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을 면하고 연명하는 기업.

중국에서는 좀비 기업을 '강시 기업'이라고 부른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을 면하고 연명하는 기업을 말한다. 1980년대 홍콩 영화의 강시처럼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은 괴물 상태에서 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부실 기업을 의미한다. 강시 기업은 주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다 생존하고 있다. 거액을 빌린 기업이 망하면 은행도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같이 망할 위기에 놓인다. 강시 기업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이 전처럼 팔리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재고가 쌓이다 보니 제품 값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 '공급 과잉'의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최근 “중국 기업의 부채는 14조5000억 달러(약 1경8000조원)에 육박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201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이면서 2015년 중국 GDP(11조2119억 달러)보다도 3조 달러 이상 많은 수치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월 3일 개막했다. 양회에서 강시 기업 등 부실 기업의 정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리커창 총리는 경제 운용 방향 보고에서 "합병과 재편성·파산·청산 등의 조치로 강시 기업을 처치하겠다"고 강조했다. 5월부터 시작하는 대대적 한계 기업 퇴출 작업의 예고로 정부 공식 발표에서 '강시 기업'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총리가 지목한 강시 기업은 석탄·철광·시멘트 등 세계적 공급 과잉을 초래하는 업종에 집중돼 있다. 경제 지표도 강시 기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은행의 부실 채권 비율이 10년 만에 최고인 총여신의 1.67%까지 치솟았다. 10개 분기 연속 증가세인데다 최근 1년 동안 30% 이상 급증하는 등 빠른 증가 속도가 더 큰 문제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중국 기업의 부채가 신흥국 전체의 71%나 차지한다며 경고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처럼 중국 기업의 부채가 또 다른 위기인 '신흥국 위기'의 '뇌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로 알아보기

-중앙일보

시진핑 ‘강시기업’ 구조조정…대량 실업이 걸림돌

-조선일보

강시기업·장인정신·新경제… 용어에 담긴 절박함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