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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자’ 프로젝트
언론사-학교 윈윈 “추천제로 채용하라”
2015년 07월 14일 (화) 17:59:40 한겨레21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혁신하는 사람들의 언론’ <한겨레21>이 ‘좋은 기자 인큐베이터’를 선언합니다. 수렁에 빠진 저널리즘을 건져올릴 젊은 인재들과 어깨를 겯고 함께 나아가고자 합니다. 국내 언론 가운데는 처음으로 저널리즘 전문교육기관과 긴밀히 연계하는 인턴기자 교육 프로그램을 엽니다. 아울러 언론고시 합격의 노하우가 아니라 ‘좋은 기자’가 되는 길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작은 강좌도 마련합니다.

첫째, 1년 내내 ‘상시 인턴제’를 운영하겠습니다. 그동안 <한겨레21>은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각 두 달 안팎의 기간만 인턴기자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앞으로는 1년 열두 달 내내 인턴기자를 모십니다. 좋은 기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둘째, 인턴제 운용에 있어 국내 저널리즘 스쿨과 협력하겠습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이화여대 부설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 등 국내에서 ‘유이한’ 저널리즘 전문 대학 교육기관의 추천을 받아 인턴기자를 선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저널리즘의 원칙과 이론을 충실히 공부한 이들이 긴박한 취재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좋은 기자 양성의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셋째, 국내 저널리즘 스쿨이 많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여, 두 스쿨에서 공부하지 않은 경우에도 인턴기자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러나 언론고시를 위한 ‘스펙 쌓기’로 변질되고 있는 ‘공모형 인턴기자’의 수를 줄이고, 단계적으로 ‘추천형 인턴기자’의 수를 더 늘리겠습니다.

넷째, 편집장을 비롯한 <한겨레21> 기자들이 ‘좋은 기자’를 꿈꾸는 이들을 직접 만나 강의하고 토론하는 ‘(가칭) 21 저널리즘 스쿨’을 열겠습니다. 언론고시 합격에 초점을 둔 사설학원식 강의가 아니라, 저널리즘의 원칙과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한겨레21>은 한겨레신문사가 발행하는 주간지입니다. 정식 기자 채용 권한은 없습니다. 채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인턴제도를 운용할 수도 없고, 운용하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좋은 기자가 되려는 뜻있는 이들이 좋은 기사를 직접 취재해 보도하는 값진 경험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겠습니다. 이번 시도를 바탕으로 삼아 ‘좋은 기자 채용 방식’의 길을 차근차근 개척해보겠습니다.

새로운 인턴기자 채용과 ‘21 저널리즘 스쿨’ 참가 방식에 대해선 6월 안에 <한겨레21> 인터넷 홈페이지(http://h21.hani.co.kr) 등을 통해 더 자세히 소개하고 안내하겠습니다.

언론사-학교 윈윈 “추천제로 채용하라”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원장 인터뷰… “공채 당장 없애긴 힘드니 투트랙으로 진행할 수도”

지난 5월6일 충북 제천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 4층 원장실에 들어서자 한켠에 놓인 야전침대가 눈에 띄었다. “우리 스쿨이 학생들을 가정교사처럼 첨삭·피드백해주는 ‘튜터’제로 운영되다보니 학교에 24시간 머물러야 할 때가 많아서요.” 이봉수 원장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장실 옆 장해랑 교수 연구실에 인사하러 들렀을 때, 한 학생이 한 팔 가득 들고 온 학생들의 노트 더미가 떠올랐다. “주말과 방학 때도 온라인 첨삭이나 특강을 합니다. 사실 교수들한테 희생을 많이 강요하는 시스템인데 한국 언론을 바로잡겠다는 소명의식으로 버티는 것 같습니다.”

   
▲ ⓒ 정용일 기자

고시형 공채가 우리 저널리즘의 지체를 보여준다는 문제의식은 언론계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얘기돼왔다. 바뀌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의 표준을 제대로 지키고 언론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소명의식이 부족하니까 우선 회사 방침에 순종하는 기자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고시형 공채나 도제식 교육은 우선 일 시키기에는 좋고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데는 유리하지만 창의적인 일을 잘 못할 수도 있다. 우리 언론이 혁신을 잘 못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현재 공채의 대안으로 어떤 채용 제도가 가능하다고 보나.

추천제가 가능하다. 언론사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갈 수 있다. 학교는 계속 학생을 취업시켜야 하므로 시원찮은 학생은 추천할 수 없다. 베스트만 추천할 거다. 공채를 당장 없애긴 힘드니까 공채를 놔두고 투트랙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받은 학생들 티오(정원)를 반 정도 두고 공채 중간부터 투입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주례사식 찬양 일색일 뿐인 추천사에 익숙한 우리 풍토에서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사에 시원찮은 학생을 추천한 학교는 다음해에 추천자를 줄이는 형식으로 하면 어떨까.

교육과정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나.

현재 저널리즘 교육은 대학이든 아카데미든 글쓰기나 영상 다루는 테크닉을 가르치는 정도다. 우리 커리큘럼의 절반 이상은 인문·사회·교양 교육이다. 현직 언론인을 포함해 최고의 강사진 풀이 구성돼 있다. 역사의식, 비판의식, 윤리의식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면서도 <단비뉴스>를 통해 실무 경험을 탄탄하게 익힌다. 재능이 잠재돼 있으면서도 학벌의 벽에 막혀 좌절할 뻔한 학생들이 이 곳에 와서 꿈을 성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대학원에 비해 교수 대비 학생 수가 적다. 장학금도 많다. 스쿨 운영에 경제적 압박은 없는가.

모든 학생이 숙식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또 학생 중 3분의 2는 등록금 40% 감면 장학생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내는 등록금의 3배쯤 비용이 들어가는 교육 서비스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사실 매년 수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 우리 스쿨의 딜레마는 이대로 가면 계속 적자가 나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 학생을 늘리면 소수 정예 교육이 안 된다는 점이다. 글쓰기 첨삭은 학생이 스무 명을 넘어서면 거의 불가능해진다. 학교 재단이 매우 튼튼하고 지역에서 최고 인재를 배출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 이 기사는 '한겨레21'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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