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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리’로
[역사인문산책] 역사
2017년 01월 09일 (월) 22:16:16 송승현 기자 gorhf011@daum.net
   
▲ 송승현 기자

3명. 시리아를 탈출해 대한민국에서 난민으로 허용된 사람 수다. 전체 신청자의 4.3%. 94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난민으로 인정받은 비율로, 유엔 난민협약국의 난민 인정률 평균 38%에 한참 못 미친다. 수십 년간 초등학교에서는 “우리는 단일민족”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가르쳤다. 지금 성인남녀 대부분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자라왔다. 한국에서 역사란 그들만의 리그다. 개방되지 않은 게임에 흥행이 있을 리 없고, 고인 물이라 썩기에 십상이다. 한국에 다양성이 설 자리는 좁다.

2016년 미국에서 노벨상을 받은 6명 전원이 이민자다. 2000년 이후 미국 노벨상 수상자 78명 가운데 이민자는 38명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절반이 이민자가 창설한 기업이다. 초강대국 미국의 성장배경으로 적극적 이민 수용정책이 주요하게 꼽힌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는 자신을 번식하고, 생존에 유리하게 하려고 우월한 유전자와 결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과 다른 이와의 결합이 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봐도 우리의 사회문화 풍토는 진화에 적합하지 않다. 학문적 영역의 성취가 뒤처지는 이유다.

모든 문명은 홀로 설 수도, 유지할 수도 없다. 우리가 누린 모든 제도와 생활 방식과 문화유산은 타 문명과의 교류에서 나온다. 우리 민족의 출발 단군신화도 마찬가지다. 대만 박물관에 전시 중인 옥웅신(玉熊神, 옥으로 만든 곰 토템)은 'B.C3500, 홍산 문화 출토‘ 유물이다. 그 옆에 옥여신(玉女神, 임신한 여신)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 단군신화 속 곰과 웅녀가 홍산 문화와 관련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 민족문화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인돌, 적석총, 마차, 벼, 보리, 고추장, 김치... 모두 멀리는 유럽대륙 프랑스 끝자락, 아메리카에서 가깝게는 남아시아에서 온 문명 교류의 결과물이다. 애초에 단일 문명, 단일 민족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지금의 한국의 모습은 여러 문명 결합의 결정체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 우리를 한반도 이남지역으로만 한정하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 ⓒ KBS2 뉴스 화면 갈무리

TV 화면에는 기상캐스터의 날씨 뉴스가 매일 전파를 탄다. 지도에 한반도 남쪽만 보인다. 우리가 인지해야 할 범위가 한반도 이남 지역만일까? 공영방송의 모범으로 꼽히는 BBC는 자국 내 날씨뿐 아니라 인접국 날씨까지도 소상히 알려준다. 한반도 이남, 나아가 한반도에 선을 긋는 모습은 현재 국경선에 매달리는 근시안적 태도다. ‘우물 안 개구리’와도 같다. 역사 인식 부재에서 오는 결과이자 미래마저 현재에 저당 잡히는 한계로 이어진다. 과거와 연계시켜 오늘을 성찰하고 내일의 지평을 열어가는 지혜.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와 다른 이들을 우리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에서 출발한다. 문명 진화의 참모습은 교류와 융합에서 빚어진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은 1학기에 [서양문명과 미디어 리터러시], 2학기에 [문명교류와 한국문화]의 인문교양 수업을 개설합니다. 매시간 하나의 역사주제에 대해 김문환 교수가 문명사 강의를 펼칩니다. 수강생은 수업을 듣고 한편의 에세이를 써냅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다 다양한 생각을 곁들여 풀어내는 글입니다. 이 가운데 한편을 골라 지도교수 첨삭 과정을 거쳐 단비뉴스에 <역사인문산책>이란 기획으로 싣습니다. 이 코너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 진행되는 [김문환 교수 튜토리얼] 튜티 학생들의 인문 소재 글 한 편도 첨삭 과정을 포함해 실립니다. (편집자)

편집 : 박진영 기자

[송승현 기자]
단비뉴스 편집국장, 편집부, 청년부 송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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