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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총장님, 같이 밥 한 끼 먹읍시다”
홍익대 노조 지지 트윗 봇물...신문광고와 바자회 모금도
2011년 01월 27일 (목) 13:19:20 정혜아 기자 witness4us@naver.com

“벌써 점심이네요. 밥시간 때마다 총장님 생각나요.”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홍대에서 만나!”

요즘 장영태 홍익대 총장에게 ‘밥 한 끼 먹자’며 ‘러브콜’을 보내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 21일 홍대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모임인 ‘날라리 외부세력’과 배우 김여진이 <조선일보>에 낸 광고의 영향이다. ‘홍익대 총장님, 같이 밥 한 끼 먹읍시다’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홍익대라는 한 울타리에서 일하는 식구로서, 청소노동자들과 같이 밥 먹으며 해결 방안을 얘기해 보자”는 제안을 담고 있다.

   
▲ 지난 21일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이 조선일보에 낸 광고.

수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 광고를 앞 다퉈 알티(RT:추종자들에게 전송하기)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노조 탄압 문제가 온라인의 뜨거운 의제로 떠올랐다. 특히 정호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이 ‘운수노동자’라는 필명으로 소셜미디어 사이트 <위키트리>에 올린 ‘개념광고 밥 한 끼 트위터서 폭풍 알티’란 기사는 27일 오전 현재 2000여 건의 리트윗(재전송)을 기록했다. <위키트리> 사상 최고치다. 클릭 2만4000여 건, 트위터 노출 230여만 건의 놀라운 기록도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withsmsg’는 “알티한 사람들과 한 끼씩만 해도 총장님 여생 혼자 식사하실 일은 절대 없을 듯......”이라고 쓰기도 했다.

   
▲ '밥 한 끼 먹자'는 멘션에 대한 트위터사용자들의 적극적인 리트윗.

홍대 청소 및 경비노동자 140여 명은 지난달 2일 노조를 결성하고 ‘한 달 급여 75만원, 하루 식대 300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대학 측이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전원 해고됐다. 이들은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지난 3일부터 25일 째 대학 본관인 문헌관에서 농성 중이다.

그러나 노조원들의 농성과 광고를 통한 시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홍대측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날라리 외부세력’ 회원인 이민우(39) 씨는 “광고를 낸 후 학교 쪽에서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며 “지난 24일로 예정되어 있던 새 용역업체 선정도 미루는 등 우리들의 힘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부세력’의 힘이 빠지길 바라는 홍대 측의 염원과 달리 홍대 노동자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오프라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 홍대 앞 놀이터에서는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이 준비한 ‘우당탕탕 바자회’가 열려 500여만 원의 기금이 모였다.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모여든 300여 명의 시민들이 자원봉사에 나섰고 책과 음반(CD), 옷 등의 판매품을 기증했다. 노무사가 나와서 직무상담을 해주고 네일아티스트는 손톱을 칠해주고 인디밴드와 진행자(MC)는 바자회의 분위기를 띄우는 등 재능 기부도 이어졌다. 오뎅 커피 와플 등을 만들어 팔아 기금에 보탠 시민도 있었다. 이렇게 모인 돈은 농성 중인 홍대 노동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 22일 홍대에서 열린 우당탕탕 바자회. ⓒ 이영기

바자회를 기획한 한원(26) 씨는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보낸 감사편지에서 “홍대의 풍경은 정치적인 문제도 사회적인 이슈도 아닌 인간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추운 날씨에 초등학생들이 반팔을 입고 노래와 춤을 추고, 귀찮은 일을 서로 자기가 하겠다고 난리치는 모습은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고 썼다.

또 다른 기획자 김정일(41) 씨는 “나도 현재 계약직이기 때문에 해고당한 비정규직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특히 미국에서 공부할 때 청소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그분들 처지가 더욱 이해가 가고, 내 일처럼 생각됐다”고 밝혔다.    

바자회에서 물품 판매를 맡았던 김미영(31) 씨는 “내 어머니와 같은 여성들이 힘든 일을 하다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느껴졌다”며 “소외된 이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내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홍대 노동자와 후원자들의 글, 그림, 만화, 사진 등을 기고 받아 책을 낸 뒤 수익금을 노조에 지원하는 방안 등 후속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27일 오후에는 최근 작고한 인디음악인 이진원(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장에서 번개(즉석모임)를 갖고 거리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주간지 <시사인> 기자들은 노조경비로 광고비를 내고 ‘날라리 외부세력’이 제작한 광고를 설 합병호(2월5일자)에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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