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불법 매몰로 발생한 토양오염 사고

러브 캐널(Canal·운하) 사건

러브 캐널 사건은 화학물질 불법 매몰로 건강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집단이주까지 하게 된 미국 최악의 토양오염 사고다. 대량의 화학물질이 매몰됐고, 30여년 뒤에야 세상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사건과 상당히 닮았다.

1800년대 말 시작된 러브 캐널 사업은 미국 나이아가라폭포 인근의 두 호수를 길이 10㎞의 운하로 이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불황으로 사업이 중단돼 운하 자리에 길이 1.6㎞, 폭 3~12m의 웅덩이만 남았다. 이 웅덩이에 1840년대 한 화학물질 취급 회사가 다이옥신을 포함한 폐기 화학물질 2만여t을 묻었다. 그러나 러브 캐널 자리는 평범한 주택가로 변했고, 학교가 세워지고 마을이 들어섰다.

30여년이 지난 1870년대 중반부터 가로수와 정원의 식물이 말라 죽고, 하수구에서 검은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주민들은 유난히 피부병, 심장질환, 천식 같은 질병들을 자주 앓아 러브 캐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정한 미 연방정부는 78년 이 지역을 ‘환경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240여가구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주한 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의혹이 경기 부천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이번 사건이 미국의 러브 캐널 사건과 유사한 방향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로 알아보기

* 경향신문

“1970년대 말 모든 미군부대 다이옥신 폐기 명령 받았다”

* 조선일보

왜 하필 그때 묻었나 '1978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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