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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빗물, 모아쓰면 귀한 자원
[현장] 서울광장 물 순환 시민문화제
2016년 07월 31일 (일) 16:11:17 윤연정 기자 coolpooh0727@naver.com

기후변화로 지구 곳곳의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흘려버리던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8월 6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 리우에서 열리는 2016년 하계 올림픽에서도 빗물을 재활용하는 골프장 등이 가동된다. 서울시도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시청 앞 서울광장 등에서 ‘빗물축제’와 ‘물 순환 박람회’를 열었다.

   
▲ 29일 비가 촉촉이 내리는 서울광장에서 빗물축제 기획대원들이‘비와 나’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윤연정

2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시청 앞 광장은 빗물체험 부스, 빗물 놀이터, 물 순환 박람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정오 무렵 빗물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늘어났다. 친구들과 빗물 놀이터에서 놀고 나온 한시우(7)양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더러운데, 기계로 정화한 물은 깨끗하다”며 “수영장에서 노는 거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빗물축제를 운영하는 플레이스엠(PlaceM)의 김정훈(35) 팀장은 “지난 2014년부터 추진 중인 ‘물 순환 시민문화제’의 일환으로 이번에 처음 4일간 진행되는 시민참여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빗물놀이터 같은 경우 서울시청 지하 보관소에 있는 빗물(저장용량 450톤)을 활용해 수영장 물을 썼다”고 밝혔다.

   
▲ 시청 지하에 저장된 빗물을 재활용한 빗물놀이터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어린이들. ⓒ 윤연정

서울광장 동쪽의 빗물체험행사 부스에서는 기우제에 쓰이는 일본 인형 ‘테루테루보우즈’ 만들기와 빗소리를 들으며 편안한 의자에서 쉬는 빗물힐링존 등에 특히 많은 발길이 몰렸다. 빗물로 각자의 취향에 맞는 방향제를 만드는 체험장은 서울시에서 준비한 하루치 재료가 일찍 동이 나, 당초 예정했던 오후 6시보다 앞당긴 오후 4시 15분에 문을 닫기도 했다. 철근 구조물에 우산을 매달아 사진 찍을 공간을 조성한 레인포토존에서는 시민들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 상품을 받는 행사에 참여하며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 레인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들. ⓒ 윤연정

물 순환 박람회에서는 친환경 물 재생 사업 등을 하는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과 제품을 홍보했다. 티엔씨코리아의 해외무역담당 석예림(35·여)씨는 “3년째 물 순환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에 시민축제와 함께 열려서 친환경 제품을 직접 시민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람회를 둘러본 이민형(30)씨는 “다른 부스도 그렇고 박람회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스탬프를 찍어서 다 돌아보면 상품을 주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 티엔씨코리아가 박람회에서 선보인 ‘레인 퓨리 카페’는 정수필터기와 자외선램프, 태양광 등을 통해 빗물을 정화한 뒤 이를 이용해 커피를 제공하는 장치다. ⓒ 윤연정

이날 빗물축제의 꽃은 저녁 무렵 가족과 연인들이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극장과 공연이었다. 저녁 8시부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상영됐는데, 50명가량의 시민들이 각각 두 명씩 들어갈 수 있는 미니풀장에 나눠 앉아 시원하게 영화를 감상했다. 고등학생 류승민(18·여)양은 “고3이라 멀리 가지 못하지만, 시원하게 물 맞으며 영화보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경기도 오산에서 왔다는 송숙진(40·여)씨는 “영화도 보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주고 싶은 생각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 <8월의 크리스마스>가 상영되는 동안 영화 속 비 내리는 장면에 맞춰 축제기획단이 스프링클러로 관람객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했다. ⓒ 윤연정

참여 시민들 중에는 이날 행사가 정확히 뭘 지향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왔던 김은주(42·여)씨는 “인형 만들기나 소원을 적는 우산 같은 체험은 다른 축제에서도 (주제만 다르게 해서) 할 수 있다”며 특색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남자친구와 함께 우산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던 박지현(21·여) 씨도 “둘러봐도 딱히 어린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거 말곤 없어서 관심이 안 간다”고 말했다.

   
▲ 기우제에 쓰이는 일본 인형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 윤연정

이날 오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는 400여명의 물 순환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국제 물순환 포럼>을 열었다. ‘서울시의 물 순환 회복을 위한 정책, 기술 및 시민참여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다양한 국내 기관에서 실행하고 있는 빗물관리 사례들이 소개됐다. 또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IKEA)가 만든 빗물 재활용 화장실 시스템 등 해외 사례들도 설명됐다.

서울시의 권기욱 물순환안전국장은 “기후변화로 많은 도시들이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서울시는 2014년 관련 조례를 공포하고, 지붕 등에 내린 빗물을 저장탱크에 모아 재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 90%의 비용을 지원하는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앞서 진행된 전국 창의적 빗물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보드게임을 통해 빗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발상으로 학생부문 우수상을 받은 편주현(16·경북 김천중앙고)군은 “평소엔 사람들이 빗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이렇게 축제에 참여해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 서울시청 다목적홀 8층에서 진행된 물 순환 국제 심포지엄. ⓒ 윤연정

편집 : 강민혜 기자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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