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청문회] 파묻은 닭오리 6천만 마리... 정부,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약 6000만 마리 (2003~2016년까지, 14년간 산 채로 묻은 닭오리)

약 1조 원 (같은 기간 방역, 살처분 및 농가보상 등 조류독감피해액)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숫자들입니다. 14년 동안 산 채로 묻은 닭오리만 6천만 마리에, 그 피해액은 1조 원이라니 말입니다. 단위가 너무 크다보니 피해가 얼마나 큰지 감도 잡히지 않죠? 하지만 현실입니다. 닭 수백만 마리를 산 채로 파묻는 잔인한 '살처분'을 우리나라는 연례행사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너무 끔찍하지 않나요?

게다가 올해 조류독감은 유난히 초동대처가 미흡했던 탓에 벌써 2천만 마리가 넘게 땅에 묻혔습니다. 그 바람에 계란값도 폭등했습니다. 한 판에 4500원 하던 것이 2배가 넘어 '1만 원'까지 올랐고요.

연례행사 같은 조류독감. 이거야말로 '청문회' 감 아닌가요? 낙타 탓, 철새 탓 할 때가 아닙니다. AI, 구제역, 메르스까지... 전염병은 어느 정부 할 것 없이 반복되는 한국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지금 국회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AI대란을 수습할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국회를 대신해서 '조류독감 대란' 청문회를 실시하겠습니다! 땅.땅.땅. (물론 연출입니다.)

보기만 해도 답답하고 지루하던 청문회는 이제 그만! 조류독감에 대한 현황-원인분석은 물론 대책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사이다' 청문회입니다. 무책임한 주제에 변명은 100단인 '기름장어' 농림부장관과 책임감에 불타는 '정의구현' 국회의원의 한판 승부!

지금 클릭하세요!

마무리하며

아직도 조류독감 대란이 철새 탓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조류독감의 들불 같은 확산은 우리의 일그러진 축산시스템에서 비롯했습니다. 더 싸게, 더 빠르게 닭과 달걀을 생산하고 싶은 욕망이 지금의 공장식 양계시스템을 낳았으니까요. 비좁은 우리는 당연히 비위생적이고, 바이러스가 퍼지기에도 좋은 환경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만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We are What we Eat!"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자신이다!)

먹는 것은 곧장 우리 몸의 일부가 됩니다. 비좁은 우리에서 스트레스를 잔뜩 받으며, 온갖 항생제에 찌든 닭·오리는 과연 건강한 식재료일까요?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단지 생매장당하는 닭·오리의 명복을 비는 차원이 아닙니다. 닭·오리의 복지=우리 자신의 건강인 것입니다!

조류독감 대란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지금처럼 전염병에 취약하고 비위생적인 사육장에서 각종 항생제에 찌든 닭을 먹을 것이냐, 아니면 ▲ 닭오리에게 좀 더 넓은 사육공간과 복지를 제공하고 대신 건강하게 자란 닭을 먹을 것이냐. 당신은 어떤 먹거리를 원하십니까?


편집 : 박희영 기자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