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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울 권리’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
담뱃값 높여 흡연율 낮추고 저소득층은 무료 금연처방을
[두런두런경제] 차미연 제정임의 유쾌한 리서치
2010년 09월 30일 (목) 20:17:25 이승환 기자 ts0802@naver.com

   

담배에 붙는 세금과 부담금을 크게 높여 흡연율을 낮추자는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흡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담배로 인한 폐해가 크기 때문에, 서구 선진국의 3~4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담뱃값을 올려 흡연인구를 줄이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힘든 세상, 담배로 스트레스도 못 풀게 하나’하는 불만과 ‘서민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주 유쾌한 리서치는 담뱃값과 흡연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차미연(MBS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번 조사에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2070명입니다. 지난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전화자동응답과 인터넷설문조사를 통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 이 938명, 남성이 1132명입니다.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을 흡연여부로 분류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52.2%,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31.9%, 피우다 끊은 사람이 15.8%입니다.

   

흡연여부에 따라 뚜렷한 입장차

차: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인상해야 한다’는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의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먼저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죠?

제: 네, ‘담뱃값인상이 어느 정도 금연에 효과가 있을 것이므로 찬성하는 편이다’가 29.2%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흡연율을 낮추고 국민건강보험부담을 줄일 수 있으므로 적극 찬성한다’가 26.2%여서, 둘을 합하면 전체의 55.5%가 찬성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금연효과도 없고 서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부담만 키우므로 적극 반대한다’가 24%,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수입증가분이 국민 건강과 상관없는 곳에 쓰이므로 반대하는 편이다’가 18.7%로 전체의 42.7%는 반대 의견이었습니다. 찬성 의견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에서 특히 높았습니다. 또 흡연자 중에는 28%만 찬성하는 반면, 비흡연자나 피우다 끊은 사람 중에서는 찬성비율이 각각 70% 가까이 나타나 흡연여부에 따라 입장차가 뚜렷했습니다. 

   

차: 다음으로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하는 질문도 드렸는데요.

제: ‘담배광고 금지 및 금연 교육 확대’를 꼽은 분이 33.4%로 가장 많았습니다. ‘담뱃값 인상’을 지적한 사람은 25.5%였고요, 다음으로 ‘금연구역 확대’ 24%, ‘흡연 단속 강화’가 13.9%였습니다. 특히 흡연자들은 ‘담배광고 금지 및 금연 교육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고, 비흡연자나 피우다 끊은 사람들은 ‘담뱃값 인상’을 가장 많이 지목했습니다.  

   

담배 가격 2배는 올려야

차: 담배를 피우는 분들에게, 한 달에 담뱃값으로 얼마를 쓰는지 여쭤봤죠?

제: ‘5만원에서 10만원’이 46.7%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만원에서 5만원’이 37.7%, ‘10만원 이상’이 10.3%, ‘만원 이하’가 5.3%였습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담뱃값 지출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있었고, 직업별로 보면 생산기술영업직과 자영업자들의 지출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었습니다.

   

차: 역시 흡연자를 대상으로, ‘담배 한 갑이 얼마 정도 되면 담배를 끊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했는데요.

제: ‘5천원 이상’이 29.5%,   ‘8천원 이상’이 21.9%로 나왔습니다. 이어 ‘3천원 이상’ 6.1%,  ‘7천원 이상’ 5.7%, ‘4천원 이상’ 5.6%, ‘6천원 이상’ 4.7% 등의 순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5천원 미만’을 꼽은 응답자는 12%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가격이 2천5백 원이니까, 그 2배인 5천원 이상으로 올려야 의미 있는 흡연 인구 감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또 ‘아무리 올라도 끊지 않을 생각’ 이라는 응답자가 26.5%,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을 넘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의 경우 이런 응답이 37%나 됐고, 한 달 담뱃값 지출 규모가 클수록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안 끊는다’는 답변이 많아졌습니다. 담배의 중독성을 반영하는 답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차: 마지막으로,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분들을 대상으로 ‘흡연자로 인해 간접흡연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곳은 어디냐’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제: ‘거리나 공공장소 등’을 꼽은 사람이 43.8%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술집이나 음식점 등’ 34.8%, ‘직장 등 일터’ 12.2%, ‘가정이나 집 주변’ 6.8%, ‘학교나 학원 등’ 1%의 응답이었습니다.

   

“재정이 부족해지니까 담뱃세를 높여 벌충하려 한다”

차: 이번 조사결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제: 논란이 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55대 42로 찬성이 약간 우세하게 나왔습니다. 설문참여자 중 흡연자 비중이 31%였는데, 가격인상을 반대하는 의견이 이 흡연자 비율보다 높게 나와 눈길을 모으는데요, ‘담뱃값을 좀 올린다고 해서 흡연 인구가 크게 줄 것 같지 않다’ ‘서민가계의 부담만 가중시킨다’ ‘담뱃값 올려서 조성한 기금이 금연 대책 아닌 엉뚱한 곳에 쓰인다’는 등의 회의와 불만이 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4대강 사업 등으로 재정이 부족해지니까 담뱃세를 높여 벌충하려 한다’는 의구심까지 가세해 담뱃세 인상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 가격을 올린다면 5천원 이상은 돼야 의미 있는 흡연자 감소가 가능할 것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가격인상으로 정책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상당한 저항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 사실 보건 전문가들은 대체로 가장 효과적인 금연 대책이 가격인상이라는데 동의하고, 실제로 선진국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담배 광고 금지와 금연 교육 확대’를 가장 효과적 대책으로 꼽은 분들이 많네요.

제: 선진국들이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인구 감축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흡연율은 28%정도로 우리나라 흡연율 42%에 비해 상당히 낮습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흡연율도 OECD 최고 수준이고요. 현재 미국과 유럽의 담뱃값 우리의 3~4배 수준인데, 물론 나라간의 소득 격차 탓도 있지만, 상당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담뱃값도 6천원은 돼야 선진국 수준으로 흡연율 하락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담뱃값 인상에 부정적 여론이 꽤 있는 것은 건강증진부담금을 걷어 건강보험적자를 메우고, 실질적으로 금연사업은 제대로 안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보건전문가들은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과 함께 담배광고를 금지하고 금연교육을 확대하며 금연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금연에 좋은 약물 처방이 있는데 보험 적용이 안 된다고 하는군요. 특히 저소득층 흡연자는 무료로 금연치료를 받게 해줄 것 등 보다 적극적인 접근으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각성과 배려도 필요

차: 흡연자들은 ‘담배피울 권리’를 주장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로서는 간접흡연의 고통도 큰데요, 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겠죠?

제: 그렇습니다. 조사에서도 공공장소나 음식점, 직장 등의 순서로 간접흡연의 피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버스정류장 등 단속이 안 되는 공간에서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청소년, 여성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흡연자보다 간접 흡연자가 때로는 더욱 위험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서울시의 경우 조례를 통해 정류장 흡연에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제도적 정비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흡연자들의 각성과 배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담뱃값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 ‘담뱃값을 올리면 서민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하는 논리로 반대론을 펼치는데, 스트레스에 담배발암물질까지 더하면 암 걸려 죽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 논리가 서민층 흡연자를 위하는 게 아니죠. 담뱃값 인상과 무료 금연 치료 등 적극적인 금연정책을 추진하면서, 늘어난 세수는 철저히 서민복지와 건강증진을 위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리 / 이승환 기자


* 이 기사는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와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9월 29일 <손에 잡히는 경제>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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