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토리] ‘우리 균도’, 제3회 VON 다큐멘터리 포토워크숍 우승
지난 8월 24일부터 28일까지 월간 포토 매거진 <VON> 주최 제3회 다큐멘터리 포토 워크숍이 부산광역시에서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2007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르네 바이어와 김영희, 김성민, 석재현 등 세계적인 사진가들의 지도를 받으며, 부산 고유의 문화와 생활상을 기록했습니다. 강사진은 결과물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1학년 재학 중인 하상윤 기자가 ‘우리 균도’로 대상(The Best Portfolio)을 수상했습니다. 하 기자는 <우리 균도, 느리게 자라는 아이>의 저자인 이진섭 씨와 아들 균도 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사진과 하 기자의 취재 후기를 단비에 싣습니다. (편집자 주) |
“나는 ‘균도 아빠’로 불릴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합니다.”
이진섭 씨는 24세 청년인 이균도 군의 아버지다. 균도는 1992년에 발달장애(자폐증)를 안고 세상에 나왔다. 그때부터 ‘균도 아빠’ 이진섭 씨의 삶은 아들 균도에게 맞춰졌다. 균도를 위해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늦깎이 대학생으로 변신했고,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외치는 활동가로 길 위에 섰다. 균도 아빠는 자식보다 단 하루라도 더 살기를 애달파하는 부모들과 달랐다. “우리 아이도 나보다 오래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는 부모가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부딪힐 벽을 걱정했고 조금이라도 낮춰주길 바랐다.
균도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추억 만들기로 시작한 두 사람의 국토대장정은 이미 삼천 킬로미터를 넘어섰다. 그들은 길 위에서 발걸음으로 발달장애인 인권을 외쳤다.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제정됐고, 발달장애인지원법 역시 국회 제1호 법안으로 상정됐다. 작년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원전 주변 암 발병 피해 소송에서도 승리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마를 맞대고 입 맞추는 아버지와 아들. 둘은 올 9월에도 함께 걸을 계획이다. 균도가 아빠 손을 잡고 조금씩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형님 생일은 1986년 3월 17일 월요일 호랑이띠!” 글을 쓰는 지금도 균도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살면서 한 번도 내가 태어난 요일을 알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카메라를 들지 않은 손을 슬며시 잡아주던 그의 따뜻함도 여전히 마음에 스며있다. 그들과 동행했던 3일. 내가 본 모든 것은 사랑이었다.
* 이 기사는 <VON> 9월호에도 실렸습니다.
단비뉴스 지역농촌팀 하상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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