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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조 운동이 밥 먹여줍니다”
[인터뷰] 출범 1주년, 노조설립신고 다시 낸 김영경 위원장
2011년 03월 09일 (수) 12:37:56 이재덕 기자 matugis@danbinews.com

“이 시대 청년들의 절절한 호소와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다시 노조설립신고서를 냅니다. 법원유권해석까지 나왔는데도 또 반려가 된다면 전면적인 노조법 개정운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구직자 단결권 인정한 판결따라 네 번째 설립 신고

오는 13일 출범 1주년을 맞는 국내 첫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이 지난 7일 네 번째로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최근 조합원들의 재신임을 받아 1년 연임하게 된 김영경 위원장(31)은 지난 4일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인정을 받아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 청년유니온 4차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알리는 김영경 위원장.ⓒ 청년유니온 제공

인턴·계약직·파견직에 종사하는 비정규 청년노동자들과 취업준비생 등 200여 명이 가입하고 있는 청년유니온은 그동안 두 차례의 설립신고와 한 차례의 보완절차 등 세 번이나 노조설립신고를 냈지만 고용노동부가 모두 반려했다. ‘구직자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청년유니온은 이에 맞서 노동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지난해 11월 “일시적 실업자나 구직중인 자도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의 주체가 된다”는 법원의 유권해석을 받아냈다. 노동부가 반려한 명분이 사라진 것이지만, 이번엔 또 어떤 이유를 붙여 퇴짜를 놓을지 불안감이 없지 않다. 

“노조설립이 또 반려되더라도 각계각층에서 청년유니온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로운 싸움은 아닐 것입니다.”

   
 ▲ 작년 9월 편의점최저임금 위반사항을 고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년유니온. ⓒ 청년유니온 제공

젊은이들의 ‘일할 권리’를 주장하며 지난 1년 간 최저임금인상운동, 청년노동자노동실태조사, 노동상담, 취업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온 청년유니온은 ‘88만원 세대의 소외’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소외됐던 청년들의 노동문제를 청년유니온이 미약하게나마 제기했고, 그런 문제에 대해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장시킨 것이 지난 1년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에 비해 정작 당사자인 청년들의 관심을 많이 끌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세대의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당사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 점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당사자 모아 '무한도전'식 운동할 터

   
▲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 이재덕
“우리 청년들이 힘을 모아 노동운동을 했을 때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청년유니온이 그런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조직이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반대’같은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 밥 먹여준다’는 것을 직접 청년세대에게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청년세대가 커피숍프랜차이즈 아르바이트 노조,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조, 학원강사 노조, 텔레마케터 노조 등을 만들 수 있도록 청년유니온이 먼저 활동하고 지지와 지원을 보낸다면 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른바 청년들이 만드는 노조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청년유니온을 통해 젊은이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공감하면 나중에 안정적인 직장으로 가게 됐을 때 그곳 노조에 가입하는데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세대와 기존노조의 가교 역할을 맡겠다는 뜻도 밝혔다.

청년유니온의 지난 1년이 청년노동의 실태를 알리고 ‘당사자’를 문제해결의 주체로 천명하는 것이었다면 다음 1년은 이벤트성 활동에서 벗어나 영세사업장, 하청업체, 단기간 근로자등 주변부 노동을 대상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김 위원장은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무겁지 않게, 발랄하고 웃음과 풍자가 있는 TV 프로그램 ‘무한도전’같은 노동조합을 꿈꾼다.

“‘무한도전’이 할 얘기는 다하면서 풍자와 해학도 있잖아요. 우리도 청년들에게 진지하게만 다가가기   보다 그런 풍자와 해학이 있는, 그러면서도 할 얘기를 하는 운동을 하겠습니다.”

김 위원장이 ‘즐겁게’ 새 임기를 시작할지, 아니면 ‘모진 각오’를 다져야 할지는 일단 오는 10일 나오는 노동부의 노조설립신고서 처리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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