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케치북] 웹툰의 미래

▲ 고륜형 기자

A와 B씨는 오랜 친구 사이다. A씨는 24시 편의점 총괄 사장, B씨는 카카오 사장이다. 웹툰 체험 전시관에서 우연히 만난 둘, 대화는 역시 사업 구상 관련이다.

A: 오랜만일세. 저번 ‘카카오 프랜즈’ 사업 괜찮았어.  소비자들이 카카오 톡에서 많이 보던 캐릭터가 그려진 빵을 자주 사먹어.

B: 응, 카카오 톡에서 자주 보던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보이니깐 소비자들이 친숙함을 느끼는 것 같아. 우리 전략도 그랬고. 강남에 <카카오 프랜즈 샵> 매출도 상당해. 

A: 그래, 기사 봤어. 카카오 샵에 들어가려고 30분은 기다린다며.  자네 카카오 톡의 전략은 ‘친숙함’인가?

B: 응, 대화에서 자주 쓰이는 이모티콘은 종종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 상황을 대변하지. 동일시하기도 하고. 그래서 소비자들이 그 이모티콘과 결합한 실물에 애정을 느끼고.

A: 그래,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 그런데 여긴 웬일인가? 카카오가 웹 툰에도 진출하려는 건가?

B: 응, 캐릭터 기반 웹 툰을 하나 만들려고. 카카오 프랜즈가 나오는 웹 툰. 역대 웹 툰들 보면 단순하지만 일상 얘기가 들어간 웹 툰이 구독수가 높잖나. 혈액형별 상활설정으로 인기를 얻은 <혈관고>가 대표적이고. 우리 카카오 프랜즈 캐릭터들도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 거 알고 있나? 가령 ‘어피치’라는 캐릭터는 복숭아인데 자웅동체지. 익살스럽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네. ‘무지’는 원래 단무지였고. 재밌지 않나? 콘텐츠 면에서 일차적으로 인기가 증명된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면 웹 툰도 얼마든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지. 물론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는 꾸준히 개발해야지. 예전에 싸이월드 캐릭터가 온라인상에서 사그라든 전철을 밟지 말아야지. 요새 웹 툰 최대 제공자인 <네이버>도 ‘라인’과는 경쟁하지만 카카오 프랜즈에 대해선 호의적이니 가능성도 충분히 있고. 네이버 댓글 이모티콘에 카카오 프랜즈가 들어간 거 알고 있나? 어쨌든, 캐릭터가 가진 힘을 믿고 있네. 자네는 어떤가?  

A: 응, 우린 소비자 동향에 민감하지. 트랜디 한 10대부터 70~80대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니까. 근데, 편의점은 학원가, 역전, 쇼핑, 관광지 등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어.  어디에 자리잡았냐에 따라 주 소비층이 달라지니까 어떤 품목을 얼마나 수주할지 달라져. 예를 들어 학원가, 대학 안에 있는 곳은 빵이나 삼각 김밥, 라면 등 간식 분..량이 많아. 역전가에는 담배나 주류 등이 더 많이 배치 돼 있고. 아, 그래서 내 말은 웹 툰 체험 전시관에 온 이유는 10대가 좋아하는 캐릭터도 알아보고 여차하면 상품도 개발해볼까 해서야. 8캐릭터 스티커 모으는 재미로 빵 사먹는 친구들도 많거든. . 아, 그 카카오 프랜즈 커피도 잘 팔려. 카카오 프랜즈 다음 상품에 적용할 만한 캐릭터가 또 있나 와 본거야. 웹 툰을 보는 주 소비층이 10대지 않나. 우리도 그 전략에 따라 캐릭터를 변경해왔고. 포켓몬스터에서 라인을 거쳐 카카오 프랜즈로 갔는데, 우리도 그 다음 캐릭터를 예상해야 하지 않겠나.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웹 툰이 <복학왕>이라며. 거기에 나오는 ‘우기명’이라는 캐릭터가 역대 조회수 1위인 <패션왕> 주인공이기도 하잖나. 하지만 그 캐릭터를 스티커나 표지로 만들기엔 한계가 있으니깐 <마음의 소리> 같은 표정이 풍부한 캐릭터를 찾는 게 관건이지. 다양성 측면에선 카카오 프랜즈 같은 등장인물이 여럿인 웹 툰이 좋겠지. 트랜드 면에서는 <구르미 그린 달빛>과 같은, 드라마로 성공한 웹 툰도 가능성 있고. 해외 수출용으로도 좋고. 카카오가 해외로 얼른 진출했으면 하는 이유야.

▲ 카카오 프랜즈 캐릭터. © 카카오 홈페이지

B: 응, 우리도 웹 툰 개발과 더불어 웹 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중이야. 뉴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여럿인데 웹 툰을 제공하는 채널은 네이버, 다음 포털 두 개가 대표적이거든. 카카오 톡을 기반으로 한 웹 툰 제공 채널을 만든다면 카카오 톡을 통한 일상 대화에서도, 웹 툰 작가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거야. 가령 만화를 보면서 채팅을 한다든가, 채팅을 하면서 만화를 소개하는 거지. 지금 대화하다가 뉴스채널 복사해서 보내는 것처럼. 웹 툰이 단편이고 비교적 길이가 짧은 ‘스낵 컬쳐’니깐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거야.

A: 나도 동의해. 우리 손님들, 뭐만 하면 핸드폰 들여다보기 바빠. 라면을 먹을 때도, 대화를 나눌 때도. 대부분 카톡하느라 그러더라구. 심지어 계산도 카카오 페이로 많이 하지 않나. 그래서 우리도 24시 편의점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해볼까 해. 우리가 론친하는 플랫폼은 편의점 상품 구매, 배달 등과 일차적으로 연계되겠지만, 그 다음 전략상품으로 웹툰을 탑재할까 하거든. 예전에 편의점에서 만화책 빌려 줬지 않나. 그 부활을 우리도 노리고 있어.  편의점에서 웹툰 작가를 기용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려는 생각도 있어. 신진 작가 발굴도 가능하고. 이거 이렇게 되면 우리 서로 경쟁하게 되겠군. 

B: 그렇지. 만만치 않겠는걸.

A: 할 얘기가 무궁무진하네. 다음에 만나면 가능성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작가와 3자대면 해보세.  서로 이득이지 않나. 플랫폼과 상품, 기획자 말일세. 각자 해외 진출도 생각해보고. 그럼 난 이만 가봐야 겠네. 

B: 그래. 캐릭터의 친숙함을 기준으로 찾아보세. 매출 증가 측면에서 좋을 거야. 연락하자구!


편집 :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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