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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안전하고 오래가는 전지’가 관건
[청정에너지 현장을 가다] 전기차와 스마트그리드 ② 개발현황
2014년 06월 22일 (일) 21:17:59 유선희 이성제 기자 tjsgml881101@naver.com

“현재 양산체제에 돌입한 것은 구매물량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단체나 삼성, 엘지(LG) 등에서 구매 의사를 밝혀 1년 치 물량이 잡혀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에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가격보다 배터리(축전지) 성능입니다.”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르노삼성의 이지웅 전문판매원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배터리 성능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충전시설을 늘린다 해도 차량의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지 않으면 고객들이 마음 놓고 전기차를 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르노삼성 SM3 전기자동차. '엔진'대신 '전기 모터'가 달려있다. 모터에 달린 주황색 전선은 뒷 좌석 근처의 배터리에 이어져있다. 모터 오른쪽 검은색 배터리는 운전석 속도계와 헤드램프 용으로 쓰인다. ⓒ 이성제

차값 60% 차지하는 배터리 성능 개선 시급

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지난해 6월 내놓은 동향분석 자료에서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이 저렴해야 하고, 1회 충전으로 300킬로미터(km)이상 가야하며, 1회 충전시간이 5분 이내이면서 어디서든 쉽게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4대 선결과제’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디쯤 와 있을까. 

금융회사인 크레딧스위스의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은 2009년 1킬로와트시(㎾h)당 1200달러(약 127만원)에서 2010년 800달러(약 82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가격이 ㎾h당 300달러(약 30만원) 수준까지 떨어져야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위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가격을 달성하는 시점은 2020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약 30kwh 용량으로, 차 가격의 약 60%인 2500만원 내외에 이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최대 약 200km 정도다. 또 일반적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6시간이다. 국내에 설치된 충전소는 총 180여개로, 그나마 대부분 서울과 제주도에 몰려 있다.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또는 리튬폴리머전지로 양(+)극과 음(-)극 사이에 넣은 액체나 고체 속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가 발생한다. 노트북 컴퓨터나 휴대전화 배터리와 같은 종류다. 하지만 노트북과 달리 전기차에 쓸 때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 리튬이온 전지의 경우 충격을 받아 리튬이온 액체가 흘러나올 경우 공기와 만나 폭발한다. 전기자동차가 운행 중 사고를 내면 대형폭발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폭발 위험 방지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 지엠(GM)의 경우 충격, 내열성, 과충전, 투과테스트 등 150회가 넘는 실험과 3중의 방어막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통 2~3년 쓰는 노트북과 달리 전기자동차는 7~8년 이상 사용해야 하므로 수시로 충전해도 배터리의 성능이 오랫동안 변하지 않아야 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매년 발생하는 폐배터리도 골칫거리가 되기 쉽다. 2011년 국내에서 폐차된 자동차는 84만대였다.

문제는 배터리 성능 향상이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2012년 발표한 ‘그린카 기술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는 “전기에너지를 고효율로 저장해서 사용하는 고효율 2차전지 및 전동모터의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은 단기간에 실행할 수 없는 기술적 난제”라며 “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과도기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전략적 기술 선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완전한 전기자동차로 이행하기 전에 하이브리드, 클린디젤 자동차를 이용하자는 주장이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전기차 과도기 틈새 메우는 하이브리드

현재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되는 차종에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 전기자동차(EV)와 엔진을 가동해 발생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하이브리드에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 그리고 수소와 산소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해 구동하는 연료전지자동차(FCEV)가 있다. 경우에 따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준으로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클린디젤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 전기자동차는 전기에너지의 사용비중에 따라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순수) 전기자동차로 분류된다. ⓒ 지식경제부, 도이치증권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HEV)의 경우 내연기관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것으로, 낮은 속도에서는 전기모터가, 높은 속도에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차량을 구동시키는 시스템이다.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만 전기모터가 보조동력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연료가 덜 들고 탄소도 그만큼 덜 배출된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전기모터가 주축이 되고 내연기관이 보조가 되는 시스템이다. PHEV는 외부에서 충전한 배터리의 전력으로 주행하다가 배터리가 방전되면 일반 하이브리드차처럼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동력을 동시에 사용한다. 

클린디젤 자동차는 연비가 좋고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디젤(경유) 차량이다. 디젤 차량은 일반 가솔린(휘발유) 차량보다 연비가 20~30%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15%이상 적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고종민 연구사는 “클린디젤은 산업통상자원부 기준에서는 친환경 차량이지만, 아직 유로5(EURO-5)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로5’는 국제 배기가스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환경개선부담금을 물린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서 지난해 7월에 나온 ‘차량용 배터리 기술개발 및 시장 전망’ 보고서는 2020년 기준 하이브리드차는 연간 약 200만대 이상, 전기차는 약 50만대 수준의 세계 시장 규모가 예측된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 보조금과 감세로 공급 확대 지원

세계 각국은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량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정부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구입에 따르는 세금을 100% 공제하고, 보조금을 최대 7500달러(약766만원)까지 지급한다. 일본은 자동차세 50% 감면과 최대 139만엔(약 139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영국은 전기차 1대 당 5000~8000파운드(약 871만~1394만원), 프랑스는 7000유로(약 973만원)를 보조해준다.

   
▲ 국가별 전기차 관련 R&D(연구·개발) 투자비 및 전기차 구매 보조금. R&D 투자비는 2015년까지 투자비이며, 전기차 구매 지원금은 2011년 1월 기준이다. ⓒ McKinesy

특히 미국은 친환경차 보급촉진 프로그램에 따라 201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를 2015년까지 100만대, 2020년까지 500만대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특히 독일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09년 ‘일렉트로-모빌리티(Electro-mobility)’ 개발계획을 수립, 2020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렉트로-모빌리티’란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완전 무공해차로 개인의 교통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독일은 전기차 기술개발 외에도 전기차 시범운행 도시 운영, 스마트그리드 구축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빅쓰리(Big3)’는 일본의 닛산, 독일의 베엠베(BMW), 미국의 테슬라가 꼽힌다. 이들 3개사가 전체 전기차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닛산은 '리프(Leaf)', BMW는 '아이(i)‘, 테슬라는 '모델에스(S)'로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 2종. BMW 아이쓰리(i3), 닛산 리프 (왼쪽부터). ⓒ BMW, 닛산

이 중 국내에 들어온 수입차는 BMW 아이쓰리(i3), 닛산 리프 등 2종이다. i3의 국내가격은 6400만~6900만원이다. 닛산 리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로 지난 2010년 12월 미국과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1월까지 누적판매 10만 대를 돌파했다. 가격은 5000만~5500만원이다. 수입 전기자동차 역시 국산 전기차를 구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 지자체 보조금 800만원 등 대당 2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해 쓰는 ‘자원빈국’이면서도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후쿠시마 사고 같은 핵재난을 막으려면 화석연료와 원전 의존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현실은 아직 거북이 걸음이다. 반면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햇빛, 바람, 지열 등 ‘토종 청정에너지원’을 이용한 전력생산이 이미 원전 비중을 넘어섰다. <단비뉴스>는 남보다 한발 앞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한 국내의 현장들을 찾아 실태를 점검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대안을 함께 모색한다.(편집자)

* 이 시리즈는 주한 영국대사관 기후변화 프로젝트의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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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희 기자]
단비뉴스 전 취재부장, 환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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