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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된 남북 상황, 통일세 논의 반대” 66%
경제적 측면서 통일 필요’ 20대 53%만 찬성
2010년 08월 20일 (금) 16:32:36 이승환 기자 ts0802@naver.com

   
한 때는 모두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지만, 이젠 ‘통일엔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인식도 커졌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이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번 주 유쾌한 리서치는 이 문제를 물었습니다.

차미연(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이번 조사에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2926명입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전화자동응답과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 은 1404명, 남성은 1522명입니다.

차: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제안한 통일세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죠?

“통일세 논의 대신 남북관계 개선 서둘러야” 45.3% 
 
제: 네, ‘통일이 가시화할 때까지는 남북협력기금 등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통일세 논의가 불필요하고, 우선 남북 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45.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의 흡수통일 우려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통일세 논의는 당분간 유보해야 한다’ 는 의견이 21.2%여서 전체 응답자의 66.5%가 통일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통일 비용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으므로 도입은 나중에 하더라도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가 24.3%, ‘통일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가 6%로, 긍정적 반응은 전체의 30.3%였습니다. 통일세 도입에 긍정적인 의견은 여성보다는 남성, 연령층으로는 5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차: 만약 통일세를 도입한다면 어떤 방법이 좋겠느냐는 질문도 드렸는데요.

“통일세 걷는다면 직접세로, 고소득층이 많이 내게” 67% 
 
제: ‘소득세나 법인세 등 직접세에 부과해서 고소득층일수록 누진적으로 많이 내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67%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과거 방위세처럼 목적세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8.2%, ‘부가가치세 세율을 올리는 등 간접세를 더 걷어야 한다’는 의견이 8%였습니다. 기타 5.9%, ‘잘 모르겠다’도 11%가 나왔습니다.
 통일세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 가운데서는 ‘직접세에 부과해서 고소득층이 많이 내게 하라’는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통일세에 긍정적인 사람들 중에서는 ‘목적세 신설’을 지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차: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하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통일 필요” 60.3%

제: ‘일부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찬성하는 편’이라는 의견이 31.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있고, 안보 불안 등 분단비용도 줄기 때문에 적극 찬성한다’는 의견이 28.9%였습니다. 이를 합하면 전체 응답자의 60.3%가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일부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반대하는 편이다’가 21.8%였고, ‘남북간 경제 격차가 크고 통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적극 반대한다’가 12.4%로, 전체 응답자의 34.2%는 남북통일에 반대하는 의견이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100%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 비중은 나이가 많을수록 커졌는데, 50대의 경우 65%가 찬성한 반면 20대는 53%에 그쳐 세대별 온도차가 상당함을 보였습니다. 

   

차: 이번 조사결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제: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통일세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전체의 66%가 반대했습니다. 특히 ‘통일이 가시화될 때까지 통일세 논의는 필요 없고, 먼저 남북 관계 개선을 서둘러라’하는 적극적 반대 의견이 45.3%나 됐습니다. 지금처럼 남북 관계가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통일세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하겠습니다.
 만일 통일세를 걷는다면 그 방식은 고소득층일수록 많이 부담하는 직접제 징수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67%로 지배적인 것도 눈길을 끕니다. 굳이 걷겠다면 목적세나 간접세를 통해 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은 아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통일 자체에 대한 지지도는 60%로 높지만, 동시에 약 34%가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고 20대 젊은층일수록 ‘부담스럽다’는 의견 강한 것은 앞으로 통일 논의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 ‘통일세를 걷자’는 것은 통일에 비용이 든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인데요, 통일 비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고, 과연 얼마나 될까요?

‘흡수통일’ 대 ‘점진적 통일’ 비용 격차 7대 1
 
제: ‘어떤 통일인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통일비용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가 있겠습니다. 우선은 위기관리비용인데요, 북한의 내부 붕괴 등으로 통일이 급격히 닥쳤을 경우 북한에 긴급히 제공할 식량, 의약품 등에 드는 돈이겠죠. 다음으로 경제사회통합 비용이 들  텐데요, 남북간의 화폐를 통일하고, 하다못해 고속도로 표지판도 통일하는 등 전반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통합하는 비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득격차해소비용인데요,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남한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돈이 들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추산을 보면 북한이 급격히 붕괴될 경우 통일 비용은 향후 30년간 총 2조1400억 달러(약 2525조원)로 국민 1인당 5180만원의 부담이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개방과 경제개발을 거쳐 순차적으로 통일되면 이 비용이 약 7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하네요. 어떤 통일인가에 따라 비용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차: 그렇다면 지금으로선 통일세를 얼마나 걷어야 할지 모르는 것 아닐까요?
 
제: 그렇습니다. 특히 지금은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가 최악이죠. 통일 전망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일세 논의는 비현실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부에선 정부가 북한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에 대비해서 통일세 얘기를 꺼낸 것 아니냐고 하는 데, 우리 정부는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거쳐 민족공동체를 이룬다는 평화통일전략이 여전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대로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통해 격차를 줄이면 통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으니, 통일세를 거론하기보다 우선 단절된 남북대화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특히 현재 조성액의 10%도 못쓰고 있는 남북경협기금을 활용해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할 것입니다. 

   

차: 지난 91년에 통일한 동서독의 경우는 어떻게 했나요?

독일은 통일후 직접세인 ‘연대세’ 걷어 경제 격차 해소
 
제: 통독 이전에 다양한 협력을 통해 양쪽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죠. 91년에 통일이 된 후에는 ‘통일연대세’라고 하는 세목을 만들어, 법인세와 소득세의 일정비율을 걷었습니다. 이 것을 통일비용으로 지출한 것이죠. 부가가치세도 1% 포인트 올렸지만, 주된 재원은 ‘통일연대세’라는 직접세였습니다. 통일 후 20여 년간 2조 유로(약 3천60조원)를 동독에 풀어 생활수준을 서독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해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차: 세금 얘기가 부각되면서 ‘통일은 부담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더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통일비용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층일수록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데 굳이 통일을 해야 하느냐’ 하는 생각이 강한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엔 비용만 드는 게 아니라 ‘통일의 편익’ 혹은 ‘효용’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선 ‘분단 비용’이 사라지죠. 전쟁 위협이 없어져 막대한 국방비를 복지투자 등으로 돌릴 수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물어야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면서 국제시장에서 보다 싼 금리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되는 것이지요.
통일이 가져다 줄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엄청나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을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것입니다. 통일 후 경제의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죠. 북한을 통한 육로수송으로 중국 러시아 유럽지역까지 단숨에 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단절된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복원해서 잠재적 통일의 ‘비용’을 줄이고, 통일의 ‘편익’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리/ 이승환 기자


이 기사는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와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8월 18일 손에 잡히는 경제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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