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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너무 비싼 값에 건설 인수, ‘그룹 발목 잡지 않나’ 우려
[두런두런경제] 박경철 제정임 이성철의 생생토크
2010년 11월 21일 (일) 17:52:34 송지혜 기자 bbangguu@paran.com

   
박경철(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한 주간 주목해 봐야 할 경제뉴스를 통해서 한국경제를 진단해 보는 생생토크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아일랜드 구제금융 논의,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기준금리가 인상됐죠. 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차를 따돌렸는데,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하면서 외환은행 인수전도 갑자기 과열되고 있습니다. 11월 셋째 주 생생토크 함께 해 주실 두 분, 한국일보 이성철 경제부장,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제정임 교수 두 분 나오셨습니다. 이번 주 주요뉴스로 어떤 것들을 꼽으셨습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밖으로는 아일랜드가 다시 재정금융위기에 빠지면서 유럽의 통합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나아가 또 다른 세계금융위기로 번지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안으로는 삼성그룹의 창업주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다음달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게 돼, 삼성가의 세습이 더 가시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전력투구한 현대그룹이 현대기아차그룹을 제치고 승리했는데, 너무 높은 인수가격 때문에 ‘승자의 저주’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뉴스를 주목했습니다.

이성철(한국일보 경제부장): 저는 두 건의 M&A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첫 번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현대건설 인수가 현대그룹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 쪽으로 가다가 방향을 선회해서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4개월 만에 이뤄진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꼽았습니다.

현대그룹이 세게 ‘베팅’, 자금조달이 문제

: 저는 당연히 두 분이 그런 뉴스들을 꼽으실 줄 알고, 거기다 SK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전격 세무조사를 추가했습니다. 먼저 현대건설 얘기부터 해보죠. 이 부장님, 현대그룹이 일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고, 현대차가 예비협상대상자가 됐다는데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이: 우선협상대상자는 말 그대로 우선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대상자입니다. 앞으로 실제 인수가 이뤄질 때까지 실사(實査)도 해야 하고, 자금조달해서 기한 내에 완납해야합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완납을 하지 못하거나 다른 이행조건들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면 바로 예비협상대상자로 인수권한이 넘어가게 되죠. 현대그룹은 현재 자금조달을 낙관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과연 제대로 되겠냐는 회의가 있고........ 현대차그룹 쪽에선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끝까지 보자, 하고 있습니다.

: 제 교수님, 현대차가 인수가로 5조 1천억 원을 써냈는데, 현대그룹이 5조 5천억 원을 써 낸 것을 보고 현대차 쪽은 ‘우리 내부 정보가 샜다’는 얘기를 하던데요.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요.

   
제: 네, 항상 이런 큰 사건 뒤에는 ‘믿거나 말거나’ 관측들이 난무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도 여러 얘기가 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자금력 면에서 우수한 현대차가 인수대금을 높게 써 낼 것이고, 현대그룹은 인수의 정당성 같은 것에 호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현대그룹이 4천억 원이나 높게 써 낸 것이죠.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고도 예상 금액보다 1조 5천억 원 가량 높은 금액이고 현재 주가로 계산하면 시가의 두 배나 되는 돈이어서 관련업계가 상당히 놀라고 또 걱정도 하는 분위깁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현대차 쪽에서 5조원 넘게 써낸다는 정보를 흘려서 과도한 금액을 쓰도록 유도한 다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부담으로 쓰러지면 통째로 잡아먹으려고 하는 거다’ 이런 얘기도 떠도는 것이죠.

: 기업 소설과 같은 얘기죠.

제: 소설 같은 얘기죠. 그런데 이런 얘기까지 나돈다는 것은 결국에 시장에서 보기에 인수대금이 과도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후유증, 다시 말해 ‘승자의 저주’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 이 부장님, 이런 만화 같은 루머까지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비쌌다는 얘기 아닙니까. 그렇다면 현대그룹이 모태 현대건설 가져오려다 진짜 상황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는 것이겠죠?

   
: 그렇죠. 실제로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났던 그날 현대건설도 그렇고,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들, 즉 상선, 엘리베이터, 증권 거의 대부분이 증시에서 하한가를 쳤습니다. 그 다음날도 주가가 많이 빠졌고요. 그만큼 시장에서 불안하게 본다는 것이죠. 현대차보다 현대그룹을 불안하게 보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라든가 기업 규모로 볼 때 비교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현대그룹이 5조 5천억을 써냈는데, 과연 적정가가 얼마냐는 것에 대해선 늘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어느 회계 법인에서 실사한 바에 따르면 4조 3천억 정도가 적정가다 하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차의 음모설도 나온 것 같은데, 제가 여러 군데 취재해 본 바에 의하면 현대차 그룹도 5조 1천억 원 정도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대그룹이 워낙 세게 ‘베팅’을 한 것이죠. 이제 현대그룹의 자금조달이 문제인데, 3조원 내지 그 이상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과연 이것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죠. 과거에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무리한 가격으로 인수한 다음 결국 그룹 자체가 워크아웃에 넘겨지는 사태까지 갔죠. 금호는 당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남대문 대우빌딩을 9천억 원에 팔았고, 대우건설이 갖고 있던 현금으로 대한통운을 인수했고, 다른 중요한 자산들도 매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우건설은 껍데기만 남았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다음에 대우건설의 전철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지금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최종인수자로 된다고 해도 끝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 뒤에 시장의 견제도 있을 것이고 차질 없이 돈을 갚을 수 있느냐 하는 큰 과제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청취자 분이 지적해 주신 문제인데요, 현대건설 주식을 채권단이 프리미엄을 붙여서 현재 주가보다 거의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다른 주주들은 주가가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어요. 해외의 M&A사례를 보면 이런 경우 소송이 걸리고 다른 주주들에게도 동일한 조건의 프리미엄을 제시해야만 해결이 되던데요, 국내에서는 왜 이런 문제를 아무도 지적하지 않을까요.

