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국민> 등 이어 <한겨레> 내년 도입 추진
[언론사채용] 지원자 기회비용 줄이는 배려 필요

수습사원 채용 과정에 인턴제를 도입하는 언론사가 늘고 있다.

<한겨레>는 내년 신입사원 공채부터 인턴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9일 밝혔다. 한겨레 인사 담당자는 “지필고사와 적성 검사 등으로 뽑는 현 채용방식은 인성이나 조직 적합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더 나은 평가를 위해 인턴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턴 기간이나 실습 내용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아직 연구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SBS>는 올해 공채에서 처음 인턴십을 도입, 지난 3일 신입사원 채용을 마쳤다. 지난 달 2일부터 실습평가를 시작한 <SBS>는 기자 4주, PD 3주, 아나운서는 2주를 거쳐 각각 3배수 가량의 인턴 가운데 기자 6명, PD 11명, 아나운서 3명을 최종 채용했다.

10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국민일보>도 올해 처음으로 3개월간의 인턴십 과정을 포함하기로 했다. <국민일보> 인사 담당자는 “기존 시험 전형에서는 정확한 직무적성에 맞는 선발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인턴기간을 두고 실무진의 의견도 반영해서 더 적합한 인재를 가려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도 지난해 4명의 인턴을 선발해 3개월간의 인턴을 거친 뒤 3명을 채용한 데 이어 지난달 같은 방법으로 2010년 인턴기자를 선발했다. 

그러나 이렇게 인턴제가 늘어나는 데 대해 언론사 지원자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몇 주 혹은 몇 달의 인턴을 마치고도 채용을 보장받을 수 없는데다, 인턴 기간이 주요 언론사 채용 시즌과 겹쳐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SBS>기자직 인턴에 참여했던 한 지원자는 “한 달 동안 입사시험 관련 공부를 할 수 없었고, 이 기간 중 다른 언론사 전형은 아예 포기했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선 좋은 인재를 고르기 위한 제도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올인’할 수밖에 없어 다른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인턴제 운영 방식 역시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SBS>기자직 인턴에 참가했던 다른 지원자는 “언론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지만 인턴 인원이 너무 많아 현직기자들과 함께 취재하며 배울 기회가 부족했고 인턴수행비로 받은 돈보다 택시비 등 경비가 더 많이 들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언론사 지원자들은 이와 관련, 채용 공고가 몰리는 시기를 피해 가급적 방학 초기 등에 인턴을 선발할 것, 기간을 최소화할 것, 인턴 규모는 최종 선발 인원에 비해 지나치게 많지 않도록 할 것, 훈련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투명하게 평가할 것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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