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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 칼럼 > <제1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
     
MB만 모르는 손가락질 의미
[제1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 우수 이승민
2010년 09월 23일 (목) 17:22:26 이승민 1@1

세계에는 각기 다른 손가락 문화라는 것이 있다. 검지를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접은 모양은 동양권에서 숫자 ‘1’을 나타내지만, 서양에서는 ‘실례 합니다’ 또는 ‘안 돼’라는 뜻으로 쓰인다. 또 엄지와 검지 끝을 붙이고 둥글게 말아 ‘O’자형을 만들면 우리나라와 서유럽, 북미 등에서 OK 사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중해 연안과 러시아, 터키에서는 ‘동성애자’, ‘구멍’이라는 뜻으로 쓰이므로 ‘성적 모욕’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손가락을 모두 말아서 쥔 채로 엄지만 펴든 모양은 어떤가? 대부분 국가에서 ‘좋다’, ‘최고다’라는 긍정적 동의의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호주와 그리스에서는 ‘엿 먹어라’라는 욕으로 쓰인다고 하니 손가락질 하나에도 문화 간 소통장애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손가락 모양뿐 아니라 같은 행동이 상이한 해석을 부르는 일은 우리 사회에도 많다. 4대강사업에 국민 반대여론이 일자 정부는 한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국민들은 이것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반성의 제스처로 받아들였으나 정부는 암암리에 4대강사업을 강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침묵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제스처였던 셈이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나 종교단체가 지속적으로 반대운동을 펴고 있는데도 정부는 장마철에도 4대강공사를 강행해왔다. 국토해양부는 홍수에 대비하되 공사가 가능한 구간에서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기상상황을 봐가며 효율이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충분한 준비로 제약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안전성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생태계 파괴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우기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국민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국민적 불만을 배가시킨다.

기본적으로 자연과 개발은 상치될 수 밖에 없는 개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개발’이라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는 만큼 가능하면 개발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때는 개발목적을 특정하고 합의를 거쳐야 한다. 설령 4대강사업에 수익성이 있다 할지라도 고용도 거의 창출되지 않는 사업에 막대한 빚을 끌어다 투입하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다양한 의견수렴과 논의 없이 정책 집행만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속도전’이 공사 과정에서 안전성과 부실의 위험을 가져오게 된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것이다. 국민을 이해시키고 지지를 얻을 때 비로소 정책이 정당성을 얻는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국민 셋 중 둘은 4대강사업의 타당성과 민주적 절차를 ‘지적’(指摘)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이를 외면한 채, “끝난 뒤에 보라”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지적’이란 단어는 ‘손가락 지, 가리킬 지(指)’와 ‘딸 적(摘)’으로 이루어져 ‘꼭 따서 가리키다’라는 뜻이다. 두 글자에 모두 들어가 있는 재방변(扌)은 ‘손(手)’과 같은 글자이기도 하지만, 엄지와 검지가 무엇을 집는 형상을 하고 있다. 국민은 꼭 집어서 얘기하는데 정부는 딴소리를 하고 있으니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게재순서: 상•하위 입상작 구분 없이 위쪽과 아래쪽에서 매일 한 편씩 번갈아 가며 싣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차등을 두기는 했으나, ‘1’을 주제로 하면서, 저마다 발상이 다른 글에 등수를 매긴다는 게 어쩐지 미안했다는 교수님 말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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