: 그러게요, 저희 같은 언론이 제기했어야 할 문제군요. 아마 채권단 쪽의 설명은 분산된 소액주주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같을 수 없다는 것일 겁니다. 채권단 등 대형주주는 경영권에 대한 일종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건설이 어려울 때 대출해 준 돈을 출자전환한 것이어서 그동안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채권단이 결코 돈을 번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다만 지금 원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소액주주들은 이 M&A로 인해 주가하락으로 재산 손실을 보게 됐으니 외국 같으면 소송으로 가겠죠.

: 제가 해외 사례를 찾아봤더니 이런 경우 배임에 관련된 소송이 제기되고 결국은 일반주주들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보상하더군요. 그래서 M&A과정에서도 일반 주주들에게 똑같은 보상 조건을 내걸게 되고요. 우리는 이런 논의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서 이게 과연 옳은 것이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중요한 문제제기인 것 같습니다.

: 저도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 언론에서도 한번 다뤄봐 주시면 좋겠네요. 제 교수님, 어쨌거나 현대차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에 돈을 엄청나게 벌어서 현금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 5조 1천억 원은 아무것도 아니고 여차하면 나중에 다시 또 도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일까요?

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차가 현대그룹보다 자금사정이 훨씬 나은 것은 사실이겠습니다만 이만한 돈을 내년 초까지 현금으로 낸다는 것은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특히 현대차 내에서는 좀 다른 관점에서 걱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이 지금 탈석유시대를 대비해서 차세대 기술 경쟁을 하고 있고, 현대차도 사실은 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글로벌 경쟁을 위해 써야할 실탄을 자동차와 아무 상관없는 건설에 쏟아 붓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부의 반대도 상당히 있었고 이번에 인수전에서 지니까 속으로 쾌재를 부른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 이 부장님,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게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된 이야깁니까.

월스트리트 저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한다" 보도

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만난 현대차그룹의 관계자는 과거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절세 등의 시도를 하다가 엄청나게 많은 기회비용을 치렀는데 그런 것을 본 현대차그룹이 과연 변칙적이고 편법적인 승계를 시도하겠느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현대건설을 이용해서 경영권승계를 수월하게 하려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게 현실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 어쨌거나 대기업의 대주주들이 비상장기업을 설립해서 거기다 거래 물량을 몰아주고 키운 다음, 거기서 자본차익을 보고 그 돈으로 다시 모기업의 지분을 늘리는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일단 다음 이슈로 넘어가야겠네요. 미국의 사모펀드 론스타가 주인으로 있는 외환은행에 대해서 하나금융그룹이 갑자기 손을 들고 들어왔죠? 그런데 우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식은 국내언론이 싹 물먹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다뤄서 새벽에 우리나라 경제부 기자들이 온 동네 전화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잖아요?

이: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었죠.

: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모르겠네요.

이: 정확한 과정이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아주 극소수만 알고 있었던 일이라고 하더군요. 고위 임원들 중에 상당수는 진행된다는 것 자체를 몰랐고 커뮤니케이션 라인에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요. 아무튼 월스트리트 저널에 경의를 표해야죠, 뭐. (웃음)

제: 월스트리트저널은 론스타에 취재를 하지 않았을까요?

 박: 제 교수님,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만한 가치는 충분합니까.

제: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외환은행을 볼 때 매력적인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외환은행이 총자산수익률이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도 하나은행에 부족한 외환업무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많이 가졌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점포수면에서도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치면 경쟁자인 국민, 우리은행과 필적할 수준이 되죠. 다만 인수자금이 4조, 5조가 얘기되는데 그 가격이 적정한 것이냐에 대해선 외부에서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예전부터 하나금융은 규모를 키워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습니다. 규모로 볼 때 기업은행한테도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덩치를 키우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만 규모의 경제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을 인수합병 1순위로 생각해왔는데, 현재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독자민영화 방식이 채택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우리금융 인수가 된다 하더라도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대통령과 동창이라 구설수에 휘말릴 수도 있고요. 그래서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겠죠.

금융은 '국적을 따지는 게 맞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

: 어쨌거나 외환은행의 경우는 대주주인 론스타가 쾌재를 부르지 않겠습니까? 호주은행 하나만 있다가 하나금융이 들어오고 이제는 뒤늦게 산은지주도 뛰어들려고 하지 않습니까? 외환은행, 외국계가 가져가게 놔두는 것이 낫습니까? 우리은행들이 뛰어드는 게 맞습니까?

