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태풍 아픔 딛고, 날갯짓

<단비뉴스>는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16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집중 취재 조명한다. 초청작 <다이빙 벨> 불허 방침을 놓고 '예술과 정치성' 논란 속에 무산 위기까지 몰렸던 부산국제영화제. 극한 갈등을 겪으며 축소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국제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따끔한 질책과 애정 어린 시선의 기획기사, TV 뉴스 리포트를 선보인다. (편집자)

스타들의 불참 선언과 조직위원장 교체 등 진통을 뒤로한 채 6일 오후 6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간의 막을 올렸다. 지난 5일 닥친 태풍 ‘차바’로 차질이 우려됐지만, 개막 장소를 ‘비프 빌리지’에서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 예정대로 펼쳐졌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은 한효주와 설경구의 모습. ⓒ 손준수

이번 영화제에는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출품됐으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개봉되는 월드·인터내셔널 영화도 122편에 이른다. 출품작들은 영화의 전당,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에서 15일까지 시민들과 만난다.영화제 사회를 맡은 설경구와 한효주의 개막 인사에 이어 한국 장률 감독의 <춘몽>이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한국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2011년 <오직 그대만> 이후 5년 만이다. <춘몽>은 세 남자와 한 여인을 둘러싼 일상을 담은 영화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기다리는 시민들. ⓒ 손준수

개막 시간인 오후 6시가 다가오면서 스타들이 속속 레드카펫을 밟자 시민들의 환호가 울려 퍼지면서 열기가 달아올랐다. 입장권을 미처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개막식 무대가 보이는 야외에서 식을 지켜봤다.태풍 차바의 피해를 입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창한 날씨 속에 전국에서 모인 영화팬과 부산시민들이 일찍부터 표를 사기 위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개막전 쇼케이스 초청작 ‘다이빙 벨’로 극심한 갈등

▲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 ⓒ 손준수

개막식에 참석한 이다영(20) 씨는 “학교 과제 때문에 부산에 살면서 처음 오게 됐는데, 막상 와보니 연예인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개막작을 본 전희윤(23) 씨는 “개막식이고 또 한예리라는 배우 때문에 왔다. 평소에 독립영화를 좋아하는데 흑백으로 시작해서 컬러로 끝나는 색다른 방식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 전부터 진통을 겪었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다이빙 벨>에 대한 갈등 때문이다. 부산시가 이 작품에 대한 상영 취소를 요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영상진흥위원회의 지원예산 삭감과 감사원의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고발,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등이 잇따랐다. 이 같은 사태에 영화인들은 “정치적 이유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됐다”며 영화제 참가 보이콧 선언으로 맞섰다.

올여름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과 흥행작 <터널>은 이번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기로 해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보여준다. 대작을 현장에서 접할 수 없게 된 영화팬과 부산시민들의 많은 아쉬움을 샀다.

갈등의 앙금, 부산시장 개막선언 생략

개막식에서 부산시장의 개막선언과 개막 폭죽이 생략된 채 진행된 점은 이런 갈등의 앙금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영화제의 독립과 자율성 확보를 두고 부산시와 1년 넘게 갈등을 겪었지만, 이번 영화제로 새로운 20년을 기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전희윤(23) 씨는 “갈등 때문인지 작년보다 규모가 작았다. 영화제 주체는 세금을 내는 시민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쉬움 속에 개막식장을 떠났다.

▲ 영화제를 지지하는 스타들의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 ⓒ 손준수

한편, 영화의 전당 1층 비프(BIFF)홀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지지가 담긴 조형물과 메시지로 메워졌다. 배우 김의성은 'INDEPENDENT FILM FESTIVAL for BUSAN'이라는 문구를 들고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편집 :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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