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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치킨’ 중단에 비싼 닭값 불만폭발
프랜차이즈 ‘아이돌’ 광고 대신 가격인하 경쟁을
[두런두런경제] 홍기빈 제정임의 경제뉴스 따라잡기
2010년 12월 15일 (수) 22:47:19 이보라 기자 realslowman@danbinews.com

 

   
홍기빈(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롯데마트가 16일부터 ‘통 큰 치킨’의 판매를 중단합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이 중소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뺏으면 되느냐’는 비난 여론이 컸지만, 일단 판매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터지고 있죠?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그렇습니다. 롯데가 ‘통 큰 치킨’을 내놓았을 때 충격적이었던 것은 튀긴 닭 한 마리에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때문이었죠. ‘원가도 안 되게 팔아서 마트에 손님을 끌려는 전략이다’ ‘그 결과 동네 치킨 집은 다 문을 닫게 될 것이다’하는 비난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과연 튀김 닭의 원가가 얼마냐’에 관심이 쏠렸고, 생닭 한 마리에 3천~4천 원 하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의 1만5천원~1만8천원은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프랜차이즈 치킨 상위 5개사가 담합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가맹점이나 소비자가 자칫 손해보기 쉬운 프랜차이즈

홍: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닭튀김의 원가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가 걷어가는 가맹비, 각종 물품재료비, 광고비 등 부담이 커서 그 가격을 안 받으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얘길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 그렇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점은 조기 은퇴와 실직 등이 늘면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중년층이 손쉽게 시작하는 사업 중의 하나죠. 사업 경험이 없어도 재료조달, 조리법, 경영노하우와 광보홍보까지 본사에서 맡아 사업 실패 확률을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포함해서 지금 전국에 치킨 가게가 5만개, 시장규모는 5조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각종 재료비를 비싸게 받거나, 광고 홍보비 부담을 많이 지우는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폭리를 취하고, 가맹점주나 소비자는 손해 보기가 쉬운 구조라는 것이죠. 

홍: 요즘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를 보면 인기 절정의 아이돌 스타를 동원하는 경우가 많던데, 결국 이런 광고홍보비가 다 가격에 전가되겠죠?

제: 지금 전국적으로 치킨 프랜차이즈가 2백여 개나 된다고 합니다. 업체간 경쟁이 극심하다보니 소비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스타급 모델을 경쟁적으로 동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가격에 포함돼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광고홍보경쟁은 하면서도 정작 가격인하 경쟁은 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시장지배력이 높은 상위 몇 개사가 은밀히 가격담합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죠. BBQ, 굽네 등 상위 5개 프랜차이즈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 57%가량, 상위 10개 업체는 70% 가까이 되는데요, 그래서 가격담합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공정위의 시각입니다.

무조건 싼 값이 소비자에게 최선일까

   
홍: 롯데마트가 ‘통 큰 치킨’ 판매를 중단한다고 하니까 ‘값싼 치킨 좀 먹자, 계속 팔아라’하는 소비자들 목소리도 꽤 나오더라고요? 자영업자 보호가 우선이냐, 소비자 후생이 더 중요하냐는 논쟁도 벌어지고요.

제: ‘값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래서 다음 아고라에서는 ‘통 큰 치킨을 다시 팔라’는 청원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 체인본사가 왜 영세자영업자냐, 결국 그들의 사업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소비자가 희생됐다’는 불만도 팽배합니다. 일리가 있는 얘기죠. 그런데 한 편으로는 롯데마트의 5천 원짜리 치킨이 과연 순수하게 소비자후생을 높이는 것이었냐는 이의제기도 없지 않습니다. 결국 미끼상품(로스리더)으로 치킨을 팔면서, 마트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치킨에서 내지 못한 이익을 마트의 다른 상품에서 낼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부담은 결국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홍: 또 롯데마트의 저가 판매 때문에 인근의 소규모 치킨집들이 문을 닫을 경우에도 소비자의 선택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제: 그렇습니다. 만일 ‘통 큰 치킨’ 판매가 계속된다면 적어도 롯데 마트 인근의 치킨점들은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동네 치킨집들이 문을 닫을 경우, 한 밤중에 배달을 시킨다든가,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선택권은 침해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사실 무조건 ‘싼 값’이 소비자에게 최선이냐는 논쟁은 미국 월마트를 중심으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월마트는 중국 인도 등에서 상품을 대거 수입해 초저가로 판매하면서 주변 상권을 초토화시켰습니다. 또 노동자들에게는 겨우 최저임금수준의 보수만 주고 의료보험료도 안 내줘 미국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짧게 보면 싼 게 소비자에게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경제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생각하면 부정적 영향도 클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상생협력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홍: 롯데마트는 판매 1주일 만에 ‘통 큰 치킨’을 접었습니다만, 이 보다 먼저 논쟁을 촉발했던 이마트 피자는 오히려 판매 점포수를 늘릴 것이라고 하죠?
 
제: 그렇습니다. 현재 피자를 판매하고 있는 점포가 52개인데, 연말까지 60곳, 내년 상반기엔 8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사실 롯데마트의 ‘통 큰 치킨’은 이마트 피자에 대응한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롯데만 손을 들게 된 것이죠. 이런 결과가 나온 데는 피자에 비해 치킨에 생계를 건 영세사업자들이 훨씬 많다는 점, 롯데마트의 가격인하 폭이 이마트 피자에 비해 충격적이었다는 점, 롯데 마트의 경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트위터를 통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점 등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마트의 값싼 피자 때문에 주변의 중저가 피자가게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버텨낸’ 이마트가 장차 어떤 ‘여론의 징벌’을 받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홍: 지난 월요일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했는데, 별도로 책정된 예산도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이 정부의 상생협력이란 것이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요.
 
제: 이마트 피자나 롯데마트 치킨의 사례에서 보듯 중소자영업자 영역에 대한 대기업의 침범은 앞으로도 호시탐탐 진행될 것입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고유영역을 지키기 위해 대기업의 협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하는데, 실권도 예산도 없는 이 위원회가 얼마나 잘 할지 회의적인 게 사실입니다. 대기업의 중소자영업자영역 침해 뿐 아니라 유통대기업이 납품 협력사에 가격 후려치기를 하거나 각종 부담을 전가하는 등의 고질적 비리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상생협력이라고 말만 앞세울 게 아니라 공정위와 사법부 등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당국이 거래질서 바로잡기의 실천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 이 기사는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와 제휴로 작성됩니다. 방송내용은 12월 15일 MBC <손에 잡히는 경제>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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