   
제: 글로벌 M&A가 있을 때 자본의 국적을 따져야 하느냐 안 따지는 게 옳으냐 하는 것은 오래된 논쟁인데요, 금융은 일종의 정보산업이기 때문에 국적을 따지는 게 맞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외국계에 우리나라 은행을 넘긴다고 할 때 선진금융기법을 배울 수 있고 그것이 전반적인 금융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호주ANZ은행이 그럴만한 은행인가는 미지수입니다. 기존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은행이 아닌 사모펀드였고요. 외환은행이 기업금융과 외환거래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고 우리 수출입 기업들 정보도 많이 갖고 있는데 국제적인 경쟁은행에 넘어가는 것에 걱정할 부분은 없는가 하는 지적도 있더군요. 그래서 국내 금융사끼리 합병을 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낫지 않느냐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다만 하나금융 뛰어들고 산은지주 뛰어들어서 판돈만 키우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 사실, 배 아프죠. 사실 론스타는 그동안 배당을 통해서 투자한 원금을 다 가져 갔습니다. 이제 팔아서 가져가는 돈은 순수 이익인데, 다만 론스타 쪽에서는 지난 2003년 이후 7년, 펀드로서는 상상을 하기 힘들만큼 오랜 기간 동안을 투자하고 있었다는 항변을 하고 있습니다. 막판에 어쨌든 ANZ에게라도 털고 나가려고 했는데 하나금융이 가세함으로써 쾌재를 부르고 있는 상태죠. 산업은행은 정부에서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에 그냥 희망사항을 얘기한 정도일 것입니다. 어쨌든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에 론스타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죠.

: 다음으론 삼성그룹의 후계체제 문젠데요. 보도를 보니 어떤 언론사는 ‘21세기형 젊은 인재의 삼성그룹 진두지휘’라고 썼고, 어떤 언론사에서는 ‘삼성그룹의 스티브잡스가 될 수 있겠는가’하는 기대 섞인 얘기도 나왔어요. 삼성그룹 인사,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제: 저는 이재용 부사장이 개인적으로는 잘 생겼고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해서 삼성의 3세 승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 최대 기업의 경영지배구조가 상당히 후진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북한의 세습을 비판할 때 요점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인데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그 자리에 갔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재용 부사장의 경우도 이제 곧 사장이 된다고 하는데, 외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돌아와서 임원이 된 다음 실적을 보여준 것은 사실 ‘e삼성’이라는 인터넷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그 뒤처리를 다른 계열사들에 떠안긴 것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기 최고 경영자가 된다면 세계적인 기업의 후계구도로는 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금 이건희 회장 지분이 2% 미만인데, 수많은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경영을 하면서 이런 식의 승계가 이뤄지는 것, 이런 삼성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또 여기에 냉정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언론이나 사회도 생각해 볼 부분이 있죠. 이건희 회장 자신도 김용철 변호사 폭로를 비롯해서 탈세 문제 등으로 사법처리 됐다가 급속 사면 받고 복귀한 것 아닙니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매듭을 짓지 못하는 것이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 요즘 (부모덕에 취업한 자녀를 가리키는) ‘똥돼지’ 논쟁이 상당히 화두가 됐지 않습니까? (웃음) 재벌가의 자제라고 해서 경영권의 후보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후계자가 된다는 것도 문제이니, 앞으로 ‘정말 이만한 인재였기 때문에 됐다’는 것을 보여줄 숙제가 남은 것 같은데요.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 가는 데는 상당한 시일 걸릴 듯

   
이: 일단 사장 승진이 이번에 이뤄진다고 전제를 했을 때 몇 가지 포인트로 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우선 사장승진이 되더라도 바로 대표이사가 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삼성이 완전히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 가는 데는 지금보다 상당한 시일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이건희 체제’가 상당기간 지속이 되고 아마 소프트랜딩을 위해서 상당한 준비기간과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리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이재용사장이 과연 어떠한 역할을 맡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지금은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앞으로 특정 사업부를 맡을지 어떨지가 상당한 관심입니다. 이에 따라서 성과를 보여주는 데 직결되는 문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이번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을 계기로 삼성이 과연 얼마나 젊어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이건희 회장이 '젊은 조직론','젊은 삼성론'을 굉장히 많이 얘기했거든요. 대대적인 물갈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세대교체란 것은 단순히 나이 많은 이들이 물러난다는 것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 사람에서 이재용 부사장에 좀더 가까운 사람들, 이재용 부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람들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수뇌부의 교체가 상당히 수반되지 않겠는가를 관심 있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자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과 외환은행 인수전, 삼성그룹 인사까지 얘기 나눠 봤습니다. 이 얘기들은 다음 주에도, 한 달 후에도 다시 다룰 뉴스들인 것 같군요.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 이 기사는 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와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분량상 일부 내용은 생략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11월 20일 <박경철의 경제포커스>를 통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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