고 해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본질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원천적 분배의 실패, 정규직과 비정규직 소득 불평등이 해소된다고 보기 어렵다.

   
▲ '청년고용보장제도'에는 미취업 청년에게 6개월간 직업훈련 수당으로 월 3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지만 청년일자리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안철수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청년고용보장계획'에는 취업하지 못한 청년에게 6개월간 직업훈련 수당으로 월 30만 원씩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두 정책에 5년간 총 9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국민의당 측은 내다본다. 17조에 달하는 정부의 일자리 사업 관련 예산을 조정해 조달한다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 강성노조 탄압하면 청년 일자리 나오나?

자유한국당은 청년 유권자를 파고든 정책을 다수 내놓았다. 공약집에 있는 총 180여 개의 정책 중 청년만 위한 것이 11개나 된다. '보수당은 중·장년층만을 대변한다'는 통념을 넘어서려 한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 혁신기업이 들어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경. 자유한국당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혁신기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청년일자리를 늘린다는 청년정책을 들고 나왔다. ⓒ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11개 정책의 핵심은 '청년 일자리 뉴딜정책'. 골자는 '혁신형 강소기업 육성'과 '기술 창업',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이 중 강소기업 육성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묻어난다. 기술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키워 준 뒤, 청년실업자를 이들 기업에 취업시킨다는 목표다.

또 이미 대학에 구축된 청년 위주의 연구소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R&D, 해외시장 진출을 패키지로 지원해 기업 창업을 유도한다는 정책도 특징적이다.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서비스 시장 수요를 증가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일자리 수효다. 자유한국당이 잡은 청년 일자리 창출 목표는 총 110만 개다. 매년 청년실업자 20만 명을 교육한 뒤 10만 명을 중소기업에 취직시키겠다고 했지만, 20만 명을 교육할 구체적인 방법은 나와 있지 않다.

규제 개혁을 통한 서비스 산업 활성화 정책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다 실패했다는 점에서 재탕으로 지적받는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강성노조를 타파해야 한다는 지난 21일 홍준표 후보의 유세는 일자리 창출 해법과 동떨어져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실용적인 청년 공약 속 주거정책 실효성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학 입학금 폐지 및 반값 등록금 추진,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 완화, 청년고용의무 할당률 상향,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 '스펙 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채용 강화 등 다수의 청년 공약을 선보였다.

미취업 청년이 구직활동을 증명하면 구직 과정에서 생계에 도움을 주는 '청년구직촉진수당'은 지자체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청년 수당을 국가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청년 1인 가구 지원 정책도 눈에 띈다.

   
▲ 문재인 후보의 청년 공약 중 주거 정책은 현 정부 정책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다. ⓒ 유투브 페이지 유나톡톡 갈무리

하지만 부동산 부분에서는 현 정부는 물론 서울시 정책과 차별성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다. 청년 주거 정책으로 내놓은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 역세권 개발, 시세보다 낮은 청년 주택 20만 실 공급' 정책이 그렇다. 이는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역세권 행복주택과 유사하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설립한 리츠(공공 자금과 민간자금 투자로 주택 건설) 방식의 임대주택인 역세권 행복주택은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고령자 중 일정 소득 이하를 대상으로 삼는다.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와 최장 10년 거주 가능하다. 4월 11일 서울시가 밝힌 역세권 4곳의 행복주택은 301가구다. 이중 사회 초년생 몫 60가구가 배정된 성북구 보문동 보문 파크자이(보문3구역) 임대료는 보증금 5539만 원에 월세 20만 8000원이다. 시세보다 저렴하다지만 상당한 목돈이 필요하며 청년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더 저렴한 행복주택은 2014~17년 총 15만 호가 승인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불과 7천 호 가량 건설돼 공급이 더디다. 서울 가좌지구 행복주택 16㎡형의 임대료는 대학생은 보증금 2,737만 원에 월세 10만 9000원, 사회 초년생이 2898만 원에 11만 5000원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서울 역세권에서 20만 호 건설이 가능할지 물음표가 생긴다. 청년/대학생 월 30만 원 이하의 셰어하우스 형 임대주택 5만 실 공급도 기존 행복주택과 비교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왜 셰어하우스 방식인지 의문이 남는다.

민달팽이 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 캠프와 간담회에서 "택지 부족, 지역사회와 주민과의 갈등으로 공공 임대주택 공급이 도심에서 사실상 어렵다"며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고 주거비를 보조하는 두 가지 수단을 동시에 써야 지금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공정한 출발선의 기회를 청년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주거 수당 도입과 같은 주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기성세대의 부동산 소유 중심 가치관이, 청년 세대에서는 주거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주거 안정을 목표로 국회, 정부, 시민 사회의 폭넓은 대화가 이뤄져야, 효과적인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 측의 더 깊은 청년 부동산 정책 고민과 세심한 방향 설정이 아쉽다.


편집 : 고륜형 기자

[안형기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 전략부, 청년부, 시사현안부 안형기입니다.
나방과 나비, 빛을 찾든 꽃을 찾든 누구나 처절하다.
함부로 손사래 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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